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날이 몸집이 커지고, 거무죽죽하고 붉게 번들거리던 피막은 차츰 무두질된 가죽과 같은 질감으로 변해갑니다.
불분명하게나마 인간의 이목구비 같은 형상도 알아볼 수 있을 만큼 두드러집니다.
???: ㅂ, 밥.
배, 고파..
유현: ..아, 미안. 배고팠구나.. 금방 가져다줄게. (흘긋, 이번에도 양동이를 가져와 안으로 고기를 슬쩍 넣어준다.)
???: ...
다른 거..
유현: ...응?
고기.. 좋아하지 않아?
???: 다른 음식..
요리, 해줘.
유현: ..요리.. (어벙벙한듯 자리에서 쭈뼛거리다 고개를 꾸벅인다.) 그럼.. 잠깐 기다려줄래?
???: 응..
유현: (서둘러 지하실에서 올라와 주방으로 향한다.)
...
현은 주방으로 향합니다.
유현: ...음... (요리 해달라고는 했지만.. 집에 있는 재료라곤 고기 뿐인데. 구워서 가져다주면 좀 나으려나. 냉장고에서 고기 몇 덩이를 꺼내와 적당히 간을 쳐서 구워낸다. 이번에는 양동이가 아니라 접시 위에, 노릇노릇한 고기를 올려둔다.) ... (힐끔, 포크같은건... 아무리 그래도 사용 못하겠지. 그래도 혹시 모르니 하나를 챙겨 들고 다시 지하실로 향한다.)
현은 다시 지하실로 향합니다.
???: ..밥..
유현: 응, 미안. 기다렸지. (들고 있던 접시를 우리 안쪽으로 밀어넣다가 힐끔거린다.) ..이거, 뜨거운데. ..먹을 수 있겠어?
???: ..(깜빡깜빡, 고개만 갸웃거리다가 평소 먹는 것처럼 음식에 입을 댄다.)
...!
유현: (꿈뻑)
???: (크게 입에 고기를 물었다가 뜨거운지 콜록거린다.)
유현: ...! (덩달아 화들짝 놀란다.) ..무, 물 가져다 줄까?
???: 콜록콜록...(꾸벅꾸벅)
유현: (허겁지겁 뛰어가듯 지하실에서 빠져나온다. 주방에서 컵에 물을 한껏 담은 뒤 다시 성큼성큼 지하실로 내려와 아이의 입가에 가져다준다.) ..마시면 좀 나을거야.
아이는 서툰 몸짓으로 컵을 잡고 물을 마십니다.
???: ..끅.
(꿈뻑이며 고기와 현을 불안하게 번갈아 바라본다.)
유현: ..... (깜빡. 가만히 바라보기만 하다가 뒤늦게 알아챈듯 몸이 덜컹 떨린다. 황급히 포크를 들어서 조각 하나를 콕 찍고, 호호 불어 식힌 다음 아이의 입근처로 내밀어준다.) 여기.
???: ...우물..(덥썩, 조금 망설이다가 입에 물고 우물거린다. 한참을 우물거리더니 꿀꺽, 하는 소리와 함께 고기를 목으로 넘겼다.)
맛..
맛있어.
유현: ..그, 그래? (입맛이 바뀐건가. 그래도 제 요리가 맛있다니 기분은 좋았다. 조각 하나를 더 찍은 다음, 아까처럼 열기를 식힌 뒤에 입에 물려준다.)
???: ..얌..(열심히 현이 건네주는 고기를 받아 우물거리며 먹는다.)
...
...
며칠이 지났을까요.
현은 그날 밤새 아이를 돌보다가 그만 집에서 깜빡 잠이 들었습니다.
현은 어두컴컴한 집 안에서 눈을 뜹니다.
그믐인지 달이 뜨지 않아 바깥도 캄캄합니다.
어쩐 일인지 이 날 지하실은 불이 모두 꺼져 있었습니다.
어쩌면 누전 차단기가 내려간 것인지도 모르지만,
스위치를 올리면 불은 환하게 들어옵니다.
불을 켜기 전 현은 어둠 속에서 이쪽을 바라보는 뚜렷한 시선을 느낍니다.
그 전에는 받아본 적 없는 감각입니다.
불을 켜면 여느 때의 그것이 있어야 할 장소에 나신의 인간이 등을 돌린 채 서 있습니다.
천천히 현이 있는 쪽을 향해 몸을 돌리는 인물의 얼굴은....
...그리운 미노입니다.
유현: ..... ..미노, 야?
송미노: ...현아..
유현: 그.. 어.. 이게, 어떻게..
(주춤주춤, 우리 근처로 다가가본다.) 지.. 진짜 미노야?
송미노: 미노야...
유현: ...미, 그.. 미노야.. 진짜, 진짜로 미노 맞는거지..? (재차 확인이라도 받듯 물어보다가 우리 안쪽으로 손을 길게 뻗는다.)
송미노: ...(말없이 고개만 꾸벅이다가 따라서 손을 뻗는다.)
손이 닿으면, 확인이라도 해주듯 부드러운 피부의 감촉과 함께 따뜻한 체온이 느껴집니다.
유현: .. ... (벌어져 있던 입술이 파르르 떨리자 꽉 깨물어버린다. 놓으면 날아가버릴까 꽉 잡고 있다가 살짝 제게로 끌어당겨본다.) ..어떻게 된거야..?
송미노: ..사실.. 나도 잘 모르겠어.
그냥, 눈을 떠보니 여기였는데..
유현: ..그, 그럼.. 주... 아니, 살아있는거 맞지? (죽었다는 말을 입에 담고싶지 않았다. 다른 손도 우리 안으로 뻗어서 양 손으로 꼭 미노를 붙잡는다.)
유현: ...! (기쁜듯 입꼬리가 파르르 떨리기까지 한다. 미노의 목소리가 채 끝나기도 전에 훅훅 고개를 꾸벅인다.) 응, 응. 바다, 가고 싶어. 꼭 같이 가자.
송미노: 좋아, 그..바다가 잘 보이는 호텔이 있다고 들었거든. 거기 예약해둘게. 내일 같이 가자.
유현: 응, 좋아. 데이트.. 그게, 너무 꿈만 같아서.. (한껏 들뜬 바람에 이래저래 쓸데없는 말까지 횡설수설 떠들어댄다.)
송미노: 응응, 나도..꿈꾸고 있는 것 같아. 지금은 너무 늦었으니까, 마저 같이 자러 갈까? 같이 꼭 안고서..
유현: (이번에도 말이 다 끝나기도 전에 고개가 끄덕거려진다. 몇 번째 대답인지 알 수가 없었다.) 응, 너무.. 너무 좋아.
송미노: (주변을 둘러보다가 익숙하게 침대가 있는 방으로 손을 이끈다.)같이 가자..
유현: (미노의 손을 꼭 잡고 쫄래쫄래 따라 걷는다. 하늘 위를 떠다니듯 둥둥 발걸음이 가벼워보인다.)
송미노: (옷장에서 대강 가벼운 잠옷을 걸치고, 침대에 눕는다. 옆으로 오라는 듯, 옆자리를 툭툭 두드려보기도 하면서.)
유현: (곧바로 쪼르르 침대 곁으로 다가가 미노의 옆자리에 몸을 뉘인다. 평소처럼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에 가슴이 벅찰 지경이었다. 익숙하면서도 익숙하지 않은 손끝이 미노에게로 향하다가 이내 꼭 제 품에 끌어 안는다.)
송미노: ..움(투정이라도 부리는듯한 목소리가 품에서 웅얼웅얼 새어나온다. 익숙하고 따뜻한 품이 퍽 기분좋게 다가와서, 저도 꼭 마주 끌어안은 채 품에 파고들었다. 등을 찬찬히 토닥이며 현을 불러본다.)좋아해 현아...
유현: (들려오는 목소리에 고개가 아래로 향한다. 몇 번이나 입술을 달싹이더니 저도 따라서 조곤조곤 목소리를 내어본다.) ...나도, 사랑해. 미노야.. (전보다 더 힘을 주어 품에 꼭 끌어안으면서 꾹 깨물고 있던 입술을 놓는다.) 이제 어디 안 가는거지..?
송미노: (품에서 훅훅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 느껴진다.)응응, 계속 옆에 있을게.(달래주기라도 하듯 품에 뺨을 부비다가, 장난스레 말을 건네본다.)옆에 없는동안 많이 외로웠어?
유현: .... (부빗대는 익숙한 감촉에 무어라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이 몰려온다. 걱정시키고 싶지는 않은데. 미노의 물음에 꾹 목이 메이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당연히, 난 미노 네가 없으면 아무것도 못하니까.. 혼자 잠드는게 싫고, 아무도 없는 집으로 돌아가는 건 무서웠어.
..네가 내곁에 없다는걸, 숨 쉴 때마다 확인받는 기분이 들어서...
송미노: ...(장난스럽던 입꼬리도 목소리를 들을때마다 차츰 내려간다. 흘긋, 현의 얼굴을 곁눈질했다가 다시 꼭 끌어안았다.)..나도, 네가 없이 지내는건 상상하기 어려울 것 같아..
두고가서 미안해.
유현: 미노, 네 잘못이 아닌걸.. (슬슬 고개를 가로 젓는다. 품에서 느껴지는 온기를 조금이라도 놓칠까, 팔에 단단히 힘을 주고 있었다.) 앞으로 계속 있어준다고 했으니까. ...그렇지?
송미노: 으응, 옆에 계속 있을 테니까..너도 옆에서 계속 함께 있어줘. 앞으로도..(끌어안은 팔에 꼭 힘을 주면서 품에 파고든다.)
..잘 자, 현아.
유현: (편히 잘 수 있도록, 그제서야 안던 팔에 힘을 살짝 풀어준다. 대신 등을 살살 어루만지듯 토닥이며 작게 속삭인다.) ..응, 미노 너도. 좋은 꿈 꿔.
...
....
다음날, 미노는 현을 이끌고 호텔로 향합니다.
이미 호텔에는 예약을 해 두었는지, 능숙하게 차를 몰아 해변으로 향했습니다.
차 내분의 라디오 일기예보로, 내일부터는 날씨가 나빠질 전망이라는 일기예보가 들려옵니다.
송미노: 날씨가 나빠지기 전에 와서 다행이다. 그렇지?
유현: 응, 운이 좋았어. (훅훅 고개를 꾸벅인다.)
송미노: 여기 호텔이..가장 전망이 좋다고 들었거든.
이왕 올거, 간만에 나오는거니까 전망 좋은 곳이 좋겠지.
유현: 기대한 것보다 훨씬 더 마음에 들어.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어설픈 칭찬을 내뱉어보다가 말이 조금 이상하다는 생각에 주춤거린다.) 엄청.. 엄청 기대했다는 뜻이야.
송미노: 그래? 그럼 다행이지만..(얼굴을 가만 바라보다가, 어색하게 눈을 굴린다.)
저, 현이야..
유현: ..응? (눈에 띄게 밝은 얼굴을 하며 둘러보다가 미노를 바라본다.)
송미노: ..미안해.
유현: ..? (깜빡) ..뭐, 뭐가?
송미노: 현아.. 혹시, 말인데..
유현: (미노가 마저 얘기하길 기다리듯 가만히 바라만 보고 있다.) ..응.
송미노: (눈을 마주하기 어려운지 시선을 내리깐다.)..나를 죽이지 않을래?
유현: .... ... (가만히, 잘못들은 건가 싶어서 그대로 굳어있다가 다시 한번 되묻는다.) ...응?
유현: .... (달래주듯 등 뒤로 손을 토닥토닥, 약하게 두드려본다.) 계속.. 같이 있어주겠다고 했으면서... ..내가 혹시 뭔가 잘못한거야?
송미노: 아니, 아냐..잘못한거 하나도 없어.(저도 현을 마주 꼭 끌어안다가, 슬금 현의 무릎 위로 올라간다.)..대신..안아주면 안될까?
나도..너랑 더 함께 있고 싶어.
유현: (무릎 위로 올라오자 평소보다 시야가 높아진다. 그런 미노의 눈을 좇듯 눈동자를 움직이다가 바짝 마르게 느껴지는 입술을 달싹거린다.) 함께 있고 싶은데... 왜 그런걸 물어보는 건데..?
송미노: ..으응? 그냥, 이왕이면..좀 더 가까이 하고 싶어서..(묘하게 열기어린 시선이 눈을 굴려 현을 바라본다. 재촉이라도 하는 걸까. 쪽쪽, 뺨에 입을 맞춰본다.)
유현: 그게, 무슨... (아까부터 좀처럼 이해하기 어려운 말뿐이었다. 머뭇대던 입술을 여러번 달싹거리다가 제 뺨에 입술이 닿자 두 눈이 빠르게 깜빡거린다. 얼마만에 느껴보는 애정어린 입맞춤인지. 주춤거리며 잠시 그렇게 망설이고 있다가 고개를 돌려 미노의 입술에 제 입을 천천히 맞대어본다. 아랫입술을 약하게 베어 물다가, 벌어진 입술 새로 혀를 집어 넣어 본다. 오랜만이라, 모든게 조심스럽고 서툴게만 느껴졌다.)
송미노: ..으흡, (입술을 천천히 맞대다가 아랫입술을 살짝 물면서 벌어진 틈과 함께 혀가 밀려들어와 숨이 틀어막혔다. 밀려들어온 혀를 천천히 맞대다가, 조심스러운 움직임에 따라 저도 천천히 느릿하게 혀를 얽어본다. 현을 꼭 끌어안은 채, 무릎 위에 올라간 몸이 천천히 다리 사이를 부비적거리기 시작한다.)
유현: .. (틀어막힌 입술 새로 간간이 혀를 뒤섞는 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기도 했다. 아직도 뭐랄까, 현실감이 들지 않아서. 평소와 달리 입을 맞추는 동안에도 종종 슬쩍 눈을 떠서 미노의 얼굴을 확인해본다. 미노와 함께 하고 있는 것이 맞다는 걸 계속해서 확인받고 싶었다. 제 다리 위로 부비적거리는 감촉에 몸을 흠칫 떨다가 주춤주춤 손을 내려 얄팍한 허리춤에 멈추어 선다. 상의 안으로 조심스럽게 밀어 넣어진 손이 여린 살결을 부드럽게 쓰다듬어 본다.)
송미노: (얽어오는 혀 사이로 조금씩 더운 숨이 섞인다. 묘하게 조심스러운 것도 같은데. 시간감각이 확실치 않은 탓에 저도 현실감이 나질 않지만, 그보다 더 저와 떨어져 있었던 현은 오죽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입맞춤에 집중하다가, 문득 상의 틈으로 들어온 따뜻한 손이 닿는 감각에 움찔, 몸이 떨린다. 오랜만인 탓인지, 아에 새 몸이어서 그런 것인지. 어쩐지 감각이 생소하게만 느껴졌다. 다소 간지러운 감각에 간간히 어께를 움츠리면서도 부비적거리는 움직임은 멈추지 않았다.)
유현: (제 손이 닿자 작은 몸이 움찔 떨려온다. 놀라게 할 생각은 없었는데. 달래주듯 제 손끝이 닿았던 허리춤만 한동안 어루만지고 있었다. 질척한 타액이 뒤엉키고, 그만큼 숙이 막혀온다. 목 뒤로 넘어가는 것이 누구의 호흡인지는 알지 못했다. 알 필요도 없었고. 갈구하듯 집요하게 혀를 좇아가고, 슬슬 미노의 숨이 막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슬쩍 입술을 떨군다. 오랜만인 탓에 더욱 애달픈 마음이 들기도 했으나, 몰아붙이고 싶지는 않았다. 저 스스로도 의식하지는 못했지만 손길이나 시선이나, 그 모든것이 이전보다 더 조심스럽게 대해주고 있는 것 같았다. 쪽, 입술이 떨어지자 물기어린 소리가 귓가를 울린다. 작은 호흡이 입밖으로 흘러나온다.) ..미노야, 좋아해.
송미노: ...(얽어오는 혀가 집요하리만치 제 혀를 쫓는다. 저도 입을 맞추고 싶었던 마음이 굴뚝같았기에 입을 떼지 않고 고집을 부렸건만, 먼저 숨이 벅차오는 것은 자신이었다. 끌어안듯 꼭 두른 팔이 작게 파르르 떨리다가, 겨우 입을 떨구자 크게 숨을 몰아쉰다.)...으흣, 하아, 하..(얼굴이 떨어지자 벌써부터 다소 몽롱한 시야 사이로 현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그것도, 듣기 좋은 목소리와 함께. 의식하지도 못하는 새에 입꼬리가 작게 끌어올려졌다. 그렇게 오래 떨어져 있었는데. 여전히 변함없는 애정을 받는 느낌이 들었던 탓일 것이다.)나도, 나도 좋아해.(따라서 성급하게 말을 덧붙여본다. 현이 없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을 것 같은데. 현은 그간 어떻게 지냈던 것인지. 놓치지 않겠다는 듯, 팔에 꼭 힘을 준 채 몸을 붙인다. 밀착하듯 붙은 몸이 느릿하게 부벼짐과 동시에 조금씩 쾌감이 몸을 타고 올랐다.)
유현: ..하.. (뒤섞인 숨소리 사이로, 제가 원하던 대답이 들려온다. 불안하던 마음에 조금은 안도감이 맴도는 것 같았다. 그간 이 체온을, 감촉을, 어떻게 잊고 살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아니, 잊은 게 아니라 잊으려고 노력했던 것뿐이겠지만. 좋아한다는 말도 더이상 못 들을 줄 알았는데. 저도 덩달아 입꼬리에 옅은 미소가 맺혔다. 이전보다 더 거리가 가까워지고, 조금의 틈도 허락하지 않는듯 바짝 붙은 몸이 살살 부빗대며 열기를 더해간다. 그 몸짓에 부응하듯 작은 몸을 덮고 있던 상의를 그대로 쭉 끌어올려 벗겨내어 준다. 물론 갑작스레 벗기려 들면 놀랄지도 모르는 일이었으니까. 옷자락을 잡아 올리기 직전, 벗겨 줄게. 하고 조곤조곤 작게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훤히 드러난 몸을 눈으로 훑다가 등 뒤로 손을 옮겨 후크도 조심스럽게 풀어 주었다. 혹여 춥지는 않을까, 제 손으로 살살 등을 쓰담아 주기도 하면서.)
송미노: 으흐, 아..(맞닿은 몸의 열기가 기분이 좋았다. 덩달아 몸을 타고오르는 쾌감도. 허리를 타고 조금씩 찌르르 울리는 쾌감에 집중하다가, 벗겨준다는 작은 목소리에 덩달아 고개를 작게 끄덕여보인다. 이후 상의를 끌어올린 탓에 보았을지는 모르겠지만. 겉옷이 벗겨지자 찬 공기가 맨살에 닿는다. 조금 추울법도 했지만, 이미 달은 열기 탓인지 그다지 신경쓰이지는 않았다. 곧 등을 쓰담던 손이 조금 더 윗쪽을 지나가자 가슴팍을 죄던 느낌이 사라진다. 오래간만에 몸을 맞대는 것인데, 오로지 눈이 현의 얼굴을 쫒던 탓인지 부끄러움도 잊은 채 계속해서 몸을 움직이고 있었다.)
유현: (몸을 죄던 속옷을 팔에서 완전히 끌어내려 침대 밑으로 내려둔다. 서로의 몸이 마찰되는 감각이 계속 될 수록, 잊고 있던 열기가 스멀스멀 몸을 타고 올라오는 기분이 들었다. 몸 뿐만 아니라 얼굴에도 몰린 열은, 제 양 뺨을 보기 좋게 물들여 놓았다.) ...으음.. (미노의 눈을 열심히 좇던 것은 저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잠시라도 시선이 다른곳으로 튕겨나가면, 그 잠깐의 틈을 참지 못하고 다시금 얼굴을 향해 눈동자를 굴린다. 덕분에 몸 위로 더듬거리는 손이, 평소보다 더 서툴게 더듬거리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지만. 등에서 허리로 옮겨온 손이 차츰차츰 위로 향한다. 속옷에 뒤덮여 있던 여린 살을 제 손바닥에 조심스럽게 담고 주무르듯, 혹은 어루만지듯 손바닥과 손가락을 살살 움직여 본다. 목덜미에 입술을 부비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고.)
송미노: ..으, 아흐..(현의 얼굴을 열심히 쫓던 눈이 흠칫, 찌푸려진다. 허리 즈음에 가 있던 손이 가슴팍을 천천히 주무르던 탓이었다. 아랫입술을 잘근 씹으며 쾌감에 간간히 새어나오는 목소리를 겨우 눌러낸다. 항상 목덜미에는 잇자국이나 붉고 푸른 멍이 가득했는데. 흔적도 없이 새하얀 목덜미 위로 현의 입술이 닿는다. 대부분의 이들에게는 당연한 일일 테지만, 전혀 통증이 없는것이 새삼 신기하게만 다가왔다. 와중에도 끊임없이 오르는 쾌감에 조금씩 몸이 움찔 떨려온다.)
유현: (쪽쪽, 제 입술이 내려 앉는 목덜미가 예전과 달리 상처 하나 없이 깨끗했다. 묘한 기분에 가느스름하게 떠진 눈동자가 목덜미를 한동안 찬찬히 훑다가 이내 고개를 더 숙여버린다. 따라서 상체가 이전보다 구부정하게 기울었다. 목덜미에만 머물러 있던 입술을 쇄골을 지나 가슴팍에도 내리 눌러본다. 부서지기라도 할까, 조심스럽다 못해 서툴던 손짓에는 약간의 초조함이 조금씩 담기기 시작한다. 몸이 달아오른 탓이었다. 입술이 닿았다 떨어지는 소리가 선명하게 들려온다. 가슴의 끝자락도 손가락 마디와 손끝으로 살살 지분거리며, 좀처럼 가만히 있지를 못했다.)
송미노: ..아, 으흣, 아흐,.(꾹꾹 눌러참던 목소리가 결국 조금씩 새어나온다. 가슴을 지분거리던 손가락이 끝에 스칠때면 머릿속이 하얗게 물드는 기분이 들었다. 흠칫 흠칫 발 끝을 움직여가면서, 쇄골에 닿던 입술이 가슴팍을 내리누를 즈음엔 두른 팔이 잘게 떨리고 있었다. 쾌감으로 정신이 없는 와중에도, 눈은 힘겹게 현을 찾았다.)..으흐, 현,.현아.
유현: ..으응, 미노야.. (저를 부르자마자 입술을 떨구며 작게 대답한다. 숨이 뒤섞인 목소리를 듣고 있으려니, 아까보다 몸이 더 달아오르는 기분이었다. 아니, 기분탓만은 아닐지도 몰랐다. 가슴팍에 머무르던 손이 다시금 허리를 감싸 안는다. 그대로 천천히, 훅 넘어가지 않도록 아주 조심스럽게 시트 위로 몸을 눕혀준다. 미노와 함께 하는 것이라면 저는 뭐든 좋았지만, 오늘은 이렇게 꼭 얼굴을 마주보고 싶었다. 부끄러운 것보다는 다른 감정이 더 앞서고 있었으니까. 안심시켜주듯 미노의 볼과 입술 곳곳에 제 입술을 살살 부빗거리다가 상의에 이어 하의까지 천천히 풀어 다리 밑으로 끝어내려준다. 뿐만 아니라 몸을 얄팍하게 가리고 있던 속옷 한장도. 조급해지지 않으려 했는데, 자꾸만 손이 멋대로 튀어나가곤 했다.) ..춥지는 않아?
송미노: ..흐, 하아,.(달뜬 숨이 잇새로 새어나온다. 한껏 예민하게 달아오른 몸은 손이 곳곳을 스칠때마다 작게 떨려왔다. 손이 허리에 닿더니, 곧 몸이 뒤로 기우는 감각이 든다. 꿈뻑, 느리게 눈을 감았다 뜨니 시트 위에 눕힌 제 위로 현의 얼굴이 시야에 들어왔다.)..으음,(쪽쪽, 얼굴 곳곳에 닿는 입술의 감촉이 기분 좋게 다가온다. 현의 얼굴이 떨어지기 직전, 저도 뺨에 짧게 입맞춤을 남겼다. 입술에 집중하는 사이, 남은 옷가지들이 손쉽게 풀어내려진다. 제가 손 쓸새도 없이, 평소보다도 조금 더 현의 손이 빨랐다. 현의 질문에 휘휘 고개를 젓는다.)어차피, 곧 덥다는 생각이 들 것 같아서..(우물우물, 부끄러운지 작게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그야, 벌써부터도 더운 숨이 새어나왔으니까. 그 덕인지 춥다는 생각도 거의 들지 않았다.)
유현: (제가 고개를 들 때 즈음, 꼭 보상이라도 받는 것처럼 뺨에 짧게 입술이 닿았다 떨어진다. 기분이 좋았다. 한없이. 그동안 텅 비어있던 곳이 다시금 들어차는 기분이었다. 열기에 발그레 달아올라있던 뺨이 더욱 짙은 빛을 뽐낸다. 제 상의도 함께 벗어올릴 쯤, 곧 들려오는 대답에 어쩐지 열이 더 차오르는 것 같았다. 목이 바싹 마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나도, 미노, 네 덕분에.. (부끄러움에 조곤조곤 작게 말소리를 내다가 다시금 얼굴에 입술을 내린다. 몇번째 입맞춤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리 해도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허리춤에 남아있던 손은 부드러운 살결을 따라 몸 위를 유영하고 있었다.) ...풀어줘도 될까?
송미노: (기분탓인지, 열기 탓인지. 현의 얼굴이 아까 전보다도 더 불그스름하게 달아올라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착각은 아닌건지, 이어지는 현의 말에 저도 열기로 목구멍이 턱 막히는 느낌이 든다. 그 말도 곧 얼굴에 닿는 입술에 감촉에 멈추었지만. 꽤나 입술을 많이 맞춘것 같은데, 계속 더 맞춰야 할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도 따라서 입에 짧게 입맞춤을 남기다가, 눈을 굴려 시선이 흘끔 아랫쪽으로 향한다. 아랫배 근처까지 닿은 손 탓이었다. 이미 아까 전부터 몸이 달으면서 뱃속이 답답한 기분이 들어서, 저로서는 달갑게마저 들렸다.)..으응.(작게 고개까지 끄덕여가며 말을 내벹는다. 열기에 입속이 바싹 말라들어갔다.)
유현: (오가는 입맞춤에 기분이 둥둥 떠다니는 기분이 들었다. 미노가 고개를 흔쾌히 끄덕여 주자, 따라서 대답대신 고개를 살살 꾸벅거린다. 거의 보이지 않을만큼 작은 움직임이었다. 아무리 손가락이라한들, 오랜만이라 힘들어하지는 않을까 싶었다. 멋대로 튀어나가는 몸을 간신히 가라앉히면서, 제 손끝에 타액을 묻힌 뒤 아랫배를 지나 다리 사이로 옮겨간다. 아직은 다물어져 있는 입구를 천천히 지분거리면서, 혹 불편해 하지는 않을까 찬찬히 파란 눈동자를 굴려 얼굴을 살핀다.) 넣을테니까.. 불편하면 얘기해야해. (달래주듯 입술에 쪽쪽 짧은 입맞춤을 여럿 남기며 가장 긴 손가락의 끝마디를 안으로 살살 밀어 넣는다. 첫번째 마디가 자취를 감추고, 이어서 내벽을 슬쩍 누르며 굵은 마디가 하나씩 삼켜진다.)
송미노: ..아,흐으,.(천천히 지분거리는 움직임에 입이 작게 벌어진다. 덩달아 숨을 헐떡이면서, 노골적인 쾌감에 벌써부터 조금씩 아랫쪽이 젖어드는 기분이 들었다. 현의 말에는 대답할 여유가 없었다. 그저, 어서 빨리 넣어주었으면, 하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으니까. 입술에 닿는 감각에 현의 눈을 바라보던 얼굴이 아, 짧은 목소리를 내벹는다. 이미 수차례 겪었던 일인데, 몸은 그렇지 않은지 조금 묘한 느낌마저 들었다. 그와는 별개로 안쪽을 파고드는 생경한 이물감에, 숨을 헐떡이며 안쪽을 꾹 죄었다.)
유현: (힘들어할까 걱정이 되는 것은 여전했다. 불쑥불쑥 제 멋대로 튀어나오는 마음을 눌러 참으면서, 여린 안쪽을 조심스럽게 눌러 넓혀간다. 미노의 입에서 짧은 신음성 비슷한 것이 흘러나오다가 이내 숨이 헐떡거린다. 그 광경을 눈에 담고 있으려니, 제게도 흥분감이 옮아버리는 것만 같았다. 그러던 중, 갑자기 제 손가락을 꾹 물어오자 문지르던 손끝이 움찔, 하며 천천히 멈추어 선다.) ..힘들어? (간간이 손끝만 사부작 움직이며 내벽을 건드리긴 했으나, 이전처럼 어루만지던 움직임은 멎은 채였다. 그러고보니... 상처도 그렇고, 제가 알던 미노의 몸과는 다른 것이었다. 어쩌면, 이런 행위도 지금의 미노에겐 낯설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송미노: 으, 아흣, 아..(이물감과는 별개로 조금씩 드나드는 손가락에 몸이 달았다. 간간히 다리를 흠칫 흠칫 떨면서, 팔에 꾹 힘을 준다. 좀 더 빠르게 손을 움직여도 모자랄 판에, 반사적으로 죄었던 손이 우뚝 멈춰버린다. 꿈뻑, 바로 반응하며 이리저리 헤메이던 시선이 현의 얼굴로 향했다.)아, 아니.(바로 고개를 도리도리 젓는다. 달은 몸이, 어서 움직여 달라고 보채고 있었다. 내벽을 건드릴때마다 몸이 흠칫 떨려온다. 이만큼 달은 몸을, 어떻게든 해주었음 하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다리까지 시트 위에서 헤메이면서 달싹이던 입술이 보채듯 작게 목소리를 낸다.)어, 어서어..
유현: .. (그래도. 같은 반박따위는 목 안으로 꾹 삼켜진다. 잠시 주춤거리며 멈춰 있던 손도, 보채는 듯한 음성에 다시금 천천히 움직임을 이어나간다. 조금씩, 젖어가고 있는 모양인지 질척대는 액으로 점차 손끝이 젖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이쯤 되면 조금 적응이 되지 않았을까. 반응을 살피듯 눈동자를 천천히 굴리다 이어서 두번째 손가락을 살살 밀어 넣는다. 중간 마디가 보일 만큼, 느리게 삽입한 후에 살살 내벽을 문지르듯 손과 손목을 움직여본다. 천천히 풀어주는 손과는 별개로 입술을 꾹꾹 깨물고 있는 것이, 제 인내심이 슬슬 한계점에 다다른 모양이었다.) ...
송미노: ..으흣!, 아읏, 하으,.(이쯤되면 연신 진한 쾌감을 느끼고 있는 것인지, 간간히 다리가 파르르 떨리며 벌어진 입술 새로 목소리가 계속해서 튀어나왔다. 젖어들어가는 느낌이 기분탓인것만은 아닌지 점차 찌걱이는 소리도 선명하게 귓가에 꽂힌다. 두번째 손가락이 드나들 즈음에는 거의 울상이 되어서 현에게 매달렸다.)..으응, 으흣, 혀, 현이,야아..(말이 끝을 맺지는 못했지만, 하고픈 말은 무엇인지 명확했다. 어딘가 아쉬운 쾌감에 달은 몸을 주체하기가 어려워서 다소 괴롭기까지 했다.)
유현: ..미노,야.. (숨이 뒤섞인 음성이 또다시 저를 부른다. 아랫배에 꾹 힘이 들어가는 느낌이 들어서 곤란했다. 미간이 슬쩍 찌푸려지긴 했으나 기분이 나쁘다거나, 혹은 다른 종류의 부정적인 의미는 아니었다. 손이 움직일 때마다 질척이는 소리가 들려오고, 꾹 죄던 감촉도 처음보다는 나아진듯 했다. 지금이라면... 괜찮지 않을까. 미노의 목소리만 들어도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는 알 수 있었다. 저도 크게 다르지 않은 마음이었고. 제 하체를 옥죄이던 바지와 속옷을 주섬주섬 풀어 내린다. 다리 사이에 자리를 잡는 것 까지, 모든 행동 하나하나에 성급함이 묻어난다. 금방이라도 튀어나갈듯 한계였으니까. 바짝 서있는 제 것을 잡아 젖은 입구에 선단을 살살 문지른다. 입술을 잘근 깨물며 잠시동안 근처만 문지르더니 조금씩 압박하듯 안으로 밀어 넣는다. 동시에 벌어진 입구 너머로 천천히 제 것이 삼켜진다. 찌르르, 허리를 타고 올라오는 쾌감도 함께였다.) ...하아,
송미노: 으흣, 아!,.으응,(타액인지 땀인지 모를 액으로 젖은 입술이 연신 목소리를 내벹는다. 식은땀으로 뒤덮힌 몸이 헐떡이며 좀처럼 가만히 있지를 못했다. 아니, 애초에 제가 어떻게 조절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쾌감에 헤메이며 몸을 가누지 못하다가, 손이 빠져나가고 나서야 늘어지듯 숨을 몰아쉰다.)..으흐, 하아..(쾌감의 잔재와 답답한 뱃속은 마찬가지여서, 열기어린 몽롱한 눈이 현을 찾았다. 현은 무얼 하고 있지. 옷을 풀어내린 현이 입구에 닿는 감각이 들자 침을 꿀꺽 삼킨다. 힘을 주면 안되는데..이미 한껏 젖은 아랫쪽은 무리없이 밀려들어오는 것을 받아들였다. 몸이 익숙치 않은 탓일까, 가득 들어찬 만족감과는 별개로 아직 약간의 통증이 뒤따랐다.)으,으음..
유현: (쾌감이 뒤엉킨 나른한 숨소리가 입밖으로 흘러 나온다. 허리를 타고 찌릿 올라오는 자극에 눈가가 시큰해질만큼 열이 오른다. 화끈거리는 눈은 그와중에도 열심히 미노의 두 눈과 얼굴을 쫓고 있었고. 어쩌면 조금은 집요하다 생각이 들 만큼 시선을 떨구지 않았다.) 흐으... (뿌리 끝까지 들어가고 나자, 입술 새로 작은 숨소리를 내뱉어본다. 내뱉고 있는 것이 열기인지 숨인지 알 수가 없었다. 상체를 한껏 숙여 식은땀으로 젖은 볼에 입을 맞춘다. 거리가 가까워지니, 이전보다 더 끈적하고 눅진한 기분이 생생하게 느껴졌지만 상관없었다. 제 몸을 기준으로 벌어져 있는 허벅지를 슬쩍 붙잡고, 내벽을 문지르듯 허리를 슬쩍 움직이기 시작한다. 서로 살을 부비는 것처럼, 깊게 삽입한 채로 뭉근한 움직임이 이어졌다.) ..흣, 음..
송미노: (현과 눈이 마주치자 현 역시도 제 얼굴을 쫒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것도 조금 집요하리만큼. 언듯 조금 부끄럽다는 생각이 스쳤으나, 뺨에 와닿는 입술의 촉감에 그런 생각마저 녹아버린다. 그와 동시에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하는 허릿짓에, 찌르르 타고 오르는 쾌감으로 머릿속이 마비되는것만 같았다. 깊숙히 파고드는 뭉근한 움직임에, 아랫쪽을 꾹 죄며 온전히 그 감각에만 집중하는 수밖에 없었다.)..으, 하으, 아..
유현: 흐윽.. (꾹 물어오는 감촉에 간간이 허리가 흠칫 떨려온다. 순간적으로 눈가에 주름이 깊어졌으나, 이내 저를 덮쳐오는 쾌감에 사르르 녹아내린다. 미노가 제 표정을 혹여 오해라도 했을까, 괜스레 쪽쪽 얼굴 곳곳에 입술을 맞추기도 했다. 뭉근하게 부비적거리던 움직임이 조금씩 들썩이며 안을 파고들기 시작한다. 덩달아 강하게 치닫는 쾌감에 숨소리가 끈적하게 내뱉어졌다.) 후으.. 하.. (툭, 고개를 숙여 목덜미에 얼굴을 묻는다. 상처 하나 없는 깨끗한 몸인데. 흥분감이 차오를 때면 항상 그랬듯, 깨물고 싶다는 생각이 꾸역꾸역 올라왔다.)
송미노: ..으흣, 아응, 응, 앗!(조금씩 들썩이는 움직임에 목소리를 참지 못하고 크게 내벹는다. 이미 몽롱한 정신에 현이 무슨 표정을 짓고 있었는지는 기억하지 못했다. 그저 쪽쪽, 얼굴에 닿는 입맞춤이 사랑스럽다는 생각만 스쳤다. 안을 드나들때마다 머리 끝까지 쭈뼛 치닫는 쾌감에, 안을 들어갈때면 다리가 흠칫 흠칫 떨려오고는 했다. 목덜미에 현의 얼굴이 와닿자 더운 숨이 그대로 목에 닿았다. 흥분감이 옮기라도 했는지, 온몸에 잔 쾌감이 퍼지는것만 같았다.)..으응,! 앗, 으흐, 아!
유현: (거리가 가까워진만큼, 귓가에 닿는 목소리도 선명했다. 그것이 흥분감을 부추긴듯 안을 파고드는 움직임이 점차 거칠어진다. 미노의 숨소리만큼이나, 입술 새로 나오는 제 숨도 따라 가파르게 내뱉어진다. 오랜만이라 그런지, 이전보다 자극이 더 크게 와닿는 듯 했다.) 윽... 후으.. (목덜미를 깨무려던것을 한번 참아내고 그대로 고개를 들어보면, 미노의 얼굴이 다시금 눈에 들어온다. 열기어린 새까만 눈동자를 시선으로 쫓다가 고개를 슬쩍 틀어 입술을 맞댄다. 다시 만난 뒤로, 이것이 두번째 키스던가. 그동안 떨어져 있던 만큼, 보고 싶었던 만큼. 입술틈으로 밀어 넣은 혀가 안쪽을 정신없이 탐한다. 입이 막히고 목소리가 줄어들자, 제 허릿짓에 맞춰 찌걱대는 소음이 더욱 선명하게 들려온다.)
송미노: 으, 하응!, 앗, 흐아!(거친 움직임에 안쪽 깊숙히 파고들때마다 신음성이 뚝뚝 끊겨나온다. 몸이 부서질듯 저릿하게 퍼지는 쾌감에 몸도, 정신도 어떻게 가눌수가 없었다. 현에게 두른 팔에 파르르 떨리다가, 이내는 손톱을 반사적으로 꾹 세우고 만다. 제가 어떤 모습인지 자각하지 못한만큼, 손톱을 세웠다는 사실마저 자각하지 못하고 있었지만.)..으흐,읍.(신음성을 내벹던 입이 현의 입으로 틀어막힌다. 분명 밀려들어온 혀가 탐하는 것은 입 안인데. 쾌감 탓에 머릿속마저 뒤섞이는것만 같았다. 와중에도 쾌감을 쫒아 본능적으로 혀를 얽는다. 크게 찌걱이는 소리가 들려올때마다 쾌감을 감당하기 어려운 몸이 크게 다리를 흠칫 흠칫 떤다.)
유현: (얼핏 등 뒤로 따끔거리는 감촉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순간적으로 미간이 슬쩍 좁아지긴 했으나, 그것도 쾌감에 묻혀 금방 사라지고 만다. 거칠어진 숨이 막혀 뒤엉킨 탓에 평소보다 호흡이 금방 한계점에 다다르는 기분이었지만 좀처럼 입술을 떨구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 슬쩍 떨어질듯 하다가 다시금 맞닿는 입술은 갈구하는 것 같기도 하고 매달리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흡, 으음.. (막혀있는 입술 새로 목소리가 흘러 나온다. 열기 어린 눈동자가 간간이 눈꺼풀을 들어올려 얼굴을 확인하는 것도 여전했다. 허벅지를 꾹 붙잡던 손에 힘을 풀고, 몸선을 따라 위로 올라간다. 품에 들어 안듯, 허리를 살짝 받쳐 안았다.) ...하아.. (한참이나 이어진 키스를 갈무리하듯 입술을 떨구고 거친 숨을 내쉰다. 타액으로 번들거리는 입가도, 식은땀으로 점칠된 얼굴도, 모든 것이 제게는 아름답게만 보였다. 쪽, 마지막으로 입술에 짧은 입맞춤을 남긴다. 그것을 기점으로 허리를 뒤로 빼다가 내리누르듯 쿡쿡 깊고 거친 허릿짓이 이어진다. 침대가 삐걱삐걱, 소리가 날 만큼 거친.)
송미노: (이미 헐떡이던 입술이 틀어막히자 금방 숨이 막힌다. 달디 단 음식이라도 들어오는것마냥 입을 떼어내고 싶지 않았다. 그런 마음과는 달리 숨이 한계까지 차오르자 입술은 금방이라도 떨어질듯 달싹거리기도 했다. 그마저도 금방 다시 맞물리는 현의 입술 탓에 곧 틀어막히곤 했지만. 간간히 눈꺼풀을 뜨는 현과는 달리, 뿌옇게 흐려진 시야와 그만큼 몽롱한 정신 탓에 현의 얼굴을 볼 겨를이 없었다.)..으흣, 하, 하아,.(입술이 떨어지자 번들거리는 입술이 참았던 숨을 내쉬며 숨을 고른다. 그것도 곧 거칠게 움직이는 허릿짓에는 의미가 없는 행동이었지만. 조금 잠잠해졌던 목소리가 안쪽을 깊게 파고들자마자 다시금 신음성을 바로 내벹는다. 조금 차릴법 했던 정신이, 다시금 깊은 쾌감속에 파묻히는 기분이었다. 머리 끝까지 저릿하게 퍼지는 쾌감에, 잔뜩 흐트러진 모습을 추스릴 생각조차 하질 못했다.)으응!, 앗,. 아응, 흐아!
유현: (제 움직임이 거칠어진 것 만큼이나 들려오는 목소리도 한껏 흥분감이 뒤섞여 있었다. 맞닿는 몸은 식은땀과 온갖 애액으로 끈적였으나, 그것이 불쾌하게 느껴질 리가 없었다. 쾌감에 턱끝까지 차오른 호흡이 눅진한 숨을 연신 내뱉는다. 뿌리 끝까지 깊게 파고들다가 단박에 내벽을 스치며 밖으로 나올 때, 각각 다르게 찾아오는 쾌감이 제 이성을 마비시킨다. 분명히, 처음에만 하더라도 부서질듯 소중하게 다루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아주 작은 것 하나, 구석구석까지 제 연인을 탐하기에 급급해 보인다. 후끈거리는 열기에 눈꺼풀이 반쯤 내려앉고, 시야가 좁아짐에도 불구하고 얼굴에서는 시선이 떨어지지 않았다. 지금 저와 함께 몸을 섞고 있는 것은, 미노가 확실하다고. 계속해서 확인받고 싶었다.) 으, 흣... 하아, (허리를 받쳐 안던 손에 힘을 주고 서로의 가슴이 맞닿을 만큼, 제 품에 꼭 끌어 안는다. 살결 너머로 느껴지는 뜨거운 열기가, 이전보다 더 확연하게 다가왔다.) ..미노, 윽, 미노야... 조, 좋아, 좋아해..
송미노: ..으흣, 아!,. 아응, 앙(이미 머리 끝까지 하얗게 물든 머릿속 탓에 쾌감을 쫒는 것 외에는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았다. 아까 덥다고 느끼게 될 것이라는 말이 틀리지 않았는지 맞닿는 피부이며 온몸이나 숨까지 뜨겁게만 느껴진다. 안쪽을 깊게 파고들때면 허리가 흠칫, 흠칫 떨리곤 했다. 안그래도 뜨겁던 몸이 현의 품에 꼭 안긴다. 이 열기가 제 것인지, 현의 것인지 알기가 어려웠다. 몽롱한 정신 사이로, 현의 목소리 만큼은 똑똑히 귓가를 파고든다.)아흣!..혀, 현, 으흣, 현, 이야,아..으응!, 앗,(안을 파고들때마다 끊기는 목소리 탓에 말을 내벹기가 어려웠다. 결국 온전히 대답하는 것은 포기했는지, 대답 대신 몸을 꼭 마주안는다. 와중에도 머리 끝까지 파고드는 자극 탓에, 금방이라도 숨이 넘어갈듯 아슬아슬했다.)
유현: (똑같이 좋아한다고. 혹은 그 엇비슷한 대답이 들려오길 바랬는데. 제 이름을 끝으로, 뚝뚝 끊기는 신음만 귀를 파고 든다. 좋아한다고... 나한테도 얘기해줘. 그 말을 차마 입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평소보다 살짝 늘어진 눈썹 밑으로 입술만 잘근 깨물고 있었다. 그런 제게, 곧 미노가 몸을 마주 안아준다. 정확히 듣지는 못하더라도... 이건, 분명 좋은 뜻이겠지. 서로 마주 안은 덕분에, 이전보다 몸이 더 가깝게 밀착한다. 이정도면, 서로의 심장 박동이 느껴지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만큼. 전신을 덮쳐오는 쾌감이 저를 자꾸만 몽롱한 상태로 툭 빠트려 놓는다. 열기어린 시야가 흐려졌다가 선명해졌다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읏, 하... 으윽, (낮게 깔린 목소리에는 진득한 쾌감이 어려있었다. 그 쾌감이, 절정이라는 그릇 안에서 넘칠듯 말듯 아슬아슬하게 수면 위를 넘실거리고 있었다. 살이 부딪히는 소리나, 움직임에 맞춰 찌걱대는 소음이 정신을 어지럽게 만들었다.)
송미노: ..응!, 아읏, 앗!(헐떡이며 연신 목소리를 내다가, 곧 꼭 끌어안은 몸이 아랫쪽을 꾹 죄며 잘게 파르르 떨려온다. 머리 끝까지 치닫다가 내려가던 쾌감이, 이번에는 온몸에 진득하게 퍼져 쾌감으로 마비되는것만 같았다. 꼭 끌어안은 팔이며 다리 끝까지 흠칫흠칫 떨리며 신음성이 제게 덮친 쾌감을 여실히도 드러냈다.)..으응! 아흣! 아, 하으..(강한 쾌감이 지나간 이후에도 쾌감의 잔재가 몸에 남아있어서, 여전히 현을 꼭 끌어안은 채 간간히 흠칫거리고 있었다.)
유현: (저를 둘러 안던 팔과 몸이 잘게 떨려온다. 그와 동시에, 참았던 쾌감이 한번에 울컥 튀어나와 사정감을 부추긴다. 안쪽에 한껏 해버리고 나면 뒤가 찝찝할텐데. 이미 쾌감으로 물든 머리가 깊은 생각까지 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하, 하아.... 흣, 으.. (가득 들어간 안쪽에 제 흔적을 내뱉을 때마다 허리가 흠칫흠칫 떨린다. 사정의 쾌감에 이후에도 간간이 둘러 안던 손끝이 잘게 움찔거리기도 했다. 흥분감에 거칠었던 숨소리가 조금씩 안정을 되찾듯 길게 늘어진다. 그와중에도, 작은 몸을 둘러 안던 손에는 힘을 단단히 준 채였다. 거의 감길듯 내려앉아있던 눈꺼풀을 들어올리고, 서로의 숨소리가 진정이 되고 난 후에야 쪽쪽 양 볼에 입을 맞춰줄 수 있었다.) ...미노야.. (딱히 대답을 바란다거나, 아니면 어떤 의미가 있어서 한 말은 아니었다. 그저 이것도 확인을 받고 싶은 행동 중 하나일지도 몰랐다. 나른한 숨이 뒤섞인 말소리가 미노의 귓가에 조곤조곤 내뱉어진다.)
송미노: 으,흐읏,.(아직 절정의 쾌감에 몸을 흠칫 떨고있을 때, 안에 울컥 들어차는 감각이 든다. 덕택에 한껏 예민해졌던 몸은 다시금 쭈뼛 안을 죄었다가, 쾌감이 그나마 가시고 나서야 한껏 풀어진다. 이후에도 간간히 발끝이 움찔거리기는 했지만, 어느정도 맑아진 머릿속이 현을 돌아보았다. 쪽쪽, 양뺨에 와닿는 얼굴을 따라 시선이 굴러간다. 듣기 좋은 목소리에 숨을 고르다가 저도 덩달아 목소리를 내 본다.)좋아해, 현아..(아까 하지 못한 말의 대답일지도 몰랐다. 그저 한껏 몸으로만 표현했던 것을, 목소리로도 표핸해보고 싶었다. 느릿하게 눈을 꿈뻑이며 현의 얼굴을 천천히 훑는다.)
유현: .... (아까 그것이 끝인줄로만 알았는데. 그렇게 듣고 싶었던, 좋아한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멈칫하던 눈과 몸이 몇 초간 굳어있다가 이내 스르륵 녹아내린다. 파르르 입꼬리가 떨리는 것을 꾹꾹 참으면서 다시금 입술에 짧은 입맞춤을 남겨둔다.) ..나도, 나도 많이 좋아해, 미노야.. (사실 이 감정을 좋아한다는 말로도 다 표현이 안 될 것만 같았지만. 오래간 떨어져 있다가 다시 만난 미노이기에, 더욱 애틋해지고 애정을 갈구하는 것은 아무리 저라도 어쩔 수 없는 것이었다.) ..오랜만인데, 힘들지 않았어? (정신이 조금 돌아오고 나서야, 오랜만의 정사치고 거칠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달래는 건지, 눈치를 보는 건지는 스스로도 모르겠다만. 왠지 모르게 자꾸만 얼굴 곳곳에 입술을 내리 누르고 있었다.) 나는... 너무 조, 좋았는데..
송미노: (좋아한다는 말은 언제 들어도 기분이 좋았다. 또 다시금 들려오는 목소리에 저도 모르게 얼굴에 옅은 웃음기가 퍼진다. 쪽쪽, 입술에 와닿는 말캉한 감촉도 덤으로. 힘들지 않았냐는 말에 잠시 눈을 굴린다. 그야, 힘이 들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겠지만..어쩐지 몸이 상처하나 없고 컨디션도 좋아서, 생각보다 상태가 나쁘지 않았다. 마치 처음 하는 것처럼 삽입할때만 조금 뻑뻑했던것을 빼면. 선뜻 괜찮다는 대답을 하려다가, 곧 좋았다는 말에 말문이 막힌다. 부끄러웠다고 하는 것이 더 옳을 것이다. 잠시 눈을 크게 뜬 채 입을 벙끗거리다가, 겨우 대답을 내놓는다.)나, 나도..너무, 좋았어. 몸도, 좋았고...
유현: .... (돌아오는 대답에 급속도로 얼굴이 새빨갛게 물든다. 본인이 내뱉은 말도 충분히 부끄러운 말이었지만, 왠지 미노의 입에서 듣고 나니 더욱 가슴이 세차게 뛰었다. 기분이 좋았던 것은 덤이었고. 매번 웃는 얼굴이 흉할까, 습관적으로 활짝 웃지 못했는데. 여러모로 기분이 좋았던 탓에 딱 한번쯤, 숨기지 않고 활짝 웃어본다. 그 언젠가, 함께 벚꽃 나무 아래에서 사진을 찍었을 때처럼.) 다행이다... 아, 아니, 너무 기뻐. (다시금 미노를 품에 확 껴안으며 부비부비 애정을 표한다. 닿은 몸이 끈적하긴 했지만 상관없었다.)
송미노: ..(현의 얼굴이 부끄러워하는 듯 하다가, 곧 활짝 웃는다. 그 모습이 꽤 보기 드문 광경이라, 한참이나 얼굴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고 바라보고 있었다.)으, 으응. 나도 너무..너무 기뻐.(저도 왠지 덩달아 들뜨는 기분이어서, 꼭 마주 끌어안고 부빗거리기 시작한다. 처음엔 입꼬리만 파르르 올리다가, 나중에는 덩달아 활짝 웃고 있었다.)
유현: (미노의 대답도, 그 대답이 전하는 바도 전부 다 저를 들뜨게 만들었다. 몸을 섞기 이전에 무슨 대화가 오갔는지. 한껏 들떠버린 기분탓에 희미하게만 느껴졌다. 미노가, 이만큼 저를 좋아해준다는 사실에 취해있는 것처럼. 활짝 웃는 모습이 사랑스럽게만 보였다. 이대로 떨어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한동안 부빗거리며 꼭 끌어안고 있다가, 점차 식는 몸의 열기에 아직 맞물려 있던 접합부를 힐끔 내려다본다. 물론, 한껏 붉어진 얼굴로.) 계속 이러고 있으면 감기 걸리니까... (말을 돌려 내뱉곤, 조심조심 허리를 뒤로 빼내어본다.)
송미노: 에,헤헤..(들뜬 기분에 저도 모르게 웃는 목소리를 흘린다. 현의 얼굴만 꼭 바라보고 있다가, 곧 들려오는 목소리에 저도 따라서 흘끗 내려다보고는 허둥거리며 얼굴을 붉혔다.)아, 응. ..아, 으흣.(대답을 하다 말고 아랫쪽에서 느껴지는 감각에 짧은 신음성이 새어나온다. 접합부 사이로 새어나온 액이 타고 흐르는 느낌에 저도 모르게 흠칫 몸이 떨렸다. 현과 눈이 마주치고 나서는 더욱더 얼굴이 붉어졌지만.)아, 으음..음...(입을 꾹 다물고 흘끔흘끔, 현의 눈치만 본다.)
유현: (밖으로 빠져 나오자 뒤엉킨 애액이 딸려 나오는 느낌이 들었다. 굳이 바라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미노의 잘은 신음성을 듣고 나선, 더더욱 서두르지 않고 조심스럽게 허리를 움직여 밖으로 나온다. 온 몸이 나른하게 잠식 된 기분이 들었다. 몸도 마음도 다 한껏 기분이 좋아서 날아갈 것만 같던 그 때, 저를 힐끔거리는 시선이 느껴진듯 꿈뻑대며 눈을 마주한다.) ...왜그래?
송미노: 아,아냐.(시선이 마주치자 어께가 움찔 떨린다. 차라리 이야기해서 더 부끄러워지기보다는, 입을 다무는 것이 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입을 달싹거리다가, 흘긋 현을 바라보고 넌지시 말을 건네본다.)..오늘도 꼭 안고 자줘.
유현: ...? (무슨 일인가 하고 고개가 갸우뚱 기울어지다가 이내 들려오는 말에 화색이 급속도로 밝아진다. 아니, 원채 평소보다 밝았던 얼굴이라 더 밝아질 곳이 있었겠냐만. 훅훅, 소리가 날 만큼 고개를 끄덕인다. 오히려 제가 바라던 것이었다.) 응, 이전에도 계속 그랬으니까... 난 얼마든지 좋아.
송미노: ..(어서 씻고 나와서 같이 자야지, 그런 생각에 몸놀림을 재촉했다. 머리도 열심히 감고, 몸도 구석구석 거품칠을 한다.
안쪽은 여전히 찝찝했지만..어쩔 수 없겠지. 그러다 거품칠을 씻어낼 즈음, 자신이 옷이나 가운 비슷한 것조차 들고오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는다. 어떡하지. 잠시 우뚝 굳었다가, 큰 타올로 몸을 감싸고 조심조심 밖으로 발을 내딛는다. 옷차림이라고 하기엔, 많이 부족한 광경일까.)혀, 현아?
유현: (미노가 씻고 올동안, 저는 침대 밑으로 흐트러져 있던 옷가지를 주섬주섬 주워서 정리한다. 누가 보아도 정사를 치룬듯한 흔적에 괜스레 얼굴이 한번 더 붉어진다. 잠잘 때 편히 입을 만한 옷과 속옷을 가방에서 두 벌 꺼내두고, 미노가 나올 때까지 얌전히 기다린다.) ... (그렇게 잠시간 기다리고 있으니 문이 열리며 미노가 밖으로 나온다.) ...아, 다 씻었어? 옷 꺼내놨으니까.. (열이 식은 뒤에 맨 몸으로 마주하는 것은 역시나 부끄러운 일이었다. 어색하게 눈동자를 굴리다가 슬금슬금 제 옷가지를 들고 몸을 일으킨다.) 나도 씻고 올게. (엉거주춤, 또는 후다닥. 욕실로 황급히 걸어 들어간다.)
송미노: 으응,(다행히 밖으로 나오자 옷가지를 들고있는 현과 눈이 마주친다. 어쩐지 현이 욕실로 들어가는 동작이 빨라보인다면 착각일까. 침대 위로 다가서니 제가 입을 옷까지 놓여있었다. 흘끔 욕실쪽을 바라보았다가 속옷과 잠옷을 입고, 침대 위로 슬금슬금 기어올라간다.현을 놀래켜주는게 좋으려나. 이불속으로 들어가 머리 끝까지 이불을 덮고 얌전히 기다린다.)
유현: (욕실로 들어가자마자 함께 꼭 끌어안고 잘 생각에 씻는 동작이 일사천리로 움직인다. 꿉꿉했던 몸을 거품칠을 해서 닦고, 머리도 감고. 양치나 세수까지 아주 깔끔하게 끝마친 뒤에 탈탈 수건으로 물기를 털어낸다. 샤워로 인해 한껏 나른해진 몸은, 이대로 푹 잠들면 딱 좋을만한 상태였다. 들고 왔던 옷도 챙겨 입었으니, 이제 나가봐도 되겠지. 미노가 먼저 잠들었으면.... 안되는데. 피곤하면 어쩔 수 없겠지만, 잘자라는 말을 듣고 품에 꼭 안은채로 잠들고 싶었다. 끽, 조심스레 문을 열고 다시 밖으로 나온다.) ...미노야?
송미노: ....(현의 질문에도 죽은듯이 이불속에서 숨죽이고 누워있는다. 꼭 안고잘 생각에 들떠 있을텐데, 많이 놀라려나. 제 의사와는 별개로 이불에 묻은 혈흔이..꼭 누워있는 제 옆에 딱 오해사기 좋게 묻어있었다. 그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이불속에서 꼭 몸을 웅크린 채 누워있는다.)
유현: (꿈뻑꿈뻑, 가장 먼저 시선이 닿은 것은 불룩하게 솟아오른 이불이었다. 역시, 먼저 자는 건가...? 아쉬운 마음에 축 어깨가 늘어지던 것이, 이내 우뚝 멈춰 선다.) ..... (혈흔. 새빨간 피. 미노의 곁에, 그것이 묻어있었다. 좋았던 기분이 일순간 바닥으로 툭 떨어지다가 이내 불안감이 휘몰아친다. 분명 객실에 처음 들어올 때는 없던 것이었다. 미노에게... 무언가, 또 무슨 일이 생겨버리면, 나는. 등골이 서늘하게 식는 기분을 느끼며 허겁지겁 미노가 덮고 있던 이불을 확 끌어당겨버린다. 목소리마저 나오질 않았다.)
송미노: ...(현이 다가오는 발걸음 소리에 숨을 죽이고 기다린다. 분명 현이라면 살살 흔들어보거나 깨우려나. 그렇게 가만 기다리고 있자니..)...?! (펄럭, 천이 크게 움직이는 소리와 함께 저를 덮고 있던 이불이 나부낀다. 너무 놀랐는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한 채, 눈만 크게 꿈뻑이며 가만 현을 바라보고 있었다.)...
유현: ...... ..... ..? (펄럭거리는 이불 밑으로, 미노의 눈과 가만히 마주친다. 안도감과 동시에 당혹스러운 기분이 들었다. 이게... 뭐지? 그대로 조용히 굳어있다가 괜스레 민망한 기분이 들어서, 이불을 품에 꾹 쥐어본다. 마음같아선 얼굴까지 가려버리고 싶은데. 그러면 더 이상해보이겠지.) ...무, 무슨 일. 생긴 줄 알고..
송미노: .....?(그대로 굳어서 현이 말을 할때까지 가만 바라보고만 있었다. 그건..제가 할말인데. 도저히 이런 행동을 할줄은 상상도 하지 못하고 있었어서, 겨우 굳은 입을 뻐끔거려본다.)나, 나는 그냥..이불, 덮고 있었는데..
유현: ....피, 묻어있길래. (쭈뼛쭈뼛, 제가 들고 있던 이불에서 혈흔을 찾듯 이곳저곳 살펴보다가 새빨갛게 물들어있는 한 곳을 미노에게 보여준다.) 여기 처음에 들어올 때는 못봤는데..
송미노: .. ..피?(피라니. 누가 코피라도 흘린적이 있었던가? 아니면..가만 현이 내민 이불을 바라보고 있자니, 정말 새빨갛게 묻은 한 귀퉁이가 눈에 들어온다. 피가 날 일이 없었는데. 그렇다고 예전에 묻은 것이라기엔 갈색보다는 너무 붉은 색이었다. 가만 곰곰히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문득 머리를 스치는 것이 있었다.).. 처, 처녀막인가..
유현: .... (이불을 가만히 들고 있던 손이 크게 떨린다. 육안으로 보일 만큼 파들파들 떨리고 있었다. 심장이 차게 식는 기분과 동시에 안색이 급속도로 안 좋아진다.) ...다, 다, ..다쳤, 다친거야? 아까 아팠어?
송미노: .. ...?(그냥 삽입하면서 났을 뿐인데. 현의 손이 크게 떨리는 이유를 알수가 없었다. 뭐, 뭐가 문제인거지.)아, 아니. 왜, 왜그래..?(덩달아 불안해졌는지, 시선이 작게 흔들린다.)
유현: 내, 내가 조금 더 조심했어야 했는데... (생각해보니, 새 몸이었다는 것을 잠시간 잊어버린듯 했다. 아무리 그래도 피가 나온 것인데. 제가 겪어보지 않은 거라 아픈지 어떤지 확신이 없었다. 눈에 띄게 의기소침한 태도로 우물거리며 쭈뼛, 적당히 거리를 두고 앉는다.) 정말..이야? 안 아팠어?
송미노: 어, 어..(설마 아플줄로 알고 있는 건가. 머리를 굴리느라 시선도 덩달아 이리저리 구르고 있었다. 현의 말에 훅훅 어서 고개를 끄덕인다.)으응, 안아팠어. 현이, 잘 풀어준 덕분에...(아에 안아프다면 거짓말이겠지만, 현이 열심히 해준 덕택에 생각보다 아프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었다. 혹시나 걱정을 할까. 생글생글 웃는 모습까지 보여준다.)
유현: ..... (단어가 하나씩 들려올 때마다 훅 쭈그러들었던 어깨가 차츰차츰 원래대로 돌아온다. 아픈건.. 아니었구나. 다행이다. 피를 보자마자 불안감을 휩싸였던 마음이 조금은 녹아내린듯 했다. 진정이 되고 나니, 뒤늦게 몰려오는 것은 부끄러움이었다. 결국 혼자 호들갑 난리를 떤건가. 입술을 꾹꾹 깨물다가 힐끔 눈치를 본다.) ..자고 있는데, 나 때문에 깬 건 아니지? 아깐, 그게. 정신이 없어서..
송미노: (꿈뻑, 눈을 깜빡이다가 훅훅 고개를 젓는다. 저렇게 눈치를 보는 모습마저 귀엽다는 생각이 들었다.)..아냐. 같이자려고..누워서 기다리고 있었어. 그, 이불을 들출줄은 모르고 있었지만...
유현: ... ..미안. (그 말밖에는 해줄 수 있는 말이 없었다. 부끄러운듯, 우물우물 입안에서 목소리가 맴돈다. 화제전환을 하듯 제 딴에 열심히 머리를 굴려보지만 그렇다 할 말이 떠오르진 않았다. 슬쩍, 미노의 손을 잡다가 주춤주춤 옆자리에 몸을 뉘인다.) ..자자, 같이.
송미노: ..헤헤.(현의 손을 꼭 잡고 곁에 눕다가, 이내 품에 자연스레 파고든다. 당연히 제가 여기 있어야한다는듯이.)안아줘.
유현: (몸 위로 다시금 펄럭 이불을 덮고, 곧장 팔을 둘러 작은 몸을 꼭 끌어 안는다. 품에 안고 난 뒤에도 좀처럼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서, 괜스레 이마에 쪽 입을 맞추기도 했다. 오랜만에 만났으니까... 그동안 많이 못해줬으니까.) 피곤하지.
송미노: ..(입술이 이마에 닿자 기분이 좋은 것을 표현이라도 하려는지 품에 머리를 보비작거린다. 간만에 와닿는 품이 기분 좋았다.)..아냐, 현이랑 같이 있어서, 하나도 안피곤한것 같아. 너는..피곤하진 않아?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 나름 일했으면서.
유현: ...나? (제게 물어볼줄은 몰랐다는듯, 저도 모르게 되물어본다. 피곤하냐니. 제 몸은 그 어떤 때보다 최상이었다. 곁에 미노가 있으니까.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저를 움직이고 들뜨게 만들어주었다. 훅훅 고개를 크게 가로젓는다.) ..응, 하나도 안 피곤해. 아니, 음, 미노 너랑 같이 있으니까... 예전보다 훨씬 좋아.
송미노: ..정말? 다행이다.(현의 대답에 얼굴이 활짝 웃는다. 꼭 끌어안은 손을 꼼지락거리면서, 현의 얼굴을 빼꼼 올려다본다. 그의 얼굴을 눈에 계속 담고 싶었다.)..그간 몸을 못챙기진 않았나보네..다행이야.
유현: (활짝 웃던 얼굴이 저를 올려다본다. 이토록 사랑스러운 얼굴을, 잊을 수 있을리가 없었다. 미노를 잃고 난 뒤에는, 꼭 시간이 멈춰 있는 것만 같았는데. 이제야 다시금 살아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따라서 입꼬리를 슬쩍 올려보이다 아까보다 더 단단히 감싸 안는다. 부비적, 애정어린 몸짓도 더해가면서.) ..이렇게 따뜻한데. 가끔, 아직 꿈처럼 느껴져.
송미노: (현이 입꼬리를 올리는 모습을 보고 나서야 안도감이 들었다. 덩달아 애정어린 몸짓까지. 저도 부비적거리며 기분좋은 감촉을 더한다.)..응, 나도..아직은 실감이 잘 안나. 그냥..어느 순간 기억이 끊긴 것 같았는데..(부비적거리다가 빼꼼 현을 다시 올려다본다.)..아무리 그래도 그렇지..내가 없더라도 몸은 잘 챙겨야해.
유현: 나는... 나는, 괜찮아. 다른건 몰라도.. 튼튼하다는 거, 알고 있잖아. (이렇게나 생생한데. 왜 자꾸만 불안해지는건지. 미노의 부재가 그만큼 컸던 까닭이었다. 잠시 머뭇거리다가 우물우물, 말을 더해본다. 부탁인지, 아니면 투정인지. 평소와는 달리 약간의 욕심을 내어본다.) ..그래도, 난 혼자서는 못하는게 많으니까. 미노, 네가 옆에서 계속 챙겨줘.. (끝으로 갈수록 말소리가 흐려진다. 열심히 돌려말하긴 했지만, 이것 역시 제 곁에 있어달란 말과 다름없었다.)
송미노: ..그래도. 자꾸..이렇게 약한 모습 보이면 내가 다 불안해지는걸.(몸이 튼튼하다는건 알고 있었지만, 몸과는 별개로 무너지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편치 않은 것도 사실이었다. 당연히 저도 현이 없으면 안되었기에, 덧붙이는 말은 제가 할말과도 같았다.)..나도. 나도 현이 없으면 못하는게 많으니까..꼭 옆에 있어줘.
유현: .... ..미안. 나, 열심히 참고 있는건데.. (웅얼웅얼, 자신없는 말소리가 이어진다. 입을 꾹 다물고 말없이 있다가 곧 들려오는 말에 훅훅 고개를 꾸벅거린다.) 응, 계속... 언제까지나.
송미노: ..그랬구나. 미안해.(고의로 두고간것은 아니었지만, 이런 모습을 보니 괜스레 미안해졌다. 안심이라도 시켜주려는 것인지 천천히 등을 토닥이다가, 조곤조곤 목소리를 흘려본다.)..피곤할텐데 잘 자, 현아.
유현: 아냐, 미안해하지 않아도.. (미노가 사과할 일은 절대 아니었으니까. 이렇게 돌아와준것만 하더라도 제게는 큰 기쁨이었다. 토닥대는 손길에 입꼬리를 슬쩍 올려보이다가 저도 덩달아 등을 부드럽게 쓸어준다.) ..응, 미노 너도. 좋은 꿈 꿔.
송미노: ..응. 많이 좋아해, 현아.(덩달아 푸스스 웃으면서 품에 얼굴을 묻는다.)
유현: ... (꿈뻑, 따라서 시선을 내리다가 옅게 미소지어 보인다. 슬슬, 눈꺼풀을 닫으면서 작은 소리로 소근거린다.) 나도.. 사랑해. 미노야.
...
...
어느 새 현은 잠이 듭니다.
아직 한밤중인 것 같은데, 문득 현은 잠에서 깨어납니다.
어슴푸레한 방 안에서 미노를 바라보니, 어느새 미노는 잠이 깬 것인지 앉아서 현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미노의 얼굴에서는.. 눈물이 흐르고 있습니다.
송미노: ...
유현: .....미노야?
송미노: ...아, 현아...
유현: 왜... 왜그래?
송미노: 아, 아무것도 아냐...(손등으로 슥슥 눈가를 문지른다.)
유현: ....?
(부스럭, 무거운 몸을 천천히 따라 일으킨다.) ..안 좋은 꿈이라도 꿨어?
송미노: ..아냐, 정말 괜찮아.(물기어린 얼굴이 애써 웃어보인다.)
..그보다..현아, 지금 달이 정말 예쁜데, 잠깐 밖에 나갈래?
유현: ... (끄응, 미노의 얼굴을 가만히 살피다가 잠기운이 아직 남아있는 눈을 꿈뻑댄다.) ..달?
송미노: 응응, 달..밖에 보름달이 떴나봐.
유현: 어, ..응. (산책하고 나면 좀 나아지려나.... 머뭇거리던 고개를 살살 끄덕여본다.) 잠깐 나갔다 오자.
송미노: 으응, 고마워. 잠깐 나갔다 오자.(몸을 일으켜서 잠옷 위에 가디건만 걸친다. 객실의 방문 앞에 서서 현을 기다렸다.)
유현: (작게 하품을 내뱉다가 저도 따라서 위에 얇은 외투 하나를 걸친다. 이정도면 춥진 않겠지. 비척비척 방문까지 걸음을 옮긴다.)
송미노: (현이 다가오자 살짝 웃어보이더니 현의 손을 꾹 잡고 밖으로 나선다.)
유현: (꿈뻑, 손을 내려다보다가 저도 힘을 꼭 주며 따라 밖으로 걸어 나간다.)
...
...
오늘 밤은 만월입니다.
호텔 방 안을 밝힌 희붓한 빛은 창으로 스며든 달빛이었던 모양입니다.
해수면 위로 높게 떠오른 달은 이지러진 곳 없이 둥글게 빛나고 있습니다.
은은한 달빛이 출렁이는 밤바다 위로 희미한 빛무리를 흩뿌립니다.
만조인 해변에는 잔물결이 발 앞까지 성큼 다가오고,
제법 높게 이는 파도 소리가 들려옵니다.
송미노: ...(말없이 바닷가에서 발걸음만 옮긴다.)
유현: .. (조용히 옆에서 따라 걷는다.) ..춥지는 않아?
송미노: ..응, 저 현아...
유현: ..응?
송미노: ..정말..나를 죽여줄 생각은 없어?
유현: .....
..왜 그런말을 하는거야..?
송미노: ..알려줄 수..없어.
..부탁인데.. 안될까?
유현: ...못해, 그런거..
송미노: ...
미노의 눈에서 방울방울, 눈물이 한방울씩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송미노: ..으흑,
유현: .....
..미, 미안해.. 화낸 건 아닌데..
송미노: ..흐으...
...
...
현이 미노를 달랠 틈도 없이,
미노의 등 뒤에서 꺼림칙하게 생긴 촉수가 무수하게 돋아나서는 사방으로 솟구칩니다.
촉수와 같은 색을 띈 거무죽죽하고 불그스름한 피막이 미노의 겉모습을 등 뒤에서부터 뒤집어삼키듯 기괴하게 찌그러뜨립니다.
[이성] 판정
유현:
SAN Roll
기준치:
44/22/8
굴림:
53
판정결과:
실패
: 이성 -1d4
유현:
rolling 1d4
(
3
)
=
3
더 이상 미노의 모습이 남아있지 않게 된 괴물은, 현을 휘어감은 채 파도가 거세지는 바닷속으로 끌고 들어가기 시작합니다.
유현: ....?!
코와 입으로 바닷물이 들이치고,
머릿속까지 물이 차오르는 고통 속에 현은 몸부림치다가 정신을 잃습니다.
...
..
죽음과도 같은 의식의 기저,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면에서 현은 꿈을 꿉니다.
꿈에서 자신은 죽었고, 시신은 누구에게도 보여지지 않은 채 화장되어서 작은 재 무더기로 화했습니다.
친지와 조문객들에게 둘러싸여 장례식이 치러집니다.
얼굴을 알아볼 수 없는 조문객들의 뒤편에서 끔찍하고 처절한 비명이 울려퍼집니다.
[듣기] 판정
유현:
듣기
기준치:
80/40/16
굴림:
79
판정결과:
보통 성공
: 어쩐지, 이 비명은 두 사람의 목소리가 얽힌 것만 같습니다.
어쩐지, 이 비명은 두 사람의 목소리가 얽힌 것만 같습니다.
...
..
몽롱한 눈꺼풀을 들어올리면 전신에서 끈적거림이 느껴집니다.
공기 중에 잔뜩 고인 피 냄새가 짙고 비릿합니다.
배를 깔고 엎드린 것처럼 시야가 낮습니다.
시선을 돌리자..
바닥에 널브러진 채 눈을 뜨고 죽어있는 자신의 얼굴이 보입니다.
피투성이가 된 아랫배 언저리부터 목 밑까지는 마치 무엇인가가 몸을 찢고 나오기라도 한 것처럼 엉망입니다.
앞을 가로막은 것은 낯익은 창살.
땅을 짚은 손이 눈에 들어옵니다.
손을 놀리는 감각은 틀림없이 내 것이지만 그 손등과 팔을 가득 덮은 것은, 거무죽죽하게 번들거리는 검붉은 피막.....
[이성] 판정
유현:
SAN Roll
기준치:
41/20/8
굴림:
79
판정결과:
실패
: 이성 -1d4
유현:
rolling 1d4
(
4
)
=
4
: 이성 -4
엉망진창인 것은 우리 바깥도 마찬가지입니다.
감옥같던 지하실 안에는 찢어발겨진 소장의 시신이 널려 있고, 피바다 속에 서 있는 미노의 모습이 보입니다.
정신이 나간 듯이 멀거니 허공을 응시하던 미노가 갓 태어난 현을 바라봅니다.
천천히 다가온 미노는 앞에 쭈그려앉더니, 파리한 낯으로 창살을 움켜쥐고서 현에게 묻습니다.
송미노: ..나를 만나서 불행했어?
유현: ..그럴리 없잖아..
송미노: ...정말..?
유현: ..당연한걸.
송미노: ...
미노는 희미하게나마 밝게 웃어보이더니 현이 갇힌 우리를 열어줍니다.
그때,
얼굴을 본 적 있는 젋은 연구원이 경악한 낯으로 굳어 있다가, 미노를 향해 총을 겨눕니다.
송미노: ..!
회피
기준치:
27/13/5
굴림:
73
판정결과:
실패
행운
기준치:
60/30/12
굴림:
47
판정결과:
보통 성공
탕!
미노를 향해 쏜 탄환은 어깨를 스치고 빗나갑니다.
한 발 빠르게 뻗어나간 미노의 촉수가 그의 발목을 휘감아 끌어옵니다.
온 몸이 으스러지는 소리와 소름끼치는 비명이 휩쓸고 간 지하실 안은 다시 조용해집니다.
송미노: ...(우리를 열고 들어오더니 현을 끌어안는다.)..미안해, 현아.
유현: 뭐, 뭐가 어떻게...
송미노: 미안, 미안해..
..이런 일에 끌어들여서..미안.
유현: ...응? 그게, 무슨 말이야..?
송미노: 너까지..이런 몸으로 만들어서.
유현: 나... 그, 원래의 나는.. 죽은거야?
송미노: 아마, 도...
겉모습이나 원래 기억같은건 여전하지만...
..현아, 우리 도망치자.
유현: 도.. 도망? 어디로?
송미노: 아무데나..
조금 더 있으면 너도 곧 원래의 모습을 되찾을테고,
..아니면, 사람들을 피해서 바다로 돌아갈수도 있어.
물론, 이미 죽은것으로 되어버렸으니 둘다 좀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겠지만..
유현: ......
..도망쳐서, 여길 벗어나면.
그러면... 미노, 너랑.. 계속 같이 있을 수 있는거지?
송미노: ...응.
계속, 계속 같이 있자. 앞으로도..
유현: .... 응, 난 너만 있으면 되니까..
송미노: ..미안해, 그리고..사랑해. 현아.
유현: .... 나도, 앞으로도 쭉 사랑해. 미노야..
...
미노의 보살핌으로 현 역시 그믐밤을 거쳐서 인간일 때의 모습을 되찾습니다.
지하실이 있던 집은 이유 모를 화재로 전소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화재 현장에 대해 소방서와 경찰서의 조사가 이루어졌지만, 집 터에서 시신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