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429
[타생회상]
KPC. 송미노
PC. 유현
-
-
...
......당신은 바람 소리에 잠에서 깹니다.
지금이 몇 시죠?
잠에 든지 얼마 되지 않았던 것 같은데.
새벽 쯤이려나요?
방 안은 어쩐지 한기가 가득한 것 같습니다.
분명 창문은 잘 닫고 잤을 텐데, 잠을 방해하는 바람소리를 따라 고개를 돌리면...
열린 창문에 걸터앉아있는, 달빛을 등진 미노가 보입니다.
분명 익숙할 터인 모습인데, 어째서인지 위화감이 듭니다.
꼭 미노가 아닌 것만 같은 느낌...
미노의 얼굴을 덮고 있는 반투명한, 검은 베일 때문에 더욱 그런 느낌이 드는 걸지도 모릅니다.
어쩐지 낯선 느낌이 드는 미노,
이어서 들려오는 낯익은 목소리,
그리고 문득 머릿속을 스치는 생각.

...저승사자는 당신이 가장 사랑한 사람의 얼굴로 온다고 했던가요.
[이성] 판정

기준치: | 45/22/9 |
굴림: | 2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 이성치 감소 없음.





그게, 갑자기 이런 장난 치니까..

장난 아니야.
네가 죽어서, 데리러 왔어.



언제, 왜?
나.. 나는, 기억에 없는데...

아마, 여기서 나를 만났으니까 자다가 죽은걸로 되지 않을까?

...
... 그럼, 너도 미노가 아닌거야?

그러니까..슬슬 일어나지 않을래?

어디로.. 가는데?

너는 죽을테니까.. 이미 죽었을지도 모르고.

미노한테, 그게.. 인사라도..




자신은.. 정말 죽은걸까요.
[이성] 판정

기준치: | 45/22/9 |
굴림: | 62 |
판정결과: | 실패 |
: 이성 - 1d3

rolling 1d3
()
1
1
: [심리학] 판정

기준치: | 10/5/2 |
굴림: | 20 |
판정결과: | 실패 |
...
일어서고 나자, 그제서야 방 안의 풍경이 눈에 들어옵니다.
문득, 주변을 둘러보니 이상함이 느껴집니다.
분명 당신의 방이지만 무언가가 다릅니다.
침대는 원래 이 디자인이었던가?
책상은 원래 저 색깔이었나?
문은 원래 저 위치였던가?
크게 달라진 건 없지만, 무언가 위화감이 느껴집니다.
여기...당신의 방이 맞긴 한 걸까요?
가구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당신이 늘 잠에 들던 침대인 것 같습니다.
푹신하고 부드럽네요.
[관찰] 판정

기준치: | 65/32/13 |
굴림: | 6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침대 머리맡에 메모 카드가 하나 놓여있습니다.

분홍색 하트가 그려진 작은 메모카드입니다.
[오늘도 사랑해, 자기야.]
[지능] 판정

기준치: | 55/27/11 |
굴림: | 4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이건...미노의 말투라는 생각이 듭니다.

책상은 그리 넓지 않은 목재 책상입니다.
책상의 바로 옆에는 책장이 붙어있고,
책상 위에는 노트들이 어질러져 있습니다.

노트에는 간단한 배경의 스케치가 그려져 있습니다.
당신이 썼던 노트인 것 같습니다.
노트를 쓴 기억이 어렴풋이 납니다.
[관찰] 판정

기준치: | 65/32/13 |
굴림: | 42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노트 한구석에 쓰여진 글을 발견합니다.
[천국이 진짜 있을까?]

책상에 붙어있는 책장입니다.
책상과 마찬가지로 목재입니다.
책 몇 권이 꽂혀있습니다.
[관찰] 판정

기준치: | 65/32/13 |
굴림: | 21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유난히 많이 읽은 듯, 손때가 타있는 책 한 권이 보입니다.
표지에는 [뇌에 대하여]라고 적혀 있습니다.

책의 한 페이지가 접혀있습니다.
접힌 페이지에는 이렇게 써 있습니다.

(문도 살펴볼 수 있을까...)
새하얀 방문입니다.
잠깐, 하얀색..? 문이 하얀색이었던가?

(조심스레 문고리를 잡아 열어본다.)
...
문 너머에는 어둠이 길게 이어져있고,
멀리서 밝은 빛이 희미하게 보입니다.
꼭 어둡고 긴 터널 같다는 느낌을 줍니다.


...
두 사람은 빛을 향해 나아가지만 주변은 발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적막 뿐입니다.
이제 어떻게 되는 걸까, 어디로 가는걸까.
자신도 모르게 피어오르는 불안감 속에, 미노가 먼저 입을 엽니다.


착하고, 마음도 예쁘고.. 나같이 재미없는 애도 좋아해줬던 고마운.. 그런, 사람이었어.

그, 너는 그 애를 어떻게 불렀어?






현이..야.




어둠을 따라 하염없이 걷다보면,
무언가가 눈 앞에 나타납니다.
마치 원래부터 그 곳에 있었던 것처럼 존재하는 쇼케이스입니다.
긴 쇼케이스는 빛을 따라 길게 나 있습니다.

(쇼케이스를 살펴볼 수 있을까..)
안에는 맛있는 냄새가 나는 음식들이 들어있습니다.
전면의 유리가 없어 음식을 꺼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음식 앞에는 모두 음식의 이름이 쓰여진 이름표가 있습니다.
쇼케이스 내부에는 평소 현이 좋아하던 각종 고기류의 음식들과 디저트 등이 늘어져 있습니다.
온통 맛있어보이는음식 뿐입니다.
좋은 냄새가 코를 간지럽힙니다.
음식은 모두 갓 만든 것처럼 보입니다.
[관찰] 판정

기준치: | 65/32/13 |
굴림: | 31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중간 중간 대부분 야채로 이루어진 음식들도 몇 보입니다.

: [지능] 판정

기준치: | 55/27/11 |
굴림: | 57 |
판정결과: | 실패 |
미노의 말대로 여긴 현이 좋아하는 음식 뿐입니다.
저기 맛있어보이는 샐러드도 보이네요!
군침이 도는 것 같습니다.








그럼.. 이렇게 웃을게.


이게..좋은거 아냐..?


맛있어보이는 음식을 바라보고 있자니,
미노와 데이트를 하면서 괜찮은 식당에 갔던 기억이 납니다.
분명 파스타집을 다녀온 이후에 고백을 받았었죠?
좋은 식당을 찾았다던 미노의 목소리가 아직도 생생합니다.


방금, 뭐라고..





그냥 문득 떠올랐어.
식당, 말이야..

..그런데, 어떻게 알고 있는 거야..?

모르겠어..
일단, 좀 더 걸어가자.
저.. 손, 잡아도 돼?

응.. 잡아줘.


계속 앞으로 나아가고 있으면 점점 쇼케이스 내부의 음식이 줄어듭니다.
그리고 마침내 텅 빈 쇼케이스의 끝에는 작은 무언가만이 남아있습니다.
가까이서 바라보니...석류 알입니다.
물기가 느껴지는 석류 알 세 개가 놓여져 있습니다.
다른 음식들과 마찬가지로 이름표가 놓여있습니다.

(이름표를 힐끗거린다.)
이름표를 보자,
[가엾은 페르세포네]
라고 쓰여져 있습니다.

가자.(잡은 손을 살짝 끌어당긴다.)

...
다시 아무것도 없는 어둠입니다.
멀리 보이는 빛은 조금 가까워진 것 같습니다.
빛 너머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죽음 뒤에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이어지는 정적 속에서, 다시 미노가 입을 엽니다.




그때도 미노를 만나서.. 이번에는 내가 먼저 좋아한다고,
...그렇게 얘기하고 싶어.






계속해서 나아가다보면 발 밑에 붉은 장미 꽃잎이 하나 둘 보입니다.
꽃잎은 나아갈수록 점점 더 많아지더니,
이내 바닥을 가득 채울 정도의 양이 되었습니다.
발 밑이 온통 붉다고 느껴질 때 쯤,
장미 꽃잎더미 위에 놓인 반지 케이스와 편지봉투가 보입니다.
장미 꽃잎들은 반지 케이스와 편지 봉투가 놓인 곳에서 끊겨 있습니다.

(편지봉투부터 들여다본다.)
장미 꽃잎처럼 붉은 편지봉투입니다.
안에는 흰색 편지가 두 번 접힌 채 들어있습니다.

(한참이나 편지를 들여다보다가 반지 케이스를 들어 살핀다.)
장미 꽃잎처럼 붉은 반지 케이스입니다.
안에는 큐빅이 박힌 은색 반지가 들어있습니다.
[관찰] 판정

기준치: | 65/32/13 |
굴림: | 5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꼭 커플링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당신의 약지에 잘 맞을 것 같습니다.
...
그러고보니 미노와 커플링을 맞췄던 기억이 납니다.
기념일이라고 편지도 받았던 것 같은데...
편지의 내용이 이거였던가?
: [지능] 판정

기준치: | 55/27/11 |
굴림: | 20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내용이 잘 기억나지 않네요.
그보다 '사랑하는 자기에게'라니.
이거 정말 미노가 쓴 편지 맞나?

순간.. 미노의 손가락에서 빛나는 무언가가 보입니다.
자세히 보니....반지입니다.
왼손 약지에 반지 케이스에 들어있는 것과 똑같은 반지가 끼워져 있습니다.

그건.. 뭐야?



이건..
송미노가 너랑 맞춘 커플링이고,나는 송미노의 모습을 하고 있으니까 끼고있는게 당연하지..


: [심리학] 판정

기준치: | 10/5/2 |
굴림: | 15 |
판정결과: | 실패 |
...
(이해가 되지는 않았지만.. 애초에 지금 상황부터가 말이 안되는 거였으니까. 일단은 반지를 꺼내 제 왼손 약지에 조심스럽게 끼워본다.)




...
빛이 좀 더 밝아지고 가까워진 것 같습니다.
당신의 끝도 다가오고 있다는 뜻일까요?
당신의 끝을 예상하고 있자니, 또다시 미노가 말을 걸어옵니다.


그래도, 아무것도 없는 것보단.. 있다고 믿는 쪽이 좋겠지..

..아니, 그런건 없어.(약간 표정을 굳힌 채, 묘하게 단호한 어조로 말한다.)


이윽고 눈 앞이 환하게 밝아집니다.
멀리서부터 강한 빛으로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던 그것은...
장례식장에서 볼 수 있을 법한 제단 꽃장식.
그 한가운데에는 당신의 얼굴이 담긴 영정 사진이 보입니다.
아, 새삼스럽게 죽음을 실감합니다.
나는 정말 죽은 걸까?
진짜 미노를 홀로 남겨두고 정말 죽어버린 걸까?
[이성] 판정

기준치: | 44/22/8 |
굴림: | 93 |
판정결과: | 실패 |
: 이성 -1

영정 사진에 손을 대면 ‘너를 필요로 하는 세계’로 가게 될거야.


그리고..
이 영정 사진만이 네가 가야할 세계와 이어지는 유일한 길이야.
이게 망가지면 너는 그곳으로 갈 수 없어.
: [꽃장식]과 [영정사진] 조사 가능합니다.

밝은 빛을 내고 있는 흰 국화들이 장식되어 있습니다.
광원은 이 국화였던 것 같습니다.
무척이나 강한 빛을 내고 있지만 이상하게도 빛이 시야를 방해하지는 않습니다.

갈색 액자로 된 영정 사진입니다.
액자 안에는 정면을 응시하는 현의 사진이 있고,
투명한 액자 유리로 덮혀있습니다.
그런데.... 뭔가 이상합니다.
이게 정말 당신인가요?
영락없는 당신 같지만 무언가가 다릅니다.
당신과 매우 닮았지만, 어쩌면 당신일지도 모르지만...
한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갑니다.
이건 당신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것.

이게.. 정말 나야? (미노를 힐끔거린다.)
: [지능] 판정

기준치: | 55/27/11 |
굴림: | 5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당신은 미노에게 그 식당에서 고백을 받지 않았습니다.
좋은 식당을 찾았다던 미노의 목소리를 들었을 리도 없죠.
그 디자인의 커플링도, 그런 내용의 편지 역시 처음 봤던 것입니다.
이건 모두 당신이 아니라 다른 누군가의 기억입니다.
영정 사진 속 얼굴도 당신이 아니라 다른 누군가입니다.
확신할 수 있어요.
...죽은 건 당신이 아닙니다.


영정사진.. 안만져..?


순식간이었습니다.
당신의 몸은 균형을 잃고 그대로 바닥에 고꾸라집니다.
얼얼한 통증도 잠시, 시야에 미노가 들어옵니다.
당신을 밀치고 그 위에 올라타 내려다 보고 있는 미노가.
그리고 빛에 반사되어 반짝거리는, 미노의 손에 들린 날카로운 칼까지.

내가 아는 현의 기억을 갖고 있다면, 너도 그 현이 되는거야.


내가 사랑하는 현이는 이미 죽었어.
..그래서 나는 네 영혼을 데려가서 그 현을 되살릴거야.
너는 다른 평행세계의 사람일 뿐이지, 사실 죽을예정이 아니야.


내려다보는 미노는 무척이나 괴로운 표정으로 칼을 높게 치켜듭니다.
어느새 눈물이 고이기 시작한 미노의 눈에 당신이 비칩니다.
당신을 내리누르는 미노 때문일까요,
죽음 앞의 본능적인 공포심 때문일까요?
몸이 움직이질 않습니다.
이렇게 정말 죽는구나.
사랑하는 미노의 얼굴을 한 사람에게 죽는구나.
그렇게 생각하며 눈을 질끈 감은 찰나,
챙그랑!
무언가가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감았던 눈을 천천히 뜨고 나면,
눈물로 엉망이 된 미노의 얼굴이 보입니다.
손에서 놓친 건지 칼은 바닥에 떨어져 있습니다.
흐느끼는 소리가 정적이었던 공간을 채웁니다.

현아..



나, 나는..
미노가, 기다릴거야....

혼자 있는 세계는..너무 무섭고, 외로워..





갑자기 내가 사라져 버리면..
네 세계에서 내가 죽었을 때처럼.... 미노도, 많이 놀랄 거야.

가지..않을거야..?

미... 미안해..



(그러더니 떨어졌던 칼을 주워, 현에게 쥐여준다.)나를 두고 갈 거라면 차라리 나를 죽여 줘.
차라리 내가 사랑한 사람과 똑같은 얼굴에게 죽고싶어.

무, 무슨... 말이야. 그건..
내가, 널 어떻게..

현이 없는 세상에서..살고싶지 않아.


어느것 하나 들어줄 수 없어..?

아무리, 그래도... 나는..
(입술을 꾹꾹 씹다가 칼을 등 뒤로 돌려버린다.)



가지도.. 않을거야?

(고개를 숙이고 침묵한다.)
..있던 곳으로, 돌아가고싶어.

...제발.......(목소리가 작게 웅얼거린다.)

..미안, 미안해.. 미안해, 미노야. (머뭇거리던 손으로 눈을 질끈 감으며 영정사진을 망가트린다.)
...
쨍그랑!
액자의 유리조각이 깨지는 소리가 생생합니다.
날카로운 칼날에 영정사진 속 당신의, 아니 당신이 아닌 현의 얼굴이 망가져갑니다.
그리고 그 순간, 주변이 온통 어둠에 휩싸입니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깊은 어둠 속, 미노의 울음소리가 점차 멀어져갑니다.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고,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저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둠.
어둠에 익숙해지기 위해 몇 번이고 눈을 깜빡이고 있으면...
...
시야에 익숙한 천장이 들어옵니다.
당신이 누워있는 곳은 당신의 방, 침대 위.
어디선가 바람 소리와 함께 찬 바람이 들어옵니다.
몸을 일으켜 확인해보면, 창문이 열려있는게 보입니다.
바람 때문에 창문이 열린 걸까요?
창문을 닫으며 주변을 둘러보지만 아무도 보이지 않습니다.
모처럼 푹 잠들 수 있었는데, 바람소리에 방해받아버렸네요.
당신의 잠을 방해했던 건 바람소리 뿐이었죠.
당신의 삶을 방해했던 건 스쳐지나가는 한낱 바람.
자, 이만 잠에 빠질 시간입니다.
평소와 같은 일상에 빠져 들어갈 시간입니다.
END.2 잘 가, 오늘 죽게 될 너를 바라고 있었어.
유현 생환
생환보수 SAN +1d3
[타생회상]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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