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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12
[창백한 체온]
w. 송미노, 유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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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과 미노는 올해의 겨울 휴가를 위해 바다의 호텔에 방문했습니다.
바닷가에 위치한 신식 호텔.
흰 외벽과 푸른 창틀의 조화가 그리스 산토리니 풍이라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여름에는 숙박을 잡기 어려운 인기 있는 호텔입니다.
교통 편의 접근이 용이하고, 넓은 지하 주차장을 가지고 있으니 어떤 방법으로 방문해도 좋은 곳이지요.
어찌됐든, 늦은 밤에 막 도착해 체크인을 마치자마자 잠에 빠졌으니, 오늘이 함께 맞는 첫 아침입니다.
창밖으로 넓은 바다가 펼쳐집니다.
눈이 내릴 기미가 없는 하늘은 잘 마른 소라색, 파도 거품이 흩어지고 부서지는 바다는 짙은 감색으로 칠해져 있습니다.
흰색에 가까운 색 바랜 모래사장까지,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입니다.
고즈넉한 겨울의 바다.
어쩐지 쓸쓸해 보이는 풍경……
물속의 것들도 모두 잠들거나 죽었을 계절입니다.
어쩌면 당신은 바다의 마지막을 목격하는 중일 지도 몰라요.
짠 내음이 나는 물 대신 애매한 감성에 젖었을 때, 인터폰이 울립니다.
“룸서비스가 도착했습니다.”

호텔에서 제공하는 아침 식사입니다.
호텔의 정식 유니폼을 차려입은 호텔리어가 클로쉬가 덮인 쟁반을 들고 들어옵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아침 식사를 룸의 테이블에 내려놓은 호텔리어는 의례적인 인사를 건네곤 돌아갑니다.


배고프지? 바로 먹을까?

클로쉬의 뚜껑을 열자, 2인분의 아침 식사가 들어있습니다.
튀긴 호박 꽃과 토마토 마리네이드, 에그 스크램블과 테두리를 잘라낸 식빵, 베이컨……
식으로 마련된 복숭아 판나코타까지.
아침 식사의 정석이면서도 소홀함이 없는 구성입니다.
바닷가의 호텔이라더니, 아침 식사에도 신선한 생선 회와 레몬즙을 뿌린 문어 요리를 곁들였네요.


응, 얼른 먹자.

(들뜬 얼굴로 식기를 든다.)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혀 위에서 부드럽게 녹는 음식은 가히 일품입니다.
없던 입맛마저도 생생하게 돋웁니다.
겨울 바다의 풍경을 만끽하며 둘이 함께 즐기는 아침 식사라니 이보다 완벽할 수 있을까요!
[관찰] 판정해주세요.

Value: | 65/32/13 |
Rolled: | 31 |
Result: | Hard |
생선회 중 한 점이 푸르스름한 빛을 띱니다.
창백하게 빛나는 살점은 결이 부드럽고, 반짝이는 윤기가 흐릅니다.

어떤 생선회에서도 보지 못한 교묘한 색입니다.
딱 한 점뿐이네요.
무언가 이상하다고 느끼는 찰나, 미노가 젓가락을 들어 정확히 그 한 점을 삼킵니다.


(우물우물..)


엄청 싱싱하다..! 부드럽고..비리지도 않고..




다른 것도 먹어보자.

(튀긴 호박 꽃을 집어 들어올리며) 이런 건 처음 먹어보는데..

호텔 열심히 찾은 보람이 있네..!



..(우물우물) ..응, 엄청 맛있어. (살짝 입꼬리를 올린다.)



...





음.. 내꺼 남은 거 먹을래? (몇점 남은 회를 슬쩍 가리킨다.)

...(찌풀..)
..그래도 다행이라고 해야할지, 처음 먹었던 회는 평이 좋은 걸 보아하니 상한 부위는 아닌 것 같죠?
미노의 불평과 달리 음식은 여전히 맛이 좋고, 창밖의 바다는 아름답고, 첫날에 딱 걸맞는, 완벽한 아침입니다.

식사가 끝무렵에 다달았을 즈음, 미노가 손을 내밉니다.


(손을 꼭 잡는다.)


아침 바다를 거닐기로 하고, 1층 로비에 도착합니다.
미노와 현이 머무는 ‘호텔 타 메라Ta-Mera’는 신축 건물로 천장이 높고, 바닥이 반지르르하며 섬세한 인테리어로 구석구석이 꾸며져 있습니다.
1층의 로비부터 최고층 7층의 객실을 오가는 엘리베이터마저 끝없이 넓으니……
이 호텔이 얼마나 좋은 곳인지 더 설명하는 것은 입 아픈 일이겠죠.

로비에는 [안내 데스크]가 설치되어 있고, 엘리베이터의 맞은편에 호텔의 [정문]이 보입니다.
입구의 우측 벽면에 커다란 [지도]가 한 점 붙어 있으며, 좌측 벽면은 온통 [검은 유리]로 덧대어져 있습니다.
호텔의 기둥 사이로, 정중앙에 커다란 [유리관] 또한 그와 같은 검은색입니다.

(안내데스크로 다가간다.)
아침에 식사를 가져다준 호텔리어와 똑같은 정식 유니폼을 차려입은 직원이 앉아 있습니다.
눈이 마주치자, 상냥하게 웃으며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묻습니다.
그의 머리 위에서 시계 바늘이 째깍째깍 움직입니다.

직원: 아, 관광지 말씀이시군요? 여름에는 꽤 볼만한 것들이 많답니다. 노점도 많고, 야시장도 열리고, 종종 불꽃놀이를 벌이기도 하거든요. 하지만…… 아시다시피 겨울은 비수기잖아요.
요즈음에는 웬만한 가게들도 다 문을 닫아서…… 이 근처에서 볼 거리라면 바다 구경이 전부일 거예요.
직원은 두 사람이 실망하지 않기를 바라며 겨울 바다의 풍경이 얼마나 근사한지 덧붙입니다.
직원: 그리고, 바깥에는 볼거리가 없지만 오전 10시부터 호텔 내부의 아쿠아리움과 미술관이 개장한답니다.
생각보다 볼만하실 거예요. 호텔 타 메라에서 아주 신경 쓰는 시설들이거든요.

(고개를 끄덕끄덕) 꼭, 꼭 가볼게요. 감사합니다..
현재 시각은 오전 9시가 조금 넘은 시간입니다. 바닷가의 산책을 마치면 얼추 둘러볼 수 있겠군요.


안내 데스크 옆에는 세로로 긴 [플래카드]가 서 있습니다.
2층에서 미술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모양이에요.
호텔의 시설을 자랑하는 [팸플릿]도 다양한 국가 별 언어의 번역본이 준비되어 있군요.

양쪽 다 재미있어 보이는데...


* Hotel Ta-mera Exhibition *
주제 : 심해의 가장 아름다운 생물
일시 : 2018. 12. 1 ~ 2. 28 / AM 10:00~PM 19:00
장소 : 호텔 타 메라 2층 미술관
……2층에서 호텔 타 메라가 주최하는 미술 전시회가 진행 중인 모양입니다.
짙은 푸른색에서 어두운 감색으로 떨어지는 플래카드는 꼭 심해를 옮긴 것처럼 선명한 바다의 색입니다.
플래카드 위에 새겨진 희고 간결한 글씨들이 금세 파도의 물거품처럼 흩어질 것 같습니다.
심해의 가장 아름다운 생물.
무엇을 주제로 삼은 걸까요?
[아이디어]판정해주세요.

Value: | 55/27/11 |
Rolled: | 51 |
Result: | Success |
심해에 사는 커다란 고래, 스스로 빛을 내는 해파리, 꽃밭처럼 펼쳐진 산호의 땅……
심해에 사는 것들 중 인간의 시선에서 “아름답다” 말할 수 있는 생물은 이 정도 밖에 생각나지 않습니다.
심해는 깊고, 빛이 닿지 않아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먼 곳이니까요.
[자료조사] 판정해주세요.

Value: | 60/30/12 |
Rolled: | 44 |
Result: | Success |
방문객들의 후기를 읽을 수 있습니다.
‘퀄리티가 굉장히 뛰어나다’, ‘일반 미술관에서는 볼 수 없는 특이 전시회였다’
……좋은 평이 가득하네요.
매 분기 별로 전시회의 주제와 방식이 바뀐다는 모양입니다.
유일하게 평점이 좋지 못한 후기가 보입니다.
‘조금 잔인했어요.’
……어떤 부분이 잔인했다는 걸까요?
사진은 한 장도 없습니다.
하긴, 보통 미술관은 촬영 금지니까.

(팸플릿도 천천히 읽어본다.)
다양한 국가 별 언어로 번역을 마친 팸플릿.
호텔 ‘Ta-mera’ 이름 아래에 ‘바다와 가장 가까운 곳’ 캐치프레이즈가 크게 적혀 있습니다.
Ta-Mera? 어디서 들어본듯도 싶습니다.
[교육] 판정해주세요.

Value: | 50/25/10 |
Rolled: | 34 |
Result: | Success |
Ta-Mera…… 들어본 적 있는 이름이에요.
‘바다의 나라’라는 뜻을 가진 이집트의 옛 이름.
아주 거창한 뜻이지만, 낱말 그대로 해석하자면 이 호텔에 아주 잘 어울리는 이름이군요.
바다와 이토록 가까우니까.
다시 팸플릿을 천천히 살펴보면, 플래카드와 마찬가지로 짙은 푸른색에서 어두운 감색으로 떨어지는 선명한 바다의 색입니다.
* Hotel Ta-mera *
바다와 가장 가까운 곳
: 타 메라 전시회
호텔 타 메라에서 개최하는 전시회. 바다와 관련된 이야기를 담습니다.
분기 별 새로운 작품과 이야기를 접하실 수 있습니다.
: 타 메라 아쿠아리움
바다를 한 조각 옮겨 담았습니다.
Call : 02-707-5126
E-mail : ta.mera@gmail.com
Homepage : www.ta-mera.com

아쿠아리움도 이따가 가볼까..

이왕 온거, 다 보고가자!

위치도 좀 보고 나갈까... (지도로 다가간다.)

호텔의 구조를 담은 지도입니다.
아쿠아리움과 미술관은 오전 10시부터 입장 가능하다고 쓰여 있습니다.

(더 살펴볼건 없나..?)
: (지도상에 있는 것은 다 살펴볼 수 있습니다!)

벽면 하나를 가득 채운 검은 유리.
(이 지문 아니에요)
로비의 정중앙을 차지한 둥근 유리관.
기둥보다 훨씬 두꺼운 그 관은 천장을 받치고 있습니다.
검은 유리는 선팅이라도 한 것처럼 안을 비추지 않아, 내용물을 확인할 방법이 없어 보입니다.

(따로 붙어있는 것도 없으려나..)




(검은 유리로 걸어간다.)

벽면 하나를 가득 채운 검은 유리.
안에 무엇이 들었는지 통 알 수 없습니다.
전부 유리로 이루어진 탓에 거울처럼 사용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듣기] 판정해주세요.

Value: | 80/40/16 |
Rolled: | 79 |
Result: | Success |
보글보글…….
유리 가까이에 귀를 대자니, 거품이 솟았다 흩어지는, 희미한 물소리가 들립니다.

물이라도 들어있는 걸까..



(잡은 손에 꼬옥, 힘을 준다.)

자동문이 열리는 것과 동시에 비리고 짭조름한 바다 냄새가 물씬 밀려옵니다.
얕은 계단 세 칸 아래, 경사 길을 조금 내려가면 모래사장이 펼쳐집니다.
겨울 특유의 건조한 공기.
바닷가에서부터 밀려오는 짠 내와 물 비린내.
날을 잘 벼루어둔 칼바람이 모래사장 위를 내달립니다.
차라리 눈이라도 내리면 운치 있을 텐데……
눈을 닮은 흰 입김만 푸스스 번집니다.
괜히 나왔나? 후회가 고개를 들락말락.
그래도 기왕 나왔으니 조금 거닐어 볼까요.
아직 잠이 덜 깬 탓에 이토록 추운 걸지도 몰라요.
걷다 보면 나아질지도 모릅니다.
주변은 고요하고 한적해서, 꼭 미노와 현, 두 사람이 이 세계에 남은 마지막 사람이 된 것 같습니다.
[모래사장]을 따라 일렬로 죽 늘어선 [가게]들조차 대부분 문을 닫아, 인기척이라곤 찾아볼 수 없으니까.
그저, [바다]를 스치는 파도소리가 요란할 뿐입니다.
오른쪽으로 조금 고개를 돌리면, 저 멀리에 [부두]가 펼쳐져 있군요.

(가게로 천천히 다가가본다.)
튜브 대여소, 음식점, 파라솔과 썬 비치를 빌려주는 온갖 종류의 부스가 길목을 따라 일렬로 서 있습니다.
셔터를 내리고 문을 걸어 잠근 상태이므로 방문할 수 있는 곳은 없어 보입니다.


..일단 걸을까? (모래사장으로 걸어간다.)

이곳의 볼 거리 중 하나는 새하얀 모래사장입니다.
마치 소금으로 가득 채워둔 것처럼, 색을 잃은 모래는 창백하게 흩어져 있습니다.
발아래 까끌까끌하게 굴러 들어오는 것들은 이곳이 아스팔트가 아니고, 도로가 아니며, 바다 위라는 것을 실감 나게 합니다.
[행운] 판정해주세요.

Value: | 50/25/10 |
Rolled: | 68 |
Result: | Fail |
(다시해보겠습니다..)
Value: | 50/25/10 |
Rolled: | 16 |
Result: | Hard |
모래의 틈새에서 반짝이는 것을 발견합니다.
바닷물에 흠뻑 젖고, 모래 알갱이가 다닥다닥 달라붙어 있는 그것은…… 비늘입니다.
푸르스름한 색의 비늘은, 아침 햇살을 받아 영롱하게 빛나고 있습니다.
빛을 반사할 때마다 그것의 색은 붉고, 푸르고, 노랗게…… 오색으로 물듭니다.

작은 조개껍질만 할까요? 화려하게 반짝이는 모양새가 아름답지만, 마냥 아름답게 여기기에는 찜찜합니다.
그야, 보통 독이 있는 것들이 더욱 외관을 화려하게 꾸미기 마련인걸요.
주위에 딱히 물고기의 시체 같은 것은 보이지 않습니다.
바다에서 떠밀려 온 예쁜 행운일지도 몰라요.
[자연] 판정해주세요.

Value: | 10/5/2 |
Rolled: | 65 |
Result: | Fail |
아무래도 어류의 비늘 같은데……. 비늘이란 게 생김새가 다 거기서 거기니까. 잘 모르겠군요.
심해 물고기의 것이려나?

: [관찰] 판정해주세요.

Value: | 65/32/13 |
Rolled: | 29 |
Result: | Hard |
비늘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도중, 문득 깨닫습니다.
그래, 아침에 미노가 삼킨 물고기의 살점. 그것이 꼭 이런 색깔이었죠.
그럼 미노가 먹은 것은……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요? 불길한 예감이 듭니다.
그럼 미노가 먹은 것은……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요? 불길한 예감이 듭니다.
[이성] 판정해주세요.

Value: | 45/22/9 |
Rolled: | 7 |
Result: | Extreme |
: 이성-1

(미노 흘끔)

왜그래?

저.. 춥진 않아?
여름이었으면 바다에 발이라도 담그는 건데.




추우면 꼭 얘기해줘.


..그럼 여기까지 왔으니까, 바다 앞까지만 가보자.


창백한 모래사장에 흰 포말을 버리고 도망가는 파도를 따라, 물 자국이 길게 남습니다.
거친 물소리가 꼭 노랫소리처럼 들립니다.
밤에 보았던 바다는 마냥 어둡고 캄캄하기만 했는데, 지금은 꼭 그렇지도 않군요.
이른 아침의 햇살이 투명한 표면에 닿아 산산이 부서지고 찬란하게 빛납니다.
파도의 경계 가까이에 가면 물 아래에 깔린 모래사장과 작은 돌, 조개껍질 따위들이 보입니다.
파도가 몇 번이나 쓸고, 덮치지만 깨끗하기 그지없는 물은 훤히 그 속을 비출 뿐입니다.
바닷가를 따라 천천히 걷는데,
아뿔싸! 잔잔하던 파도가 휙 고개를 듭니다.
서둘러 피하지 않으면 신발이 흠뻑 젖고 말 거예요.
[민첩] 판정해주세요.

Value: | 50/25/10 |
Rolled: | 30 |
Result: | Success |
파도가 거세봐야 인간의 보폭보다 훨씬 좁기 마련.
안쪽으로 크게 한 걸음을 들어서자, 아슬아슬하게 두 사람이 딛고 섰던 곳을 쓸고 지나갑니다.
아쉬움에 입맛이라도 다시는 걸까요? 파도소리가 유난히 커다랗습니다.




...아, 저기도 한번 가볼까? (부두를 손끝으로 가리킨다.)


길게 뻗은 콘크리트 길을 따라 좌우로 작은 배들이 묶여 있습니다.
거친 파도가 겹겹이 쌓아둔 테트라포드를 밀치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부둣가를 따라 조금 걷다 보면, 끄트머리에 어떤 사람이 앉아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고개를 갸웃거리다 조심스럽게 다가가본다.)
머리가 새하얗게 샌 노인이 부둣가 끄트머리에서 낚싯대를 드리운 채, 하염없이 물고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노인은 무료하지도 않은지 그저 바다를 바라볼 뿐입니다. 낚시통은 텅 비어 있습니다.

저... 여기서 낚시하시는 건가요?
노인: 엥? 자네는 뭔가? 보면 몰라? 낚시하고 있는거지!
(빈 통을 흘긋 보다가)날이 추워서 그런가 거 물속도 잠잠해. 영 물 기미가 없구먼.

노인: 절대 내가 낚시를 못해서가 아니야. 이래 봬도 소싯적엔 유명한 낚시꾼으로 유명해서, 100cm에 가까운 광어를 낚기도 했다고. 크하핫!

그렇게 큰것도 있구나..

노인: 그럼, 그럼! 겨울이어서 그런건지..물고기가 통 보이질 않지만..
그래도 낚시는 겨울 낚시가 제맛이지. 겨울에는 평범한 사람들이 상상도 못하는 것들이 낚이곤 하거든.
(주름진 얼굴이 씩 웃어보인다.)

노인: 사람의 얼굴을 한 물고기라던가, 끔찍하게 커다란 문어라던가, 은색으로 빛나는 새우 같은 것들이 잡히지.
그것들이 생긴 것은 조금 괴랄해도, 맛은 또 끝내준다니까.

노인: 소문이다만, 사람을 잡아먹는 물고기도 산다더군.
노인은 주절주절 이야기를 늘어놓더니, 물론 농담에 불과하다며 웃습니다.
정말 사람을 잡아먹는 물고기가 어디 있겠어요.

...어, 그럼 혹시 이게 뭔지 아세요? (가지고 왔던 비늘을 슬쩍 보여준다.)
노인: ..으잉?
(비늘을 받아들고는 이리저리 둘러본다.)아, 이건 또 오랜만에 보는구먼!

노인: 종종 이 바다에 떠밀려 오곤 한다네. 색이 화려하고 이 세상의 것 같지 않아서, 이 세상에 아직 알려지지 않은 물고기의 비늘이라고 다들 이야기하지.

노인: 뭐, 아직 비늘 외에는 본적이 없다만..(눈썹을 흘긋, 치켜보인다.)
바닷속에 사는 것들은 보통 어두컴컴하고 침침하기 마련이거든.
빛이 제대로 닿지 않으니까 말이야.
그런데 이토록 고운 색을 띠는 것이라니, 요사스럽지 않은가?
이 비늘은, 요 앞 바다에만 사는 ‘사람을 홀리는 물고기’의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어.
아름다운 비늘로 사람을 홀려서 홀라당 잡아먹는다는 거지.”

웃기지도 않는 이야기입니다. 비늘로 사람을 낚는 물고기라니, 말도 안 되잖아요?
하지만 어쩐지 찜찜합니다.
어두운 바다가 꼭 무언가의 시커먼 아가리처럼 보인다면…… 과민한 반응이겠죠?
괜히, 헛소문에 싱숭생숭해진 걸 거예요.
노인: 어이쿠!(낚싯대를 든 몸이 크게 휘청인다.)

: [행운] 판정해주세요.

Value: | 50/25/10 |
Rolled: | 52 |
Result: | Fail |
노인의 낚싯대가 크게 휘청이더니, 맥없이 튕겨 나옵니다.
끊어진 낚싯줄이 달랑달랑 흔들립니다…….

이런.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에 물고기가 떡밥만 먹고 도망가 버린 모양이군요.
노인: 아이고, 아이고!
노인이 낚싯대를 움켜쥐고 한탄합니다.

……이거, 우리 때문에 놓친 것 같죠?


노인을 등지고 부둣가를 걸어온 만큼 다시 되돌아갑니다.
여전히 파도는 성급하고, 엉망진창으로 흔들립니다.
파도소리가 어찌나 요란한지, 미노의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을 정도입니다.
괴팍한 바닷가를 따라 걷자니 노인의 이야기가 다시 떠오릅니다.
사람을 홀리는, 사람을 잡아먹는 물고기라니…….
괜히 등골이 오싹하네요.
파도소리 사이로, 무언가 기묘한 울음소리가……
[듣기] 판정해주세요.

Value: | 80/40/16 |
Rolled: | 44 |
Result: | Success |
들릴 리 없죠.
귀를 기울여도 들리는 것이라곤 거친 물소리와 밭은 숨소리뿐입니다.
……숨소리?
괴로운 숨소리는 분명, 미노의 것입니다.

..미노야? (돌아본다.)
고개를 돌리면, 미노가 숨을 쉬기 어려운 것처럼 헐떡이고 있습니다.
잠깐 사이에 새파랗게 질린 얼굴은 꼭 시체의 것처럼 보입니다.
간헐적으로 끊어지는 호흡이 심상치 않습니다.
눈이 마주치는 것과 동시에 핑, 급격한 현기증을 느낀 미노가 바닥으로 쓰러집니다.

갑자기 왜? 역시 아침에 먹었던 것이 좋지 못했던 걸까요?
아니면 바람이 너무 차서?
추위에 시달린 것일지도 모릅니다.




미노는 새하얗게 질린 손등으로 다짜고짜 현을 붙잡고 끌어당기고 입을 맞춥니다.
힘이 어찌나 센지 뿌리치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 밀쳐낼 경우, 근력 대항 판정 들어갑니다.
[근력] 판정해주세요.

Value: | 70/35/14 |
Rolled: | 94 |
Result: | Fail |
:
Value: | 40/20/8 |
Rolled: | 4 |
Result: | Extreme |
매달려오는 미노의 입맞춤이 이어집니다.
샅샅이 파고드는 입맞춤은 낭만, 애정 따위는 일말도 남지 않은 폭력적인 방식입니다.
한참 동안 매달리던 미노는 곧 미끄러지듯 떨어집니다.
다소 진정되었는지, 여전히 파리한 안색이지만 아까보다는 한결 나아 보입니다.
안정된 호흡이 천천히 드나듭니다.

...미노, 미노야. 괜찮아? 갑자기.. (숨을 내쉬며 횡설수설 떠들어댄다.)


몸 안 좋아 보여..

일단...안으로 들어가자..




상태가 좋지 못한 미노를 달래고 호텔로 돌아옵니다.
모래사장을 거슬러 올라가는 동안 미노도 다소 진정한 것 같습니다.
파도는 여전히 사납고 성급하지만 여기까지 닿을 수 없을테니, 걱정할 필요 없겠죠.
미노는 왜 그랬던 걸까요?
어딘가 아팠던 걸까요?
낯색이 희게 질린 것을 빼면, 잠잠한 얼굴은 평소와 다를 바 없습니다.
마치 그런 일은 없었다는 것처럼.
낮은 계단을 오르면 호텔의 문이 스르르 열립니다.
문 너머를 확인한 순간, 낮은 탄성이 새어 나옵니다.
로비는 온통 푸르스름한 물결에 둘러 쌓여 있습니다.

바닥의 반질반질한 대리석 위로 흩어지는 둥근 곡선들,
새벽 하늘처럼 창백한 색으로 천장을 물들인 푸른 조명,
빛이 부딪히고 쪼개지며 산산이 부서지는, 찬란한 광경……
아쿠아리움이 여기에 있었군요.
..
로비의 벽면을 대신 하던 검은 유리들은 잠에서 깨어난 것처럼 투명하게 너머를 내보입니다.
커다란 수조안으로 조명이 흔들리며 물결을 따라 헤엄칩니다.
은색의 비늘을 가진 물고기 때가 쏜살같이 눈앞을 지나가고, 그 뒤를 따라 느릿하게 해파리가 흐느적거립니다.
종이처럼 펄럭이는 납작 가오리, 휘적거리다시피 긴 집게를 휘두르는 키다리 게.
새파란 몸체의 블루탱까지……
꽤 그럴싸한 구성이군요.
바닷속을 들여다보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의 시선이 익숙한지 물고기들은 이쪽에 관심도 두지 않고 제 갈 길을 가느라 바쁩니다.
아스라이 흩어지는 물방울들은 덧없습니다.
바닥에 깔린 산호는 알록달록하지만 푸른 물 속에 잠겨 창백하게 보일 뿐입니다.
유리 안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을 때,
[행운] 판정해주세요.

Value: | 50/25/10 |
Rolled: | 29 |
Result: | Success |
금색의 길고 납작한 몸체를 가진 물고기가 저 아래의 돌더미 사이를 비집고 나옵니다.
반짝반짝 빛나는 비늘은 황금색에 가깝습니다.
잉어와 닮은 얼굴은 평범에 가깝지만 유난히 눈에 띄네요.
[자연] 판정해주세요.

Value: | 10/5/2 |
Rolled: | 70 |
Result: | Fail |
배 아래에 달린 지느러미라거나, 치맛자락처럼 생긴 꼬리 지느러미……
꼼꼼하게 살펴보지만 영 낯설기만 한 생김새입니다. 뭐하는 물고기람.

로비 중앙의 검은 유리관 또한 수조였던 모양입니다.
산호와 수초가 평화롭게 수면을 따라 몸을 흔들며 춤을 춥니다.
작은 물고기와 소라 몇 마리들이 사는 것을 빼곤 허전하군요.
마치, 아직 주인을 만나지 못한 것처럼요.
말가니 아쿠아리움을 바라보다 시선을 돌리면, 파란 조명이 창백하게 칠한 미노의 얼굴이 보입니다.
닿는 손등의 창백한 체온이……
창백한 체온?
무언가 이상합니다.
조명 탓이라면…… 미노의 손이 이토록 차가울 리가 없습니다.
겨울 날씨에 얼어 붙었다기엔 실내는 지나치게 따뜻합니다.

미노는 손 뿐만 아니라 어디를 만져도 얼음처럼 차디 차며, 안색 또한 새파랗습니다.
조명 탓이 아닙니다.


닿는 몸이 온통 차갑습니다.
떨어지려 해도 떨어지지 않으며, 오히려 옷 안으로 파고들기까지 합니다.
옷자락의 틈새로 들어온 손가락이 차가운 것은 둘째치고, 이곳은 1층 로비. 뒤에는 여전히 직원이 서 있습니다.
언제 다른 숙박객들이 내려오거나, 들어올지 모릅니다.


필요 없잖아, 방해되는데..(옷을 벗기려는 듯, 손이 옷자락을 잡는다.)

닿은 피부는 잠시간만 체온이 돌아오며,
이내 곧 다시 차갑게 변해버립니다.
어서 객실로 돌아가는 것이 어떨까요?



..
방에 도착할 때까지도 미노는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왜 이렇게 차가운 걸까요?
창백한 낯색이, 서늘한 체온이, 건조한 촉감이……
꼭 시체처럼 느껴집니다.
말하기 미묘한 공포감, 불쾌감과 함께 문을 열면, 아침과 별로 달라지지 않은 객실이 눈에 들어옵니다.
객실 내부는 딱 기분 좋은 온도가 유지되고 있습니다.
미노도 누워서 쉬고 나면 괜찮아질지 몰라요.
어딘가에 상비약이 있을 것 같은데……
짐작가는 곳을 보기 위해 고개를 드는 순간,
[민첩] 판정해주세요.

Value: | 50/25/10 |
Rolled: | 44 |
Result: | Success |
어느새 가까이 다가온 미노가 입을 맞춥니다.
그 입술이 낯설게 느껴지는 것은 분명 죽은 이의 것을 닮은 온도 때문이겠죠.
입술 뿐만 아니라 입안조차 건조하고, 삭막하게 말라 있습니다.
입술이 부딪혔다 떨어지고, 몇 번을 반복하고서야……
천천히 젖어들기 시작합니다.
꼭, 현의 것으로 젖는 것처럼요.
뒤에서 천천히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립니다.
띡, 띠디딕.
이 전자음은 분명 자동으로 잠금쇠가 돌아가는 소리일테죠.
문은 잠겼고, 방 안에는 미노와 현 둘 뿐입니다.
바깥과 단절된 방.
눈이 마주치자 기묘한 침묵이 흐릅니다.
잠시 떨어진 미노가 속삭입니다.

무엇을? 생각하기도 전에 다시금 입술이 닿습니다.

샅샅이 훔치지만 만족하지 못한 것처럼 몇 번이고 입술을 맞물리던 미노는 곧……
현의 옷자락을 헤집기 시작합니다.
마시고 싶다는 짧은 문장에는 성적인 뉘앙스가 가득합니다.
목이 타서 견딜 수 없다고 몇 번이고 반복해서 말하는 미노의 목소리는 평소와 달리 낮게 가라 앉은데다,
끄트머리가 갈라지고 있습니다
몸은 여전히 차가운데 연신
“뜨거워.”, “더워.”, “목이 말라.” 따위의 아이러니한 투정을 늘어 놓으면서요.








....
(곤란한 얼굴로 미노를 바라보는가 싶더니 천천히, 단추 윗단부터 풀어내기 시작한다.)


잠깐, 잠깐만 기다려... (우왕좌왕하던 손끝이, 천천히 지퍼로 향한다. 잠시동안 머뭇거리는가 싶더니 조심스럽게 끌어내린다.)











꿀꺽,
설명하기…… 부끄러운 무언가가 목구멍을 타고 넘어갑니다.
젖은 입술이 사이로 새어나온 것은 현의 정액이 분명합니다.
맛이 어땠는지는 구태여 묻고 싶지 않습니다.
미노는 만족감에 겨운 얼굴로 환하게 웃더니,
눈물을 떨굽니다.
눈물?
왜?
아팠던 걸까요?
혹은 맛이 좋지 못하다던가, 끔찍한 감각이라던가, 아니라면……
이유를 묻기도 전에 뺨을 타고 떨어진 그것이 손끝에 닿습니다.
감촉을 따라 시선을 내리면 희고 영롱한 것이 보입니다.
한 점의 상처도 없는 매끈한 표면과 은은하게 도는 광택…….
오래 지나지 않아 현은 그것의 이름을 떠올립니다.
진주.
미노가 흘린 것은 눈물이 아니라 진주였습니다.
[이성] 체크해주세요.

Value: | 44/22/8 |
Rolled: | 69 |
Result: | Fail |
: 이성 -1d3+3

rolling 1d3+3
()
+33
6
: [지능]판정해주세요.

Value: | 55/27/11 |
Rolled: | 39 |
Result: | Success |
: 1d5 굴려주세요.

rolling 1d5
()
5
5
: [광기]: 결벽증 입니다.
공포에 의해 발동된 방어 기재로 미노와의 접촉을 극도로 꺼림칙하게 여기게 됩니다.
일정 거리 이상 가까워질 경우 불쾌감을 느끼고, 미노에게 닿은 부분을 쉼없이 닦아내거나 도려내고 싶다는 충동이 일게 됩니다.
1d10 굴려주세요.

rolling 1d10
()
6
6
: 효과는 6시간동안 지속됩니다.(리얼타임)
현이 충격을 받건 말건, 미노는 한껏 기분 좋은 얼굴로 현을 바라봅니다.


..더, 더러워... 더러워졌어. (엉거주춤. 작은 몸을 밀쳐내지 못한 것은, 또 손이 닿을까하는 두려움이 이유였다.)
..씻고 올게. (티슈로 닦는것으론 만족하지 못할 모양인지, 급하게 도망치듯 화장실로 뛰쳐 들어간다.)





어떡해, 약이라도 발라야하는거 아니야?(상비약이..어디에 있지. 방 안을 급히 두리번거린다.)




객실은 흰 벽과 천장으로 둘러쌓여 있습니다.
[침대]를 비롯한 가구는 옅은색의 원목을 사용해 깨끗하고 환해 보입니다.
[테이블] 너머로 커다란 [액자]가 눈에 띕니다.
침대 머리맡에는 [협탁]과 [창문]이 나 있는 심플한 구조입니다.
침대 맞은편에 [욕실]로 이어지는 문이 딸려 있습니다.

넓고 푹신푹신한 침대.
침대가 넓다 못해 어찌나 광활한지, 셋이 누워도 거뜬할 정도입니다.
누군가 옆에 눕더라도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스프링이 탄탄합니다.
바스락거리는 천의 소리마저 기분이 좋습니다.

침대 밑에는 별다른 것이 없어 보입니다.

(창문으로 다가가본다.)
흰색 커튼이 얌전히 창을 가리고 있습니다.
커튼을 걷고 창밖을 본다면 아침에 보았던 바다의 풍경을 다시금 볼 수 있습니다.
아침이 밝은 탓인지 산책하는 이가 한 둘 보이기도 하는군요.

(협탁을 뒤져본다.)
침대 머리맡에 놓인 원목 협탁.
협탁 위에는 작은 무드등과 전화기, 그리고 빈 잔이 놓여 있습니다.
아마 내일이면, 체크아웃을 위한 모닝콜이 도착할 거예요.

옅은색의 원목 테이블.
고작 하룻밤을 머물렀기 때문에 테이블 위는 깨끗합니다만……
함께 나누었던 식사는 아직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이걸 어떻게 한담?
[아이디어] 판정해주세요.

Value: | 55/27/11 |
Rolled: | 49 |
Result: | Success |
체크인할 때 듣기론 객실의 청소 시간은 오후 3시라고 했으니까, 청소하는 직원이 치우러 오겠죠.
그냥 두고 가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관찰] 판정해주세요.

Value: | 65/32/13 |
Rolled: | 45 |
Result: | Success |
튀김 부스러기와 토마토 꼭지, 빵가루와 기름에 젖은 그릇……
그 사이로 어울리지 않는 물건이 눈에 띕니다.
은색 나이프입니다.
껍질을 깎을 과일도, 딱히 썰어 먹어야 하는 음식도 없었건만.
아침 식사 사이에 섞여, 잘못 올라온 걸까요?

(나이프를 들어서 살펴본다.)
별달리 특별한 점은 없는, 평범한 나이프입니다.

(곁에 있는 의자를 흘끔, 다가간다.)
아침을 먹고 나서며 놓아둔 그대로 비뚤어져 있는 의자.
파란 쿠션과 흰 쿠션을 끼워둔 원목 의자는 카달로그에나 나올 법한 세련된 디자인입니다.

부드러운 크림색의 테두리를 가진 커다란 액자.
긴 머리카락을 늘어뜨린 흰 여인의 흉상이 그려져 있습니다.
아무 것도 차려 입지 않은 여인은 자신의 긴 머리카락을 빗어 내리며, 비스듬히 어딘가를 바라봅니다.
주위로 절벽처럼 험난한 바위들이 서 있고, 녹색과 파란색, 흰색, 검은색을 섞어 칠한 바다의 표면이 불안하게 흔들립니다.

(그림을 더 살펴볼수 있나..?)
그림에서 더 눈에 띄는 점은 없는 것 같습니다.

(망설이다가 일단 조용히 욕실문으로 다가간다.)
움찔, 열려있는 문 사이로 인기척도 없이 다가온 현을 보고 놀란 미노가 조용히 눈만 꿈뻑입니다.
욕조와 샤워부스가 딸린 욕실.
별 다른 점은 없는 것 같습니다.


..가까이 가면 안돼?

..꼭, 꼭 붙어있을 필요는 없잖아.


(손끝을 가리듯 팔짱을 끼는 것처럼 제 품에 숨기고, 도리도리 고개를 내젓는다.) 나중에...

(기분이 풀어지면 다시 손을 잡아줄까. 흘긋, 눈치를 본다.)




...
미노와 현은 객실을 나섭니다.
미술관으로 향하기 위해 엘리베이터로 올랐습니다.
7층, 6층, 5층, 4층……
천천히 한 층, 한 층을 내려가는 동안 엘리베이터에 타는 사람은 하나도 없습니다.
엘리베이터 안에는 오직 두 사람 뿐입니다.
띵,
경쾌한 소리와 함께 엘리베이터가 2층에서 멈추자 천천히 문이 열립니다.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인어입니다.
2층까지 이어져 있는 정중앙의 원형 수조에서는, 놀랍게도…… 인어가 헤엄치고 있습니다.
상반신은 여인, 하반신은 물고기의 것과 같은…….
호텔, 미술관, 그리고 인어. 어울리지 않는 기묘한 배치입니다.
그것 또한 전시품이 아니라면!
아니, 그 이전에 실존하는 존재이긴 한 건가요?
물결을 따라 흔들리는 긴 머리카락, 어색하게 움직이는 물고기의 꼬리, 입가에 매달린 호흡기.
아, 인어가 아니라…… 스킨스쿠버였군요.
인어를 흉내낸 이가 원형의 유리관을 위아래로 헤엄칩니다.
“엄마, 엄마. 인어 공주님이 있어.”
들뜬 아이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중앙의 유리관에 찰싹 붙은 아이는 스킨스쿠버에게 연신 손을 흔듭니다.
스킨스쿠버가 부드럽게 헤엄치며 얇은 유리 너머로 꼬리를 흔듭니다.
어린아이라면 홀딱 넘어갈 광경이죠.
[듣기] 판정해주세요.

Value: | 80/40/16 |
Rolled: | 23 |
Result: | Hard |
종달새 같은 아이의 목소리를 따라 부모의 대화가 이어집니다.
“동화 모티브라고 하지 않았어?”
“그렇게 쓰여 있어.”
“애가 보기에는 너무 어려운 것 같아. 괜찮으려나.”
아이 옆에 선 부모는 나란히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고 있습니다.
[아이디어] 판정해주세요.

Value: | 55/27/11 |
Rolled: | 50 |
Result: | Success |
“그렇게 쓰여 있어.”
……그렇다는 것은 아마, 무언가를 읽고 있다는 것이겠죠.
어깨 너머로 슬그머니 바라보면, 부부가 읽고 있는 팸플릿이 눈에 띕니다.
미술관 같은 곳에는 으레 있기 마련인.
문 옆에 선 스탠드에는 팸플릿이 열과 행을 맞추어 꽂혀 있습니다.

* Hotel Ta-mera Exhibition *
주제 : 심해의 가장 아름다운 생물
일시 : 2018. 12. 1 ~ 2. 28 / AM 10:00~PM 19:00
장소 : 호텔 타 메라 2층 미술관
[관찰] 판정해주세요.

Value: | 65/32/13 |
Rolled: | 47 |
Result: | Success |
..무언가 뒷면에 더 적혀있는 것 같습니다.

(뒷면을 살펴본다.)
안데르센의 동화, 인어공주를 재해석한 미술 전시회인 모양입니다.
작가의 이름과 함께 짤막한 작가의 말이 적혀 있습니다.
그것은 어찌하며 가장 깊은 곳에서 아름다운가.
덧없는 것아, 어이하여 뭍에 머무르지 못하는가.
아름다운 것들은 왜 그리도 비참하고 무참한가.
나의 삶을,
아름답기에 비참하고, 무참하기에 아름다운 것에게 바친다.
“아, 심해의 가장 아름다운 생물이여!”
|Nesredna 作
[예술] 판정해주세요.

Value: | 45/22/9 |
Rolled: | 34 |
Result: | Success |
처음 보는 이름입니다.
이런 이름의 화가는 알지 못합니다.
무명 작가인 걸까요?



인어공주가 모티브인가봐. (미노에게도 보라는듯, 다른 팸플릿들을 눈짓한다.)

미술관 내부에는 예술품들이 적당한 위치에 전시되어 있습니다.
무엇을 기준 삼은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바닥을 보면 이동 방향을 알려주는 화살표가 그려져 있습니다.
따라 걸으며 천천히 작품을 구경할 수 있습니다.

유리로 빚은 섬세한 조각상.
눈에 익은 여인의 형상이 조명 아래에서 오색찬란하게 빛나고 있습니다.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여인은 몸을 움츠린 채 스스로를 끌어안고 있습니다.
마치, 이 추위를 견딜 수 없는 것처럼.
투명하게 빛나는 조각상은 아름답지만, 그렇기에 서늘해 보입니다.
[관찰] 판정해주세요.

Value: | 65/32/13 |
Rolled: | 24 |
Result: | Hard |
빛에 꿰뚫린 유리의 색이 어쩐지 눈에 익다는 생각을 합니다.
……아, 그래요. 미노가 아침에 삼켰던 살점이, 파도 아래에서 주웠던 정체 모를 것의 비늘이……
꼭 이런 색을 띠고, 빛을 머금고 있었죠.
우연일까요? 작품 카드에는 창백한 체온, 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흘끔, 잠시 미노를 바라본다.)


커다란 액자는 은색의 테두리 위로 섬세한 물결 무늬가 양각되어있습니다.
순결한 백색에 가까운 라인과 대조적이게도 어둡고 침침한 심해를 담고 있습니다.
가장 깊은 곳에 흰 물감을 사용해, 침몰하고 있는 여인을 그려 넣은 그림입니다.
작품 카드에는 심해의 가장 아름다운 생물, 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그림 속에는 오직 여인 뿐임에도.

(이어서 그림 B로 향한다.)
: 먼저 [관찰] 판정해주세요..!

Value: | 65/32/13 |
Rolled: | 100 |
Result: | Fumble |
물결을 따라 흩트러진 머리카락, 수심에 잠긴 조용한 얼굴, 유려한 곡선까지 섬세하기 짝이 없는 솜씨입니다만……
어째서일까요? 여인의 하반신은 화풍이 뭉개져서, 다리의 윤곽이 제대로 보이지 않습니다.
미술관의 내부를 눈으로 훑으면, 다른 그림과 조각상 또한 비슷한 여인을 그리고, 새기고 있습니다.

(방에서 봤던 그림도 똑같은 사람인가...)
(그림 B로 향한다.)
성난 파도가 해변을 덮치고 있습니다.
그 짠 내음이 여기까지 느껴지는 기분입니다.
파도의 아래, 쓰러진 여인은 밀려오고 쓸려가는 물결을 따라 흔들립니다.
흰 손가락이 여인, 스스로의 목을 파고들고…… 바닥의 모래를 덧없이 거머쥐고 있습니다.
그 모습이 꼭,
[아이디어] 판정해주세요.

Value: | 55/27/11 |
Rolled: | 63 |
Result: | Fail |
괴로워 보이는 군요. 어째서일까요? 바다가 그리워서? 목이 말라서?
[관찰] 판정해주세요.

Value: | 65/32/13 |
Rolled: | 47 |
Result: | Success |
그림의 오른쪽 위 끄트머리를 보면, 아주 작게 무엇인가 그려져 있습니다.
바닷가의 바위 뒤에서 여인을 훔쳐보는…… 또 다른 여인입니다.
놀란 눈을 커다랗게 뜨고 있습니다.
작품 카드에는 갈망하는 호흡, 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몸을 돌려 조각상 B로 다가가본다.)
여인은 흰 것이 가득 든 잔을 가슴 위로 들어올린 채, 무릎을 꿇고 있습니다.
목이 탔던 것일까요? 조각상의 입술이 희미하게 갈라져 있습니다.
울음이 가득한 얼굴이지만 눈물기는 보이지 않는군요.
그러나 매우 안타깝게도 그 잔에는……
희고 둥근 것.
진주만이 가득 담겨 있습니다.
아무리 목이 마르단들 진주로 어떻게 목을 축이겠어요?
[아이디어]판정해주세요.

Value: | 55/27/11 |
Rolled: | 78 |
Result: | Fail |
진주를 내다 팔면 얼마든지 목을 축일 수 있을텐데요. 어리석기 짝이 없는 여인이군요.
[관찰]판정해주세요.

Value: | 65/32/13 |
Rolled: | 67 |
Result: | Fail |
작품 카드에는 채워지지 않는 잔, 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여인은 긴 식탁의 끝에 앉아 있습니다.
흰 식탁보는 깨끗하고, 은식기는 환히 빛나지만……
그것이 다 무슨 소용이겠어요?
식탁 위에는 음식 한 점 놓여 있지 않은 걸요.
빈 식탁에서 눈을 들면, 그림 속 벽에 커다란 액자가 붙어 있습니다.
액자 속의 식탁에는 상 다리가 휘어질 정도의 진수성찬과 커다란 케이크가 차려져 있습니다.
여인은 무척 배가 고파 보입니다.
[관찰] 판정해주세요.

Value: | 65/32/13 |
Rolled: | 77 |
Result: | Fail |
작품 카드에는 그림 속의 만찬, 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전시된 작품 중 무엇 하나 기꺼운 것이 없습니다.
다 괴로워하거나, 불행하거나, 슬퍼하는 모습 뿐이니까요.
괜히 입맛이 씁니다. 이렇게 찝찝한 전시회도 드물겠어요.
미노는 괜찮은 걸까요?
액자에서 시선을 떼어내면 이쪽을 빤히 바라보는 미노와 눈이 마주칩니다.
: [심리학] 판정해주세요.

Value: | 10/5/2 |
Rolled: | 10 |
Result: | Success |
미노는 꼭, 디저트를 앞에 두면 이런 얼굴을 하곤 했었죠.
맛있는 것을 눈 앞에 둔…….
왜 그런 얼굴을 하고 있어?
채 의문을 던지기도 전에, 성큼 다가온 미노가 현의 목덜미를 깨뭅니다.

미지근한 입술이 닿고, 슬며시 벌어지고, 그 사이로 드러난 단단한 무언가……
미노의 이가 살결에 닿습니다.
미노는 망설임 없이 입안에 들어온 것을 베어 뭅니다.
어떤 소리도 나지 않았지만, 아찔한 아픔이 눈앞을 새하얗게 물들입니다.
애무도, 성적인 뉘앙스도 전혀 없는 행위.
그저 씹는 것에 불과한 고통.
미노는 현의 고통 따위 아랑곳 않고 다시 한 번 입을 벌립니다.
아침부터 계속해서, 미노의 행동이 이상하기 짝이 없습니다.
[아이디어] 판정해주세요.

Value: | 55/27/11 |
Rolled: | 4 |
Result: | Extreme |
숨 쉬기를 버거워하던 일, 뚝 떨어진 체온, 끊임 없이 호소하던 갈증과 눈물 대신 떨군 진주……
그리고 삼킬 것을 잘못 안 허기까지.
미노의 이상행동이 작품 속 여인과 행보를 꼭 같이 한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불가능한 일임에도, 분명히 그렇습니다.
[이성] 판정해주세요.

Value: | 38/19/7 |
Rolled: | 7 |
Result: | Extreme |
: 이성-1


내, 내가..
미, 미안해..무슨..





여인이 머리가 없는 사내를 끌어 안고 있습니다.
목의 절단면은 잘려나간 고기처럼 붉고, 흰 뼈가 섞여 있습니다.
여인의 흰 얼굴은 어느새 온통 피에 젖어 있고, 그 입술은 연신 무언가를 씹고, 삼키고 있습니다.
결코 입에 대서는 안 될 것을 흠뻑 음미하며, 환희에 가득 찬 여인의 눈이 현을 똑바로 바라봅니다.


Value: | 65/32/13 |
Rolled: | 35 |
Result: | Success |
사내가 잃은 것은 머리 뿐만이 아닙니다.
왼손의 손가락도 몇 개가 없고, 오른손은 뭉툭합니다.
발목에는 어째서인지 쇠사슬이 묶여 있습니다.
여인이 사랑한 이라기에는 지나치게 추레하고 볼품 없는 모습입니다.
세상의 그 어느 왕자도 이처럼 형편 없지는 않을 거예요.
작품 카드에는 완전한 미식, 진정한 사랑, 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 [아이디어] 판정해주세요.

Value: | 55/27/11 |
Rolled: | 14 |
Result: | Hard |
환희에 찬 여인, 목이 잘린 남자, 여인과 마주친 시선……
완전한 미식과 진정한 사랑.
여인은 정말로 사내를 사랑했던 것일까요?
그렇다면 여인은, 왜 죽어버린 사내가 아니라 이쪽을 바라보고 있을까요?
문득 깨닫습니다.
사내는 그저 식사에 불과했노라고.
여인의 진정한 사랑은 아마, 지금 이 자리……
현이 서 있는 곳에 서 있었을 것이라고.

그림을 들여다보던 현은 선뜩한 깨달음을 얻고, 천천히 고개를 돌립니다.
미노 또한 곧…… 아니, 현의 이야기를 해볼까요.
현 또한 곧, 그림 속 사내처럼 미노의 식탁에 오르게 될지도 모른다는 것을.
[이성] 판정해주세요.

Value: | 37/18/7 |
Rolled: | 56 |
Result: | Fail |
: 이성-1d3+3

rolling 1d3+3
()
+31
4

(To GM) rolling 1d100 > 60
()
42
42

(미노를 흘끗 바라본다.)


조각상이 서 있어야 할 자리에는 아무 것도 없습니다.
대신 전시대의 바닥에는 푸르스름한 파편들이 흩어져 있을 뿐입니다.
정밀한 계산을 따라 쪼개고, 다듬은 덕에 떨어진 모든 것들은 둥그스름한 모양을 갖추고 있습니다.
유리로 조각했노라면 물거품처럼 보였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 작품은 거무스름하게 녹이 슨 청동을 사용한 탓에, 창백한 푸른색을 띠고 있습니다.
[관찰] 판정해주세요.

Value: | 65/32/13 |
Rolled: | 71 |
Result: | Fail |
작품 카드에는 썩어 문드러진 물거품, 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아이디어] 판정해주세요.

Value: | 55/27/11 |
Rolled: | 74 |
Result: | Fail |
인어공주의 결말이 떠오르는 제목이에요. 그렇지 않나요?

(To GM) rolling 1d100 > 60
()
95
95
그때,
다시한번 미노가 현에게 달려듭니다.

이가 살갗을 파고드는 감각.
방금 전과 같은 행동입니다.




쌉싸래한 결말을 두고 등을 돌립니다.
뒤돌아서면 가려진 액자가 보입니다.
미술관에 걸린 마지막 작품입니다.
청색의 커튼은 완벽하게 그림을 가리고 있습니다.
두 팔을 활짝 벌려도 다 안지 못할 정도로 커다란 사이즈만을 짐작할 수 있을 따름입니다.
왜 가려둔 걸까요?
마지막 작품이 분명한데도 말이에요.
그 작품 앞에서 서성거리는 미노와 현을 발견한 직원이 다가와서 설명합니다.
“방금 보신 조각상이 마지막 작품입니다, 고객님.”
가려진 액자가 아직 하나 남았는데도 말이에요.

저, 이건 그림 아닌가요..?
직원: 이 작품은 공개 예정이 없습니다.

Value: | 40/20/8 |
Rolled: | 88 |
Result: | Fail |
Value: | 20/10/4 |
Rolled: | 77 |
Result: | Fail |
말을 마친 직원은 원래 자리로 돌아갑니다.


Value: | 20/10/4 |
Rolled: | 4 |
Result: | Extreme |
현은 직원 몰래 그림에 다가가는 것에 성공합니다.

.. (커튼을 슬쩍 걷어본다.)
청색의 커튼을 걷어내자, 애틋하게 서로를 끌어안은 두 여인이 보입니다.
여태까지 현이 보아온 그림 속 흰 여인은 검은 여인을 끌어안은 채로 잔에 입술을 묻고 있습니다.
잔에는 말로 형용하기 어려운 짙은 색의 무언가가 들어 있습니다.
그것을 마시는 흰 여인은 사랑에 겨운 얼굴로 눈을 내리 뜹니다.
생명수라도 마시는냥, 달디 단 술을 삼키는 것처럼.
흰 여인을 끌어안은 것은 검은 여인.
혈색이 붉은 얼굴은 마찬가지로 사랑에 젖어 있습니다.
힘없이 쥐고 있는 은색의 나이프가 얼룩덜룩하게 젖어 있습니다.
잔에 든 것과 같은……
말로 형용하기 어려운 짙은 색으로.
[관찰] 판정해주세요.

Value: | 65/32/13 |
Rolled: | 18 |
Result: | Hard |
커튼의 그림자가 드리운 탓에 미처 보지 못했는데,
자세히 보니 두 여인의 팔은 각각 피에 젖어 있습니다.
심해의 여인의 팔에서 흐르는 피는 새파란 색으로, 상당히 이질감이 듭니다.
그에 반해 육지의 여인의 팔에서 흐르는 피는 선명한 붉은색입니다.
작품 카드에는 붉은 육지와 푸른 바다의 경계선, 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끌어안은 두 여인의 너머, 벽에는 [They lived happily ever after.] 라고 쓰여 있습니다.
현과 미노가 작품을 감상하고 있던 와중, 어느새 돌아온 직원이 커튼을 다시 내립니다.
공개적인 장소에 전시하기 곤란하다는 설명이 이해가 갑니다.
여인에게 왕자 따위 존재하지도 않다니!
여인과 여인이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라는 결말을 맺다니!
인정하고 싶지 않았겠죠. 구시대적인 발상입니다.

안보여주던 이유가 이거였나..
직원: 갑자기 이러시면 곤란합니다..(그림을 다시 커튼으로 덮은 후, 제자리로 돌아간다.)

: [아이디어] 판정 가능합니다.

Value: | 55/27/11 |
Rolled: | 65 |
Result: | Fail |
무언가 떠오를법도 했지만..마땅히 생각나는 것은 없군요.

그만 돌아갈까.










...
객실에 도착하면, 어느덧 창밖으로 저녁 노을이 지고 있습니다.
겨울의 일몰은 특히나 짧으니 금세 완전히 어두워질테죠.

이성을 잃은 미노는 계속해서 노골적으로 다가옵니다.
입맛을 다시거나, 어딘가를 깨물거나, 빨아 들이거나.
무딘 이로 사람의 살점을 뜯는 것은 무리일테지만……
그렇다고 현의 고통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 [근력] 판정해주세요.

Value: | 70/35/14 |
Rolled: | 92 |
Result: | Fail |
:
Value: | 40/20/8 |
Rolled: | 17 |
Result: | Hard |

Value: | 40/20/8 |
Rolled: | 76 |
Result: | Fail |

: [근력] 판정해주세요.

Value: | 70/35/14 |
Rolled: | 81 |
Result: | Fail |
:
Value: | 40/20/8 |
Rolled: | 46 |
Result: | Fail |
주춤거리던 미노가 다시금 달려듭니다.
[근력] 판정해주세요.

Value: | 70/35/14 |
Rolled: | 85 |
Result: | Fail |

Value: | 40/20/8 |
Rolled: | 70 |
Result: | Fail |
..윽.
: [근력] 판정해주세요.

Value: | 70/35/14 |
Rolled: | 23 |
Result: | Hard |
:
Value: | 40/20/8 |
Rolled: | 39 |
Result: | Success |
현은 미노를 밀어냅니다.
근력 대항에 성공할때마다 행동 한가지씩을 할 수 있습니다.


: [근력] 판정해주세요.

Value: | 70/35/14 |
Rolled: | 40 |
Result: | Success |
:
Value: | 40/20/8 |
Rolled: | 23 |
Result: | Success |

: [근력] 판정해주세요.

Value: | 70/35/14 |
Rolled: | 19 |
Result: | Hard |

Value: | 40/20/8 |
Rolled: | 18 |
Result: | Hard |
지치지도 않는지, 미노는 다시금 현을 향해 달려듭니다.
[근력] 판정해주세요.]

Value: | 70/35/14 |
Rolled: | 98 |
Result: | Fail |

Value: | 40/20/8 |
Rolled: | 38 |
Result: | Success |
하아,(현의 목덜미를 노리고 힘껏 깨문다.)
Value: | 40/20/8 |
Rolled: | 3 |
Result: | Extreme |
미노는 피가 날정도로 현의 목덜미를 물어뜯습니다.
[건강] 판정해주세요.

Value: | 60/30/12 |
Rolled: | 90 |
Result: | Fail |
: HP-2

(떨리는 손으로 다시금 미노를 밀어낸다.)
: [근력] 판정해주세요.

Value: | 70/35/14 |
Rolled: | 48 |
Result: | Success |

Value: | 40/20/8 |
Rolled: | 86 |
Result: | Fail |
현은 미노의 몸을 힘껏 뿌리쳐냅니다.


: [근력] 판정해주세요.

Value: | 70/35/14 |
Rolled: | 18 |
Result: | Hard |

Value: | 40/20/8 |
Rolled: | 77 |
Result: | Fail |


: [근력] 판정해주세요.

Value: | 70/35/14 |
Rolled: | 27 |
Result: | Hard |

Value: | 40/20/8 |
Rolled: | 38 |
Result: | Success |
현은 달려드는 미노를 저지하는데 성공합니다.


: [근력] 판정해주세요.

Value: | 70/35/14 |
Rolled: | 84 |
Result: | Fail |

Value: | 40/20/8 |
Rolled: | 22 |
Result: | Success |
Value: | 40/20/8 |
Rolled: | 99 |
Result: | Fumble |
(현의 손목을 힘껏 깨문다.)
Value: | 40/20/8 |
Rolled: | 45 |
Result: | Fail |
성급했던 탓일지, 미노는 손목을 살짝 문 채 입이 떨어져버립니다.
[근력] 판정해주세요.

Value: | 70/35/14 |
Rolled: | 81 |
Result: | Fail |

Value: | 40/20/8 |
Rolled: | 20 |
Result: | Hard |
(현의 손목을 다시금 물어뜯는다.)
Value: | 40/20/8 |
Rolled: | 98 |
Result: | Fumble |
아차, 입이 현의 손목에 닿지도 못한 채, 그만 미끄러져버립니다.

: [근력] 판정해주세요.

Value: | 70/35/14 |
Rolled: | 74 |
Result: | Fail |
:
Value: | 40/20/8 |
Rolled: | 6 |
Result: | Extreme |

Value: | 40/20/8 |
Rolled: | 93 |
Result: | Fail |
미노의 입은 현의 어께를 살짝 물고, 바로 떨어져나갑니다.
[근력] 판정해주세요.

Value: | 70/35/14 |
Rolled: | 5 |
Result: | Extreme |
:
Value: | 40/20/8 |
Rolled: | 23 |
Result: | Success |
현은 미노를 다시 밀쳐내는데 성공합니다.

칼을 들고 미노의 팔을 긋습니다.
미노의 팔에서는 믿을 수 없게도, 새파란색의 피가 흘러나옵니다.
푸르스름한 색은 도저히 육지의 이가 흘리는 것이라곤 믿을 수 없는 것입니다.
손에 닿은 피부가 서늘합니다.
창 밖의 바다는 유난히 창백하고……
현실감 없는 이 광경에서, 현을 현실로 끌어 당기는 것은 짙은 쇠비린내와 짭조롬한 바다내음입니다.
현의 팔을 그으면 붉기만한 피가 피부를 적십니다.
상처의 통증, 살점이 벌어지는 감각, 날붙이가 몸을 가르는 촉감……
모두 불쾌하기 짝이 없습니다.
잔에 담긴 피는 소리도 없이 서로에게 스며듭니다.
더 이상 붉지도, 파랗지도 않은 애매모호한……
말로 형용하기 어려운 짙은 색.
독과 같은 액체가 잔에서 찰랑입니다.
미노는 언제나 그것을 바라왔던 것처럼 잔에 입술을 묻습니다.
눈을 내리 깐 얼굴은 사랑에 겨워 있습니다.
생명수라도 마시는냥, 달디 단 술을 삼키는 것처럼.
마지막 모금이 완전히 목을 타고 넘어가면……
깜빡,
깜빡,
깜빡.
이런, 피를 너무 많이 흘린 걸까요?
순식간에 시야가 아득해지고, 눈앞이 깜깜하게 내려 앉습니다…….
정신은 침잠하고 침잠해, 깊은 곳으로 침몰합니다.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정도로 멀리, 영원히, 안녕히.
……
눈을 뜨면, 보이는 것은 흰 천장.
언제…… 침대에 누웠더라?
기억나지 않습니다.
미노 또한 옆자리에 누워 곤히 자고 있습니다.
지난 날의 일이 꿈인가 싶지만, 팔의 상처가 아릿합니다.
미노의 팔에도 긴 자상이 그어져 있습니다.
빈 잔과 칼은 온데간데 사라졌지만, 중요한 것은 아니겠지요.
미노의 안색은 편안하고, 호흡은 일정하며, 상처는 불그스름합니다.
따뜻한 체온이 손끝에 닿으면, 그제서야 실감합니다.
아, 이상한 이야기들은 모두 끝났다고.
우리의 결말 또한 오래오래 행복할 것이라고……
창밖으로 익숙한 풍경이 보입니다.
고즈넉한 겨울의 바다.
어쩐지 쓸쓸해 보이는 풍경……
여인은, 그래서 뭍으로 올라오고자 했던 걸까요.
짠 내음이 나는 물 대신 애매한 감성에 젖었을 때, 인터폰이 울립니다.
“룸서비스가 도착했습니다.”
잔잔한 해당화 향기와 함께.
END 4. 오늘의 룸서비스입니다.
유현 생존
송미노 생존
-
[창백한 체온]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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