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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11]서버비아
푹찍
2019. 4. 12. 00:36
20190411
KPC. 유현
PC. 송미노
[SUBURBIA]
-
-
당신이 눈을 뜨면 그 곳은, 아, 넓고도 넓은 마을입니다.
잠이 들었던 걸까요, 머리가 조금 띵하고 무겁습니다.
지평선 너머로는 노을이 붉게 하늘을 물들이고 있습니다.
아담하고도 비슷하게 생긴 집들이 같은 간격으로 이 들판을 메웁니다.
당신은 도로 위에 자신이 누워있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왜 여기 있었는가, 하고 생각해보면 전혀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기억나지 않는 건 그것 뿐인가요?
‘나’는 누구인가요?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스스로에 대해서도.
: 《이성》 체크

기준치: | 60/30/12 |
굴림: | 29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 이성 수치 감소 없음
머리가 아파옵니다.
아찔하게 덮쳐오는 깊은 감각을 견뎌내기에는 몸조차 무겁고, 기운이 없습니다.

: 《건강》 《체력》 각각 ⅓로 감소
...그러던 중,
누군가가 노을을 등지고서 당신을 부르는 것만 같습니다.
“안녕, 미노야. 여행을 시작할 시간이야.”
낯선 이라고 감지되는 누군가가, 당신에게 손을 뻗어옵니다

아 그래, 내 이름은…
: 《관찰》 판정

기준치: | 85/42/17 |
굴림: | 7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역광 탓에 잘 보이지는 않지만 어쩐지 경계심이 들지는 않습니다.

누, 누구...

아, 소개부터 해야지.. (어색하게 헛기침을 하다가) 내 이름은 현이야. 유현.
..너의 여행 가이드이고.


여기에서 벗어나 도시를 지나갈거야.




..잃어버리지 않게 손 잡고 갈 생각인데. 괜찮을까?


: 《관찰》 판정

기준치: | 85/42/17 |
굴림: | 7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어쩐지 조금 조용한 것 같습니다.
사람이...살고 있는 마을일까요?



: 《건강》 판정

기준치: | 16/8/3 |
굴림: | 1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다시 한 번, 미노의 머리를 누군가가 치고 간 것처럼 아찔해옵니다.
다리에 그만 힘이 풀려 주저앉아버립니다.



(다른 손으로 머리를 꾹꾹 눌러본다.)뭐지..

잠시 어디라도 들려서 뭐 좀 먹고 갈까?




주변을 둘러보던 현은 한 집으로 들어갑니다.
소박하면서도 안락한 분위기입니다.
: 《관찰》 판정

기준치: | 85/42/17 |
굴림: | 6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집 안에는 누구의 인기척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내부는 좁지만 기본적인 생활은 가능할 것만 같은 공간입니다.

방과 방의 구분이 따로 되어 있지 않은 구조입니다.
천장에는 형광등이 달려있으나 켜보려고 하면 켜지지 않습니다.



현이 모습을 감추고, 홀로 남은 미노는 그제서야 다시 주변을 둘러봅니다.
눈에 띄는 가구는…. 스토브와 테이블, 침대.
화장실, 그리고 창고로 이어지는 문도 들어가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틱, 틱,
스토브는 작동시키려고 하면 반응하지 않고 가스가 헛돌기만 합니다.
특별할 것은 없어 보입니다.

테이블로 다가가던 미노는, 갑작스러운 두통과 함께 현기증이 찾아옵니다.
눈앞이 흐릿해지고 제대로 무언가를 가늠할 수 조차 없습니다.

몸이 많이 좋지 못한 걸까요.
어지러운 정신을 바로 잡으며 다시 테이블로 다가갑니다.
테이블을 더듬거리는 손 끝에, 액체가 든 유리병과 동그란 무언가가 닿습니다.
무엇인지 확인할 겨를이 없습니다.
이 현기증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무언가를 삼켜야만 합니다.

(액체와 동그란 물체를 바로 삼킨다.)
손에 잡히는 대로 확인할 정신도 없이 그대로 한입 베어 뭅니다.
시큼하기도 하고, 달콤하기도 하고. 잘 익은 과일입니다.
새어나오는 과즙이 목의 갈증과 허기짐을 달래줍니다.
: 효과 : 《건강》, 《체력》 ½ 로 회복

침대보가 잘 정리되어 있는 침대입니다.
: 《관찰》 판정

기준치: | 85/42/17 |
굴림: | 20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어라, 이건 뭘까요?
침대 아래에서 몽키 스패너 하나를 발견합니다.
이걸 쓸만한 일이 생길지 모르겠습니다만, 일단은 챙겨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음.(화장실에 들어가본다.)
단촐한 화장실에는 변기 하나와 세면대가 있습니다.
그다지 특별한 것은 보이지 않네요.
: 《관찰》 판정

기준치: | 85/42/17 |
굴림: | 35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거울이 뿌옇게 김이 끼인 것처럼 잘 보이지 않습니다.
...
그 때, 창고에서 미노를 부르는 현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미노는 현의 부름에 서둘러 창고로 향합니다.
창고에 도착하면, 현은 좋은 걸 찾았다면서 웃는 얼굴로 미노의 눈 앞에 배낭 하나를 툭 놓습니다.
배낭을 열어보면... 안에는 [빵 두개, 생수 한 병, 휴대용 라디오]가 있습니다.


아, 그러네..(방금 뭘 먹긴 했지만..)
빵은..한개씩 나눠 먹을까..?





먹고 나면 몸도 좀 나아질거야.


빵과 물로 배를 채웁니다.
조금 남아있던 허기도 완전히 가시는 기분입니다.
몸이 이전보다 한결 가벼워진 느낌이 듭니다.
: 효과 :《건강》, 《체력》 전부 회복




좀 괜찮아졌어?




(가방 속 휴대용 라디오를 눈짓한다.)





미노는 현과 함께 다시 밖으로 나옵니다.
도시까지는 꽤나 거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미노와 현에게 이동수단이라고는 두 다리 뿐입니다.
절대적으로 걸어가는 것은 무리겠지요.



(곰곰, 혼잣말 하듯) ..사람이 많은 곳이면 뭔가 얻을 수 있으려나..





…
문을 열고 들어가면 경쾌한 풍등 소리가 들립니다.
사람이라고는 없던 곳이라 생각했는데.
언제 그랬냐는 듯, 바의 내부는 놀라울 정도로 북적거립니다.
그리고 미노와 현이 안으로 들어설 때,
사람들은 일제히 이쪽을 쳐다봅니다.
...아니,
….쳐다본 것이 맞나요? 눈은 마주쳤나요?
알 수 있을 리가 없습니다.
그들은 모두, 얼굴이 보이지 않습니다.
: 《이성》 체크

기준치: | 60/30/12 |
굴림: | 89 |
판정결과: | 실패 |
: 이성 수치 감소 1d3

rolling 1d3
()
2
2








저, 저기..얼굴이 보여..?

아직 피곤이 덜 풀린거 아냐? (쭈뼛거리며 미노를 살피듯 눈동자를 굴린다.)


: 《심리학》 판정

기준치: | 25/12/5 |
굴림: | 53 |
판정결과: | 실패 |

미안, 잠깐 저쪽에 뭐 좀 물어보고 올게. (바텐더쪽을 힐긋 눈짓힌다.)


그런 와중에,
“ ....를…..해버렸어. ”
옆테이블의 대화소리가 들려옵니다.
잠시 앉아 기다리면서 대화를 엿들을 수도, 아니면 현을 따라갈 수도 있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현은 홀로 바텐더쪽으로 걸음을 옮깁니다.
주변이 어수선하지만, 옆 테이블의 대화를 이어서 엿들을 수 있습니다.
: 《듣기》 판정 3회

기준치: | 70/35/14 |
굴림: | 4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준치: | 70/35/14 |
굴림: | 83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70/35/14 |
굴림: | 16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서로 대화하는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아, 자네는 그럼 이제 못 보겠구만.”
“자네처럼.....은 모두 같은 선택을 했지.”
“그래. 점점 뚜렷해져. 이 술을 다 마시면……...”
“.........은…....무리겠지.”
: 《관찰》 판정

기준치: | 85/42/17 |
굴림: | 8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그 때,
옆테이블의 일행들 중 한 사람의 얼굴만이 확실하게 보이기 시작합니다.
활짝 웃는 그 모습은, 세상 그 무엇보다도 아름다웠다 자부할 수 있었습니다.

...(서성이다 다가가본다.)
(가만 바라본다..)
미노는 이야기를 들은 후, 자리를 지키며 현을 기다립니다.
하지만 현은 한참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습니다.
무슨 일이 생긴 걸까요?

(현이 갔던 곳으로 다가가본다.)
바텐더와 이야기 한다며 갔던 현은, 그 근처에서도 보이지 않습니다.
어디로 갔을까. 내부를 훑다보면,
현은 입구 쪽에서 당황한 눈치로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있습니다.




..미안, 놀랐어?






..음, 그래도. 좋은 정보는 하나 얻은 것 같긴한데.. (잡고 있는 손에 시선을 맞추며 웅얼거린다.)

뭔데?

대신에, 음.. 이 근처에서 며칠 전 쯤에 큰 소리가 났대.
사고가 난 것 같은데... 아직도 가끔 손님들이 자동차 경적 소리가 들릴 때도 있다고 그래서.
..그 근처에 가면 뭐라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남은 차라든가, 그런..





...
바에서 나온 미노와 현은 바텐더가 알려준 곳으로 걸어가기로 합니다.
시간이 그렇게나 지났는데도 여전히 노을이 지고 있습니다.
길게, 아주 길게 말입니다. 멈춰버린 것만 같은 절경입니다.
: 《아이디어》 판정

기준치: | 50/25/10 |
굴림: | 54 |
판정결과: | 실패 |
...
얼마 쯤 걷다보니 멀지 않은 곳에서 자동차 엔진 소리가 들려옵니다.
가까이 다가가면 3명 정도 되어 보이는 소년..처럼 보이는 이들이 자동차 주변에 모여있습니다.
바에서 만난 이들처럼 모두 얼굴이 뿌옇게 보입니다.
미노와 현이 가까이 다가가자, 소년들은 현을 보고는 호들갑을 떱니다.
소년: 와, 얼굴이다! 나 얼굴 있는 사람은 처음 봤어!









차..있네.

소년: 그런데, 어디 가는 길이야?

소년: 도시로 걸어가기엔 무리가 있을걸. 우리도 거기에 가려다가 차가 고장나서 가지를 못하고 있어.
아,
누나랑 형이 이 차 좀 고쳐줘!
그럼.. 음, 그래! 차를 빌려줄게.


소년: 음.... 도시에는 자기가 누구인지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대.
그래서, 얼굴이 있는 사람을 한 번 쯤 꼭 보고 싶었거든.
근데 이제 됐어. 형을 봤으니까. 차는 누나랑 형이 가져.



: 《기계수리》 판정
효과 : [몽키 스패너] 보너스 다이스 +20 보정

기준치: | 30/15/6 |
굴림: | 67 |
판정결과: | 실패 |
어, 어..
(너도 해볼래..?)
다, 다시..
기준치: | 30/15/6 |
굴림: | 60 |
판정결과: | 실패 |
자동차는 엔진 소리만 계속 들려올 뿐, 시동이 걸리지 않습니다.
무언가 방법이 없을까요?
: 《행운》 판정

기준치: | 60/30/12 |
굴림: | 26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달달 거리는 엔진소리를 내며 차에 시동이 걸립니다.
소년들은 박수를 치며 기뻐합니다.








현은 운전석에, 미노는 조수석에 몸을 앉힙니다.
소년들이 인사라도 하려는듯 미노에게 다가옵니다.
소년: “잘 다녀와. 누나도 꼭 얼굴을 찾길 빌게!”

어, 어..
소년: 응? 왜 그래?

소년: ..응? 여태 몰랐던 거야? 저기, 형 빼고는 다 얼굴이 없는걸.


이게 무슨 소리죠? 얼굴이 없다니?
미노는 소년들의 말에 당황해 하며 룸미러에 얼굴을 가까이 합니다.
: 《관찰》 판정

기준치: | 85/42/17 |
굴림: | 6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룸미러의 방향을 틀고 얼굴 쪽을 매만져봅니다.
뿌옇게 보입니다. 마치 안개가 낀 것처럼,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 《이성》 체크

기준치: | 58/29/11 |
굴림: | 100 |
판정결과: | 대실패 |
: 이성 수치 감소 3
소년: 하여튼, 잘 도착하길 바랄게! 우리 몫까지 잘 다녀와!


…
…
미노와 현은 도시를 향해 달립니다.
여전히 멈추어버린 것 같은 노을지는 풍경.
고개를 돌려 현을 바라보면 노을을 풍경으로 그의 얼굴에 그늘이 져 있습니다.
당신은 누구인가요.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나요?
그 때,
미노의 눈 앞이 섬광이 이는 것처럼 갑자기 흐려 집니다.
머리가 아파옵니다.
: 《아이디어》 판정

기준치: | 50/25/10 |
굴림: | 67 |
판정결과: | 실패 |
단순한 두통같습니다. 아직 회복이 덜 된 걸까요?
차를 타는 동안 잠시 편히 쉬어주는 쪽이 좋겠습니다.
도시까지는 차로 30분 정도 걸립니다.
광활하게 이어지는 직선의 도로 끝에,
아지랑이 속에서 일렁이는 큰 건물들이 모인 곳이 보입니다.

아직 가지고 있지?
한번 켜볼래?

지지직-
신호가 맞지 않는 듯 날카로운 파열음이 들립니다.
몇 번 주파수를 조정하자, 곧 아름다운 미성으로 뉴스가 들려옵니다.
통신이 잘 통하지 않는지 가끔 지직거리기도 합니다.
《최근 ---기 위하여 얼굴이 있는 자들을 노리는 ---들이 늘어났습니다….》
: 《듣기》 판정

기준치: | 70/35/14 |
굴림: | 4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이들은 돌아가기 위하여 얼굴이 있는 자들을 물어뜯어, 마치 음식물처럼 섭취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타인의 기억을 훔쳐 자신의 것으로 착각한다면 진정한 자신은 영원히 소멸됨을 상기하여야 합니다.》
《기억 사냥꾼들은 주로 도심지의 사람들을 노린다고 하니, 모두 조심해주시길 바랍니다.》
...
뉴스가 끝났는 지 이윽고 노래 하나가 흘러나옵니다.
뉴스가 나오는 동안 아무 말이 없던 현이 중얼거리듯이 말합니다.

이건... 이건 괜찮아.


현은 아무런 말을 하지 않습니다.
그와 동시에 속도가 점점 줄어들던 자동차가 이내 완전히 멈춰 섭니다.




…
도착한 곳은 교외 지역과는 달리,
하늘로 높게 뻗은 건물들, 어수선하고도 바빠 보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 《관찰》 판정

기준치: | 85/42/17 |
굴림: | 6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대부분의 사람들이 얼굴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 《아이디어》 판정

기준치: | 50/25/10 |
굴림: | 3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그렇다는건, 이 도시에서 소위 ‘얼굴이 없는 자’는…. 미노뿐이라는 이야기가 됩니다.

(옆에서 가만히 바라보다가 모자 하나를 머리에 씌워준다.)


여기서.. 얼굴이 보이지 않는 사람은, 드무니까.




이동할 수 있는 곳은 비교적 한정적인 것 같습니다.
넓게 펼쳐진 [중앙광장], 그보다 사람이 적은 [뒷골목].
[상실보호센터]라는 곳도 눈에 띄는군요.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도서관]이라 쓰여진 곳도 보입니다.
어디부터 가볼까요?



손을 잡은 채, 미노와 현은 중앙광장에 도착합니다.
광장의 중앙에는 [분수]가 있습니다.
주변에는 여러 [상가]가 앙증맞게 있고, 상가 사이에는 다양한 [포스터]가 붙어있습니다.

분수 옆에는 가판대 하나가 보입니다.
분수 안으로 동전을 던져 넣으면 포춘쿠키를 주는 것 같습니다.

...(현을 향해 고개를 돌린다.)




분수대 안으로 동전을 던져봅니다.
퐁당-!
기분 좋은 소리를 내며 분수 안으로 동전이 쏙 물에 잠깁니다.
기쁜 기색으로 웃던 현이, 가판대에서 포춘쿠키를 들고와 미노에게 건네줍니다.

..여기, 뭐라고 써있어?

: 《행운》 판정

기준치: | 60/30/12 |
굴림: | 10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포춘쿠키에는 다음과 같이 써있습니다.
‘때로는 잊고 사는 것이 더 나은 결과일지도.’




미노, 너는 어떻게 생각해?




..그만 갈까? 여긴 더 볼 일이 없을 것 같은데.

음..
상실 보호 센터..는 뭐지?(고개를 갸웃거린다.)


(손을 꼭 잡고 걷는다.)

상실보호센터.
새하얀 벽, 새 하얀 가구의 이질적이면서도 어딘가 병원과 비슷한 공간입니다.
안에는 [데스크]와 대기실이 있습니다만,
대기실 앞에는 ‘직원 외 출입금지’라는 문구가 적힌 문이 있습니다.
문 안 쪽은 들어갈 수 없는 모양이네요.

데스크에 다가가면 밝은 목소리의 여인이 맞이해줍니다.
직원: 어서오세요, 상실보호센터입니다!
매혹적이고도 아름다운 미성의 여인입니다.
데스크 위에는 [안내책자], [태블릿]이 있습니다.

안내책자에는 제법 친절해 보이는 문구가 적혀있습니다.
『어서오세요, 상실보호센터에! 잃어버리신 기억이 있으신가요? 자신이 누구인지 모르겠나요? 』
『그럴 때에는 망설임 없이 상실보호센터에 방문해주세요! 당신이 기억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드립니다!』



센터에서 판매하는 상품들에 대한 설명이 적혀있습니다.
기억을 좀더 쉽게 떠올릴 수 있게 하는 기억촉진제, 잊고 싶은 기억을 지워주는 망각환, 형체도 남기지 않는다는 소멸과.
흥미로운 상품들이긴 하지만, 얼핏 보기에도 터무니 없는 가격들입니다.



직원: 저기, 혹시 도움이 필요하신가요?

직원: (깜빡이다가 미노를 바라보면서) 아, 손님께서는 유난히 특별한 기운이 느껴지는군요!
손님과 같으신 분들께는 특별 서비스로 샘플을 드린답니다.
기억촉진제의 샘플을 사용해보시겠어요?


..써볼까?(어차피 더 잊을 기억도 없는데..)


직원은 곧 미노에게 작은 병 하나를 건네줍니다.
안약 처럼 생긴 기억촉진제입니다.
직원: 사용법은 안약과 동일하답니다. 써보시고 말씀해주세요!

똑,
물방울을 눈동자에 조심스럽게 떨구자 일순간 눈앞에 잔상이 그려집니다.
“내가 너를 좋아하나봐.”
물기 가득한 당신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그런 당신의 말을 끝으로 찾아 온 잠시간의 어색한 침묵.
익숙한 목소리가 대답합니다. 낮고, 무겁지만, 어쩐지 그리운 목소리가.
“...나도, 너를 좋아해.”
목울대를 울려 내뱉는 목소리에는 떨림이 가득합니다. 목이 메이는 걸지도 모릅니다.
서로가 얼마나 더 좋아하는지, 한참이나 기분 좋은 실랑이가 이어집니다.
기쁜 감정이 치고 올라와 어쩐지 먹먹한 기분마저 듭니다.
행복한 분위기 가운데,
난 생 처음, 입을 맞춥니다.
친구에서 연인으로. 한 걸음 더 내딛었던 소중한 순간.
입술에 맞닿는 촉감이 생생합니다.
심장의 두근거림은 누구의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입술이 떨어지고 입가에 부끄러운 호선을 그리고 있으면,
붉게 달아오른 얼굴의 당신과 눈이 마주칩니다.
그것을 끝으로 퍼뜩, 정신을 차리자 다시 그곳입니다.


: 《관찰》 판정

기준치: | 85/42/17 |
굴림: | 4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문득, 시야가 흐릿하게 보입니다.

뭔가 떠오르는게 있어?




몸은 괜찮고? (약병을 힐끔거린다.)

직원: 샘플은 마음에 드셨나요?

직원: 다음에 필요하시면, 그때는 꼭 구매하러 와주세요.



미노와 현은 다시 빽빽한 건물 사이로 빠져 나옵니다.
다음은 어디로 가볼까요?

도서관...가볼까?



함께 도서관으로 향하던 발걸음은 곧 우뚝 멈춰 섭니다.
도서관은 아직 열람시간이 되지 않았는지 굳게 닫혀있습니다.
다른 곳을 둘러본 후에 다시 오는 쪽이 좋을 것 같습니다.



뒷골목..이라도 돌아볼까.




보폭을 맞추며 뒷골목으로 향합니다.
어스름한 주위는 사람 한명 보이지 않습니다.
안으로 발걸음을 내딛으려는 그 때,
어디선가 작은 소리가 들려옵니다.
: 《듣기》 판정

기준치: | 70/35/14 |
굴림: | 91 |
판정결과: | 실패 |
단순히 인기척이 느껴질 뿐입니다.
소리를 따라 뒷골목으로 가면 서너명 남짓한 무리가 바닥에 주저앉아 무언가를 먹고 있습니다.
무리 중 그 누구의 얼굴도 보이지 않습니다.
희미하고도 뿌옇게 일렁이는 얼굴에는 피가 튀겨지고,
바닥에는 남자라고 추정되는 자가 쓰러져있습니다.
: 《관찰》 판정

기준치: | 85/42/17 |
굴림: | 90 |
판정결과: | 실패 |




부스럭,
일순간 남자를 둘러싸던 무리가 현과 미노를 돌아봅니다. ...들킨 걸까요?
무언가 깊은 생각을 하기도 전에 이쪽을 향해 달려옵니다.
: 《회피》 판정

기준치: | 27/13/5 |
굴림: | 100 |
판정결과: | 대실패 |
재빠르게 몸을 돌렸지만 소용이 없습니다.
한쪽 뺨에서 미약한 고통이 베어 나옵니다. 날카로운 무언가에 스친 것 같습니다.
: HP-1


우왕좌왕 하던 그 때, 또 다시 무리들이 덮쳐 옵니다.
이번에는 미노가 아닌, 현을 향한 무리들은 일순간 그의 팔을 물어 뜯습니다.
짧은 비명소리가 들려오고 미노는 현을 붙잡은 채 큰 길가로 다시 빠져 나옵니다.
: 유현, HP -2


소란스런 이쪽의 소리 때문인지, 골목 밖으로 빠져나오자 사람들이 한가득 모여있습니다.
시끄러운 소리에 놀란 듯, 쫓아오던 이들은 반대 골목을 향해 도망치듯 뛰어갑니다.
그리고 그 순간,
아까와 같은 현기증이 다시금 찾아옵니다.
...
“...미노야?”
현관문이 열리며 들려오는 목소리는 숨이 차있습니다.
하지만 지쳤다는 기색보다는… 오히려 어딘가 모르게 들뜬 느낌입니다.
“현아!”
이어서 기뻐 마지않는 당신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이리저리 바닥에 널브러진 박스가 발에 채이는 소리도 함께 들려옵니다.
품에 안겨 마주안는 온기가 느껴집니다.
꿈 속을 날아가듯, 기분마저 두둥실 떠다니는 익숙하고 포근한 감각.
“...보고 싶었어. 일찍 오려고 했는데.. 어제 제대로 못 잤거든. 많이 기다렸어?”
여전히 숨이 찬 목소리가 말을 끝맺자마자 쪽쪽 양 볼에 입술을 부빕니다.
“아니야, 피곤하면 그럴 수도 있지. ..나도, 너무너무 보고 싶었어.”
푸스스, 그 어느 때보다 해사한 웃음.
...당신은 기억 속 그 웃음기 어린 자신의 얼굴과 눈이 마추지며 정신을 차립니다.
그 장면을 끝으로 퍼뜩, 시야가 트입니다.
현기증이 온 미노를 현이 걱정스럽게 쳐다보고 있습니다.
다행히도 미노는 시야가 조금 뿌옇게 보일 뿐, 괜찮은 것 같습니다.


무, 무슨..현이 너야말로 괜찮아..?(걱정스런 표정으로 현을 살핀다.)








아까와는 달리 도서관의 문은 활짝 열려있습니다.
안쪽으로 들어가면 수많은 서가에 여러가지 책이 꽂혀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여기가 마지막인데. ..뭔가 더 기억나는건 없고?

뭔가 더 찾아보는게 좋을까..

나는 저쪽에 가서 살펴볼게. (반대편의 책장을 가리키며 미노를 바라본다.)


현은 다른 책장을 살피러 잠시 자리를 벗어납니다.
그동안 미노도 근처를 둘러보는 것이 좋겠죠.
[서가1], [서가2], [서가3], [문헌자료실]을 조사할 수 있습니다.

문학작품이 모여있는 서가인 것 같습니다.
: 《자료조사》 판정

기준치: | 70/35/14 |
굴림: | 99 |
판정결과: | 실패 |
(다시 해보겠습니다..)
기준치: | 70/35/14 |
굴림: | 4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시집 사이에서 한 쪽지를 찾아냅니다.
‘때로는 잊고 사는 것이 더 나은 결과일지도.’
뒷면을 보면 ‘행운을 믿지 말라’ 고 적혀있습니다.

(서가2를 살펴본다.)
오컬트 관련 자료가 모여있는 서가입니다.
: 《자료조사》 판정

기준치: | 70/35/14 |
굴림: | 97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70/35/14 |
굴림: | 11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미스테리 책 한 권을 꺼냅니다.
책 제목은 『망자의 여로』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소멸. 그야말로 사라진다는 것일까요.
그렇다면 지금, 나는 어쩌면.....
: 《이성》 체크

기준치: | 55/27/11 |
굴림: | 76 |
판정결과: | 실패 |
: 이성 수치 감소 1d2

rolling 1d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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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2
순간,
미노의 머리에 두통이 찾아옵니다.
: 《아이디어》 판정

기준치: | 50/25/10 |
굴림: | 62 |
판정결과: | 실패 |
아찔한 두통이 머리를 스쳐 지나가다가 이내 잦아듭니다.
아까 다쳤던 것이 화근이었을까요. 몸이 좋지 못한 것 같습니다.
문득 현은 지금 어디있는가, 하고 생각하면 갑자기 쿵하고 큰 소리가 서가 건너편에서 들립니다.

혀, 현아?!
소리를 따라 다가가면, 서가에서 난잡하게 떨어진 책들 사이로,
머리를 부여잡고 당혹스런 표정으로 미노를 바라보는 현이 있습니다.


괘, 괜찮아?

..기억이 나지 않아.

뭐, 뭐가...?

: 《관찰》 판정

기준치: | 85/42/17 |
굴림: | 3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현의 얼굴이 안개가 씌인 것처럼 옅게 보입니다.
다만, 아직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어, 얼굴이..





안돼.
이래서는.. 돌려보낼 수 없어..


(흐릿한 얼굴을 감싸쥐다가 손을 내리며 미노를 바라본다.) ... 미노, 너는.. 뭔가, 기억난 건 있어?


조금 더, 둘러보고 와.



서가3. 역사와 관련된 책들이 많습니다.
: 《자료조사》 판정

기준치: | 70/35/14 |
굴림: | 3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빽빽히 놓인 책들 사이에서 수필 한 권을 찾습니다.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아이디어》 판정

기준치: | 50/25/10 |
굴림: | 86 |
판정결과: | 실패 |
...

안돼..(웅얼거리며 문헌자료실을 살펴본다.)
쾌쾌한 고문서들이 가득합니다. 뿐만 아니라 여러가지 책들이 많이 있습니다.
: 《관찰》 또는 《자료조사》 판정

기준치: | 85/42/17 |
굴림: | 39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문서다발 사이에서 연구문서 하나를 발견합니다.
아까 전 수필과는 다른 필체입니다.
그 때,
갑자기 어디선가 시끄러운 소리가 울립니다.
날카롭게 종이가 찢기는 것 같으면서도, 난잡한 기계음이 섞인듯 불안한 소리.
소리를 따라 눈을 굴려보면, 미노가 가지고 있던 라디오에서 들려오고 있습니다.
굳이 미노가 전파를 맞추지 않아도,
그 안에서는 익숙하고도 사랑하는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안녕, 미노야.》
《도시 밖까지 너를 배웅해주는 게 나의 목표였는데… 아쉽게도 그러지 못하게 될 것 같아.》
《점점 모든 기억이 사라져 가. ...사실은, 네가 나에게 어떤 사람이였는지도 모르겠어.》
《분명 나는 내 기억을 뱃 값으로 치루고 너를 대신 살리고자 했는데.》
《그래도 다행이야, 네가 기억을 떠올렸으니.》
《이제 넌 나를 봐도 나인지 모를거야. 점점 얼굴이 사라져만 가.》
《...나는 누구지? 너는 누구길래 나는 너를 이렇게 보고싶어 하는 거지?》
《모르겠어. 하지만 네 얼굴이 너무 보고싶어, 마지막으로.》
《네가 어떻게 생겼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아.》
《그러니 네가 나를 찾아와 줘, 여행자야.》
《우리, 숨바꼭질을 하자.》
그 말을 끝으로 라디오는 끊겨버립니다.

...
현을 찾기 위해 도서관 밖으로 나가면,
아까 전까지만 해도 평범한 사람들과 같았던 이들…
그들의 얼굴이 사라져있습니다.
마치 교외에서 만난 이들처럼요.
얼굴 없는 이들 사이에서 미노는, 도시 안을 돌아다니며 현을 찾습니다.
어디로 갈까요?

중앙광장으로 향합니다.
수많은 건물들 사이로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은 여전합니다.
: 《관찰》 판정

기준치: | 85/42/17 |
굴림: | 5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현을 찾아 서두르던 발걸음이 잠시 건물 앞에서 멈춰 섭니다.
쇼윈도에 비춰지는 미노의 얼굴은, 뚜렷합니다.
아, 나는 이런 사람이었구나.
그러나 이 허무함은 무엇일까요.
광장에는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소리만 가득합니다.
현의 모습은 찾을 수 없습니다.

고요한 뒷골목으로 서둘러 걸음을 옮깁니다.
시간이 꽤나 지난 것 같습니다.
아까 전 보았던 무리들은 온데간데 없습니다.
이곳에도 현은 없는 것 같습니다.

상실보호센터로 되돌아 옵니다.
직원은 잠시 자리를 비운건지, 데스크는 조용합니다.
내부는 쥐죽은듯 고요합니다.
그 적막을 깨고 문득, 작은 발자국 소리 하나가 들려옵니다.

안개처럼 뿌옇게 흐려져 얼굴이 보이지 않지만,
미노는 본능적으로 다가온 사람의 손을 잡습니다.
없어도 느낄 수 있습니다. 몰라도 알 수 있습니다.
나의 소중한 현을.


나를 찾아와줬구나.




마지막으로, 도시 밖으로 나가면 안녕이야.
너를 배웅해주는 것까지가 내 목표고.


나는, 네가 누군지.. 내가 누군지. 하나도 기억나지 않아.
하지만, 널 밖으로 내보내는게 내 전부인거라는 생각이 들어.



나를 물어줄 수 있어?

..널 밖으로 보내려는 내가.
받아들일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그래도..
그렇게 해야할것만같아.

..네가 이대로 밖으로 나가서, 살았으면 좋겠어.


너를 기억하는 나는, 이제 여기에 없어.

그렇게 해줘. ..응?



나도.. 너에게 소중한 사람이었을까?
마지막으로 보고 싶었던 것이 네 얼굴이라면,
...그래도, 분명히 소중한 사람이었을거라 생각해.
너를 기억하던 내가, 살아서 돌아가길 바라는거야.


나는 아무것도 기억할 수 없지만... 대신에 네가 날 잊지 않을테니까.
..살아나가서. 세상에서 가장 소중했던 사람을 기억해줘.

만약..만약에 말이야,


미안, 미안해. 현아.. 너무 늦지 않게 돌아올게.

돌아가는거지?


근처에 나룻배가 있어. 그것만 타고 가면 될거야.


(가까이 손을 내민다.) 손, 잡을래?
나를 잃어버리면 안 되니까..


끝내 유현. 그가 바라던대로 이루어졌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이 사실을 알지 못하겠지요.
...귀가할 시간입니다.
미노는 도시 밖의 물가에서 나룻배 위로 오릅니다.





미안해.
조심해서 가.

물길을 따라 배가 서서히 움직입니다.
뒤돌아서면, 누구인지도 인식할 수 없는 누군가가 미노를 바라보며 배웅해주고 있습니다.
점점 지평선 너머로 점처럼 작아지더니 이내 사라집니다.
서서히, 안개속으로 배가 들어가는가 하면 이내 시야가 뿌옇게 흐려집니다.
섬광과도 같은 것으로 인해 눈 앞이 아찔해지더니,
...눈을 뜨면,
...
이곳은 병실 침대입니다.
깨어난 미노는 현이 죽었음을 깨닫습니다.
의사들의 분주한 발걸음과, 그 속에서 들려오는 그의 이름.
영원한 작별입니다.
...아니, 작별이 아니에요. 미노는 줄곧 현을 기억할 것입니다.
그러니 괜찮습니다.
당신이 기억해주는 한, 영원히 그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니까요.
미노는 끝까지 현을 기억할 것입니다.
그래야만 합니다. 이 기억은 현의 것이니까.
END A. 내가 혼자임에도
20190411
유현 영구 로스트
송미노 생환
-
[SUBURBIA]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