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520
KPC. 유현
PC. 송미노
“안녕, 내 사랑하는 인형.”
.
.
어디선가 소리가 들립니다.

오늘은 탑 서쪽에 벌써 벚꽃이 피었더라고. 봤어?
멍한 의식 속에서 차분히 들려오는 당신을 향한 목소리.
그 와중에 당신의 고개는 끄덕여지고 있는 것이 느껴집니다.

햄을 잔뜩 넣은 샌드위치를 들고 가는거야.
아직도 시야는 흐릿합니다.
누가 당신에게 이렇게 다정하게 말을 걸고 있는 걸까요.

당신은 그제서야 그 사람을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그 사람은, 그 사람은 당신의 소중한 사람입니다.
어라, 소중한 사람이었나?
생각할 새도 없이 당신의 입이 움직입니다.


기이한 기분입니다.
아직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 몸을 어떻게든 가누려 하는 동안,
현은 당신의 이마에 입을 맞추고 나가버립니다.
이건 대체 무슨 상황인 걸까요?
...
드디어 의식이 또렷히 돌아오고 시야가 뚜렷하게 잡혀갑니다.
당신은 안락의자 위에 앉혀져 있었던 모양입니다.
이 방 안에는 커다란 거울 하나와 지금 앉아있는 안락의자,
불이 꺼져있는 벽난로,
커튼으로 가려진 창문이 보입니다.

(몸을 의자에서 일으켜본다.)
미노는 자리에서 몸을 일으킵니다.
아직 조금 어지럽긴 하지만, 돌아다니기에는 무리없는 몸입니다.

불 꺼진 벽난로에는 새까만 잿더미와 검댕만 가득 묻어있습니다.

거울에는 미노, 자신의 모습이 보입니다.
그리고 그 거울을 보는 순간, 기이한 것을 발견합니다.
거울 속에 비쳐지는 당신은 마치 인형에게나 입힐 법한 치렁치렁한 옷을 입고 있었는데,
목과 무릎, 손가락 마디마디 비춰지는 모습은… …
분명 인간의 것이 아닌 인형의 관절 같은 모습입니다.
: 《이성》 체크

: 이성치 감소 1
이게 어떻게 된 거지?
아무리 눈을 깜빡여 보아도 바뀌는 것은 없습니다.

(창문으로 다가서본다.)
커튼을 들추고 창문 밖을 바라보면,
정말 현의 말대로 흐드러지게 핀 벚나무가 그득 보입니다.
화창한 햇살, 울창한 숲...... 시골에 있는 걸까요?
: 《지능》 판정

...그런데, 무언가 이상하지 않나요?
이 주변 그 어디에도 사람이 사는 흔적이 없어 보입니다.
사람이 산다면 길이라도 있을 것이고, 어딘가에 집이 있을 수도 있고,
혹 시골 마을이라면 논밭이라도 보여야 합니다.
...하지만 이 주변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여긴 대체 어디일까요?

나는 어디, 어떤 상황으로 떨어진 걸까요?

방 밖으로 나가려 문고리를 잡으면, 미노의 손짓보다 문이 먼저 열립니다.
철걱, 잠금쇠라도 걸려있던 걸까요?
열린 문 사이로, 현이 들어옵니다.
그의 주변으로는 따뜻한 차가 담긴 티포트와 찻잔, 에그타르트가 담긴 접시 등이 부유하며 떠돌고 있습니다.

내가 없는 동안 외롭진 않았어?

무,무슨...
딱,
그가 손가락을 튕기자 문 밖에서 작은 탁자가 날아오더니,
그 위로 테이블보가 깔립니다.
지금 이건 대체 어떻게 한 거지?
무슨 마술이라도 부린 걸까요?
: 《이성》 체크

: 이성치 감소 없음
현은 창문을 열고는 안락의자 너머에 앉습니다.
어느새 그 자리에는 의자 하나가 더 생긴 참입니다.
테이블 위에는 티포트와 접시가 동동 떠다니며 차를 따르고 테이블 위에 올려집니다.
향긋한 차 향기가 물씬 풍겨옵니다.

이어서 또 한 번,
현이 손가락을 다시 튕기면 벽난로에 불이 지펴지며 타닥 타닥 타오르기 시작합니다.
: 《관찰》 판정

현의 목에는 작은 목걸이 하나가 걸려 있습니다.
붉은 보석이 박힌 목걸이는 반짝이며 빛을 발합니다.

왜 그런 표정이야? 하고 싶은 말이라도 있어?


..아, 혹시 관심있어?





저,...여, 여긴..어디야?

우리의 영원한 사랑의 보금자리.

저, 그...나 말인데,
나는..사람, 아니야..?(관절을 들어보인다.)

이 탑에 혼자 살기 심심했던.. 내가 만든 인형.





마, 마법?


인형이..이런거 먹어도 돼?


따뜻한 차가 들어가자 한결 편안해지는 기분이 듭니다.



나는..이거 처음,먹는데..?


그때 쯤,
...어쩐지 다시 의식이 흐릿해집니다.
갑자기 이렇게 졸릴리가 없는데.
차에 무언가 들어가 있었을까요?
혹은 현이 마법을 부리는걸지도 모르죠.
무거운 눈꺼풀이 조금씩 바닥으로 추락합니다.
점차 옅어지는 의식 사이로, 다정한 목소리가 흘러 들어옵니다.

…
…
당신은 새가 지저귀는 소리와 바람에 살랑이는 커튼이 얼굴을 간질이는 것을 깨닫고 잠에서 깨어납니다.
미노가 자고 있는 곳은 침대 위입니다.
옆에는 작은 협탁이 있고,
방 한가운데에는 어제 벽난로가 있던 방으로 날아왔던 그 테이블과 의자가 있습니다.
다른 쪽 벽에는 커다랗고 고풍스러운 옷장이 하나 놓여져 있습니다.

협탁 위에는 책 한 권이 놓여져 있습니다.
미노가 읽을 수 있는 언어로 쓰여져 있으며,
표지에는 ‘스스로 쓰여지는 일기’ 라고 적혀있습니다.
아직 한 페이지밖에 쓰여지지 않은 모양입니다.

일어났던 침대를 살펴본다.
(책장을 넘겨본다.)
[스스로 쓰여지는 일기 1]
: 《정신력》 판정

불사의 마법사가 있었습니다.
마법사는 자신을 사랑해 줄 인형을 만드는 대가로 불사의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불사의 마법사는 외로웠습니다.
인형에게 사랑받아도 사랑받아도 그 공허함이 채워지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그 인형은 진짜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
일기는 여기에서 끝이 납니다.
다 읽었을 무렵, 일기장이 스스로 날아서 미노의 품 속으로 쏙 들어갑니다.
참 신기한 일이네요.
일기장은 챙겨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미노는 일기장을 품에 챙겨갑니다.

당신이 밤을 보낸 침대입니다.
언제 이곳으로 옮겨진 걸까요.
...
딱히 둘러보아도 눈에 띄는 점은 없습니다.

(테이블로 다가선다.)
테이블 위에는 편지가 놓여있습니다.

(편지를 살펴본다.)
음...
(옷장으로 가본다.)
옷장 안에는 인형에게나 입힐 법한 예쁘고 거추장스러운 옷들이 가득 들어있었습니다.
한벌 한벌 정말 사랑스러운 옷들이지만 이것을 입고 돌아다니기엔 조금 무리가 있습니다.
지금 입고있는 옷이 그나마 제일 편하다고 느껴질 정도입니다.

: 《관찰》 판정

옷장 안의 옷들이 미노의 사이즈보다 조금 큰 것 같습니다.

?(갸웃거리다가 문을 열어본다.)
문은 잠겨있지 않은지 쉽게 열립니다.
어디로 가볼까요?

높이로 보아하니 2층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아무런 도구 없이 맨 몸으로 내려가는건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미노는 맞은편 방으로 향합니다.
내부는 침대가 하나 더 있고, 책상과 책장이 있는 정도입니다.
여긴 그 마법사의 방인 걸까요?
하지만 평소 잘 쓰이지 않는 것인지 그다지 생활감이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책장에는 기괴한 글자로 쓰여진 책들이 한가득 꽂혀져 있습니다.
하지만 무언가 이상합니다.
미노는 어째서인지 여기에 있는 글자들을 전부 읽을 수 있었습니다.
어째서일까요, 배운 적이 없는데?
나는 누구일까요. 왜 읽을 수 있는 걸까요?
: 《이성》 체크

: 이성치 감소 1
《자료조사》 판정

책장 사이로 한 주문이 적힌 책을 발견합니다.

(이번엔 책상으로 향한다.)
책상 위에는 아주 낡은 노트가 있습니다.
노트의 마지막 페이지에는 미노가 읽을 수 있는 언어로 쓰여있지만,
글자는 아주 뒤죽박죽으로 망가져 있어, 알아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 《모국어》 판정

노트에 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기억이 자꾸 사라진다.
오랜 세월에 지쳤기 때문일까.
정말 지쳤으니 기억이 더 사라지면 좋겠어.
아예 지워버릴까?
그렇지만 기억이 더 사라지기 전에 중요한 기록은 남겨놔야지.
........
인형이 자꾸 숲을 빠져나가려 한다.
오늘은 그것을 막기 위해 숲에 마법을 걸어두었다.
이 숲을 빠져나가기 위해서는 물별살이풀을 입에 물고 손끝으로 원을 그리며 나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길을 잃게 되겠지.
밖으로 나가게 두고 싶지 않다. 또 잃고 싶지 않아.

당신이 일어난 방에 있던 것과 똑같은 침대입니다.
: 《관찰》 판정

꽤 오래 사용되지 않은 것처럼 먼지가 좀 쌓여있습니다.
마법사는 어디에서 자는 걸까요?
불사의 마법사라 잠도 안 자는 걸까요?

음...(방을 나와서 계단으로 향한다.)
1층 또는 3층으로 갈 수 있습니다.
어디로 가볼까요?

미노는 3층을 향해 계단을 오릅니다.
3층은 미노가 지나쳐왔던 곳에 비해 많은 방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식당과 주방이 있으며 그 옆으로는 비교적 큰 규모의 창고가 놓여있습니다.
맞은편으로는 욕실과 화장실도 있네요.

창고에는 수많은 짐더미가 있습니다.
식재료부터 옷가지, 그 외 생필품 등…
각양각색의 여러 물건들이 난잡하게 한데 뒤섞여 있기에,
필요한 뭔가를 찾기에는 시간이 조금 걸릴 것 같은데......
목적없이 무작정 뒤져보기에는 너무 막막합니다.
무엇을 찾아볼까요?

마법이 걸린 주방에서는 조리도구들이 스스로 움직이며 식재료들을 조리하고 있습니다.
식칼, 냄비, 프라이팬 등이 저절로 움직이며 야채를 썰고 고기를 굽습니다.
마법의 오븐에서는 불이 낼름거립니다.

으음~(식당으로 가보자!)
주방과 나란히 놓인 식당입니다.
식당에는 아래층과 마찬가지로 벽난로가 있고,
그 위로 당신과 현의 그림이 걸려있습니다.
이런 건 또 언제 그려진 걸까요?
현은 대체 여기에서 얼마나, 무엇을 하고 있었던 걸까요?
...아니, 그건 정말 현이 맞을까요?
식탁에는 두 개의 의자만이 놓여있습니다.
다만 세팅되어 있는 것은 한 사람분의 식기뿐입니다.
: 《관찰》 판정

이 식탁은 아주 오랫동안 한쪽 면에만 음식물이 묻거나, 흘려 졌던 것 같습니다.
...
식탁을 보고 있자니… 어쩐지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납니다.
당신은 인형이 아닌 인간이니까요. 아마도?
곧 그 소리를 들었다는 듯이 주방에서 접시와 집게가 날아와 세팅된 식기 위에 음식을 차립니다.
오늘의 메뉴는 미트볼 스파게티와 시저 샐러드입니다.
의자는 덜걱덜걱 스스로 움직여 당신을 앉히고,
주방에서 주전자가 날아와 얼음이 든 청량한 레몬수를 컵에 쪼로록 따라주고 돌아갑니다.

어어, 엄...(우선 배가 고프니 음식에 손을 댄다.)
미노는 얼떨결에 식사를 시작합니다.
우려했던 마음과는 다르게 음식은 무리없이 삼킬 수 있었습니다.
음식도 미노의 입맛에 딱 맞네요.
아주 훌륭한 식사였습니다.
: 이성치 회복 1d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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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우물..)다음은 크림 스파게티였으면 좋게써....
(자리에서 일어나 욕실로 향한다.)
평범한 욕실......은 아닙니다.
뜨거운 물을 따라내는 주전자가 둥둥 떠다니며 욕조에 물을 붓습니다.
주전자의 물은 마르지도 않는지 끊임없이 욕조 위로 떨어집니다.

(옷을 벗어 개어놓고는 욕조에 조심스레 들어가본다.)
욕조로 들어가자 넘실거리던 물이 밖으로 조금씩 흘러 넘칩니다.
딱 좋은 온도가 몸을 노곤하게 풀어주는 것 같습니다.
: 이성치 회복 1d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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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곤노곤)
...
한동안 몸을 녹이다가 밖으로 나오면, 어디선가 커다란 타올이 날아와 톡톡 몸을 닦아줍니다.
한층 더 기분이 상쾌해진 느낌입니다.

(기웃거리다 화장실로 향한다.)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하고 깔끔한 화장실입니다.
별다를 것은 없습니다만......
여기 배관이 되어 있나?
이것도 마법으로 작동하는 걸까요?
: 《관찰》 판정

화장실 휴지통에 버려져 있는 구겨진 종이를 발견합니다.
펼쳐 보면 바들바들 떨리는 필체로 아래와 같이 적혀있습니다.
널 원망해, 유현.
너 때문에 내가 이렇게 되었어.
나는 이제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어.

(인상을 쓰다가 나와 발코니로 가본다.)
2층과 똑같은 형태의 발코니입니다.
이전보다 시야가 높아진 것을 제외하면 특별한 것은 없어보입니다.

다시 계단 앞에 도착합니다.

계단을 통해 2층을 지나 1층으로 향합니다.
미노는 1층으로 내려옵니다.
내려오자마자 가장 먼저 보이는 풍경은.. 커다란 홀입니다.
주변에는 정말 실제 사람처럼 느껴질 정도로 사실적인 조각상들이 장식되어 있습니다.

이게 어떻게 된 걸까요?
조각상들이 미노를 향해 뻐끔, 입을 움직입니다.
“여길 나가면 안 돼.”
“다시 올라가.”
“탑을 나가서는 안 돼. 탑에 있어야 해.”
제대로 된 대화는 불가능합니다.
그저 그들은 미노가 나가지 못하도록 끊임없이 속삭일 뿐입니다.
: 《이성》 체크

: 이성치 감소 없음

창문은 밖과 통하지 않도록 단단히 잠겨 있습니다.

덜그럭, 소리만 날 뿐 창문과 마찬가지로 꿈쩍도 하지 않습니다.

으음...(다시 3층으로 향한다.)
계단을 올라 다시 3층으로 돌아옵니다.

아까와 같은 풍경의 창고로 들어옵니다.
무엇을 찾아볼까요?

: 《관찰》 판정

열쇠... 비슷한 것을 찾았지만,
심하게 훼손되어 있어 사용은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 창고의 놓인 창문으로 밖을 내다보면, 이미 해가 저물어버린 뒤입니다.
이 시간에 무리해서 밖으로 나갈 수도 없는데. 다음은 뭘 해야하지?
고심을 하던 미노는 곧 생각을 멈춥니다.
끼익,
낡은 문소리와 함께 오늘 처음으로, 현의 얼굴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

얌전히 기다리고 있었어?



지금..온거야?

혹시 못본거야?


어디 다친 곳은 없고?

가구들도 혼자서 움직이던걸.

그건 그렇고.. 이제 슬슬 자러 갈 시간이야.
늦게 자면 내일 피곤할테니까. 방으로 데려다줄게.














한발 한발, 계속해서 이어지던 가벼운 발걸음은 침대 근처에 도착해서야 서서히 멈춥니다.
미노가 처음 잠들어 있던 그 방입니다.




같이 누으면 좋을텐데..

나랑 같이 있고 싶어?


침대 좁을텐데, 괜찮을까?




(느리게 팔을 뻗어 조심스럽게 껴안아본다.)


...
사랑해, 미노야. ..내일 또 보자. (껴안은 팔에 꼭 힘을 준다.)

딱,
등 뒤로 손가락을 튕기는 소리가 들림과 동시에…
미노의 의식이 끊어집니다.
…
…
정신을 차리면, 다음 날입니다.
잠에서 깬 미노의 옆자리는 다시 비어있네요.
테이블 위의 편지는 다음과 같은 것으로 바뀌어 있습니다.

그 옆에는 마치 아침식사로 먹으라는 것처럼,
따뜻한 크림 스프와 부드러운 빵 한 덩이가 놓여져 있습니다.

미노가 막 식사를 시작하려던 때,
포드득.... 툭,
날아오던 무언가가 천장에 부딪혀 툭 하고 떨어집니다.
어제 미노가 챙겨두었던 일기장이네요.

일기장은 어제에 이어 페이지가 하나 더 쓰여져 있습니다.
[ 스스로 쓰여지는 일기 2 ]
: 《정신력》 판정

마법사는 매우 슬펐습니다.
그는 인형의 모든 부분에서 그가 진짜 그 사람이 아님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마법사는 점점 미쳐갔습니다.
나는 무엇을 위해 불사의 저주를 받은 걸까.
세월은 점점 흘러가고, 이제 마법사에게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습니다.
그 어떤 순간에도 마법사를 사랑해야 하는 가짜 인형밖에 옆에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마지막 문장은 읽을 수가 없다.)

(우선 다시 방밖으로 나와본다..)
식사를 끝마친 미노는 다시 방 밖으로 나옵니다.
탑은 전부 다 둘러본 걸까요?
그렇다면 밖은...?
조각상들이 나가지 못하게 하는 이유는 뭘까요?
궁금증을 풀기 위해서는 밖으로 나가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굳게 잠겨있던 현관문을 열거나...
혹은 높지 않은 곳에서 내려가는 시도를 해볼 수도 있겠죠.

(곰곰)
(베란다로 향한다.)
2층의 발코니로 향합니다.

도구가 있다면 가능하겠지만, 맨 몸으로 뛰어 내리기엔 무리가 있는 높이입니다.

3층 창고에 도착합니다.

무엇을 찾아볼까요?

: 《관찰》 판정

한 자루에서 튼튼한 밧줄을 발견합니다.
길이를 어림짐작 해 보면, 2층 높이는 무리없이 내려갈 수 있겠네요.

(2층 베란다로 향한다.)
2층으로 되돌아옵니다.

밧줄의 끝은 1층에 수놓인 잔디까지 내려옵니다.
내려가볼까요?

: 《오르기》 판정

아차! 그만 밧줄에서 주륵 미끄러집니다.
꽈당, 하고 엉덩방아까지 찧였지만 크게 다치지는 않은 모양이에요.
: HP-1

밖으로 나오고 나서야 미노가 머무르던 탑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1층, 2층, 3층.... 어라?
탑은 총 4층으로 이루어져 있었네요.
탑의 4층 한쪽 방이 새까맣게 그슬려 완전히 무너져 있습니다.
안에서 폭발이라도 있었던 걸까요?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습니다.

일단..나가야지..(주변을 둘러본다.)
탑의 주변으로는 온통 빽빽한 삼림의 숲만 펼쳐져 있습니다.

풀..필요하다고 했는데...
: 《아이디어》 판정

분명히 숲에는 마법이 걸려 있었다 했죠.
물별살이풀을 물고 나아가야 합니다.
하지만 숲에서 풀을 얻기에는 어떻게 생긴 줄도 모르는걸요.
혹시 탑 안에 조금이라도 미리 쟁여둔 것이 있지 않을까요?

(다시 밧줄로 돌아간다..)
다시 밧줄을 타고 발코니로 되돌아옵니다.

...
3층까지 도달한 미노는 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째서인지 투명한 벽이 있는 것마냥 가로막혀서, 더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습니다.
: 《이성》 체크

: 이성치 감소 없음

창고로 들어옵니다.

: 《관찰》 판정

작은 자루 하나에서 물별살이풀을 발견합니다.

물별살이풀을 챙겨갑니다.

2층 발코니에 도착합니다.

: 《오르기》 판정

큰 문제 없이 바닥에 발을 착지합니다.
이제 한숨 돌릴 수 있겠어요.
...
자, 이제 숲으로 나아갈 차례입니다.
물별살이풀을 입에 물면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보입니다.
숲 너머 저 멀리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습니다.
저쪽으로 가면 사람이 나오거나, 사람이 사는 곳이 나오지 않을까요?
터벅......터벅......
길을 쭉 가다 보면, 어느새인가 나무에 가려져 원래 출발한 탑의 모습이 잘 보이지 않게 됩니다.
꽤 멀리 온 것 같은데 연기가 나는 곳은 좀처럼 가까워지지 않네요.
숲은 사람의 흔적조차 없이 울창하게 나무만 자라나 있을 뿐입니다.
그 때,
어디선가 스스슷 하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 《관찰》 판정

숲무지개뱀:
미처 주변을 제대로 살펴보지 못한게 화근이었을까요.
어느새 다가온 뱀 한마리가 미노의 팔을 물어 뜯습니다.
숲무지개뱀:

다행히 별다른 타격을 입지는 않았습니다.

숲무지개뱀:
미노는 멋지게 주먹을 날렸으나... 그대로 허공을 가릅니다.
숲무지개뱀:(미노의 팔을 향해 다시 입을 크게 벌리며 다가간다.)

이번에도 별다른 타격은 없습니다.

숲무지개뱀:
: 1d3 주사위 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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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3
: 숲무지개뱀 HP-3
뱀이 휘청이며 바닥을 기어가다가 다시 미노를 향해 돌진합니다.
숲무지개뱀:

뱀의 공격은 이번에도 통하지 않았습니다.

숲무지개뱀:
미노의 공격을 가볍게 피한 후, 다시 달려듭니다.
숲무지개뱀:

이번에도 뱀의 공격은 통하지 않습니다.

숲무지개뱀:
미노의 주먹을 가볍게 피한 뱀은, 또 다시 팔을 향해 입을 벌립니다.
숲무지개뱀:

미노의 옷자락만 물다가 떨어져 나갑니다.

숲무지개뱀:
스스슷, 가볍게 피한 뱀은 이번에도 팔을 향해 돌진합니다.
숲무지개뱀:

이번에도 역시 옷자락만 물다가 떨어집니다.

숲무지개뱀:
긴 몸을 움직여 유연하게 빠져나간 뱀은, 이번엔 다리를 향해 입을 벌립니다.
숲무지개뱀:

미노도 가볍게 몸을 피할 수 있었습니다.

숲무지개뱀:
미노의 주먹에도 큰 타격은 없는듯 보입니다.
숲무지개뱀:

뱀의 공격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숲무지개뱀:
: 《민첩》 대항

숲무지개뱀:
미노는 뱀을 가볍게 붙잡습니다.

(목덜미를 잡고 팬다..)
: 《근력》 판정

뱀이 꿈틀더리는 탓인지 미노의 주먹이 허공을 가릅니다.
: 《근력》 판정
《근력》 대항

숲무지개뱀:
뱀은 미노의 손에서 빠져나갑니다.

숲무지개뱀:

숲무지개뱀:

숲무지개뱀:

숲무지개뱀:

숲무지개뱀:

: HP-2

숲무지개뱀:

숲무지개뱀:

숲무지개뱀:

: HP-1

숲무지개뱀:

: HP-2

숲무지개뱀:

숲무지개뱀:
: 1d3 주사위 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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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 숲무지개뱀 HP-2
바닥으로 고꾸라진 뱀은 더이상 미동이 없습니다.

이제… 숲무지개뱀의 피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맨 손으로 취하기는 어렵겠죠.
미노는 발끝에 채이는 날카로운 돌들을 내려다봅니다.
뗀석기는 오랜 옛날부터 인간들의 멋진 도구였죠.
이거라면 뱀의 몸에 상처를 낼 수 있겠어요.

돌로 뱀의 몸을 그어내리자, 틈 사이로 피가 배어나옵니다.

뱀의 피를 배에 별 모양으로 그려서 주문을 사용합니다.
: 1d4 주사위 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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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 [주문 비용] 이성치 감소 2, 마력 감소 2
하늘로 날아볼까요?

숲 위로 날아오르면,
뒤쪽에는 방금 전까지 지나왔던 방향으로 나무가 빼곡한 숲이 보이고,
탑이 그 위로 살짝 솟아오른 것이 보입니다.
이렇게 하늘을 날아가면 연기가 나는 곳으로 좀 더 빠르게 갈 수 있을 것입니다.
뭐든 걷는 것보다는 덜 힘들고 덜 지치겠지요.
…
…
한 시간이 좀 못 될 만큼을 날아가다보면,
숲이 끝나는 지점이 보입니다.
...다가가볼까요?

미노는 드디어 도착했습니다.
‘숲의 끝’ 이자… ... ‘세상의 끝’에.
...
연기는 사람이 내는 연기가 아니었습니다.
지옥이 내는 연기였습니다.
아주 옛 문명의 잔해인 것마냥 낡아빠진 빌딩이 있습니다.
집이 있습니다.
전봇대의 흔적 같은 것이 있습니다.
반쯤만 남아 뜯어먹힌 차가 있습니다.
당신이 알고 있던 세상의 끝이 있습니다.
이미 한참 전에 끝난 것 같은 세상 위로 덩쿨이, 나무가, 진흙이 뒤덮여 그 세월을 말해줍니다.
뒤덮인 것들은 다시 불타고 있습니다.
무엇이 이곳을 이리 가만 놔두지 않는 걸까요.
무엇이 이곳을 끊임없이 지옥으로 만들고 있는 걸까요.
...
당신은 그 정체를 목도합니다.
그것은, 그것은, 당신의 미력한 뇌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눈으로 보고 있는데도 받아들일 수가 없었습니다.
눈에서 끊임없이 눈물이 흐릅니다.
형언할 수 없는 공포에 눈을 뗄 수가 없습니다.
이런 것이 어떻게 세상에, 저것의 모습은.....
: 《이성》 체크

: 이성 수치 감소 1d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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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순간,

누군가의 손이 미노의 눈을 가려옵니다.
당신은, 당신이 방금 본 것의 정체를 잊어버립니다.
자신이 무엇을 보았는지 잊어버립니다.
세상이 불타고, 아주 오래 전 사라졌고,
...하지만 무엇 때문이었지? 난 무엇을 보았지?
도무지 기억해낼 수가 없습니다.
: 이성 수치 감소 없음
현은 당신의 손을 잡고 둥실, 하늘로 날아오릅니다.
불타오르는 땅을 뒤로 하고,
다시 붉게 물든 구름과 저물어가는 햇살이 비추는 아름다운 곳으로 돌아갑니다.
두 사람의 아래로는 숲과 강이 오렌지색으로 펼쳐지고,
흘러넘치도록 핀 벚꽃이 석양빛을 받아 눈부시게 반짝이고 있으며,
나무 사이로는 작은 동물들이 뛰놀며 다닙니다.
방금 본 참혹한 풍경이 정말 현실의 것이 맞는지 의심이 될 정도로 평화로운 풍경이었습니다.
자유로이 날아간 두 사람은 금세 탑으로 돌아와 문 앞에 착지합니다.
현은 세상에서 가장 다정한 눈빛으로 당신을 바라보며 안타깝게 웃습니다.

내가 옆에 있었어야 하는데......
그 말을 끝으로,
당신의 의식은 다시 누군가가 실을 잘라낸 것처럼 끊어집니다.
…
…
미노는 또다시 침대에서 아침을 맞습니다.
보드라운 이불에서는 햇볕에 뽀송하게 마른 냄새가 나고, 산들거리는 바람이 당신을 감싸안지만......
정신이 멍합니다.
어제 목도한 그것 때문일까요.
아니, 무엇을 보았지? 보긴 보았나?
그래, 세상의 끝을 보았습니다.
당신이 알고 있던 세상이 끝난 것을 보았습니다.
아직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정말 끝일까요?
하지만 ‘그런 것’이 버젓이 돌아다니는걸 생각해 보면......
머리가 아픕니다. 생각을 정리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그러고 보니 어제 부유 주문에 필요한 모든 재료를 갖추었지요.
오늘은 어쩌면 이전에 가보지 못했던 곳들도 둘러볼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테이블의 편지는 또다시 바뀌어 있습니다.

발코니에 도착합니다.

: 한 번 사용한 주문은 비용을 지불하면 언제든 가능합니다.

: 1d4 주사위 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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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문 비용] 이성치 감소 3, 마력 감소 2
부유 마법을 사용하여 4층에 도달합니다.
몸이 가볍게 허공을 가르다 반파된 방에 발을 내딛습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무언가 광기 어린 폭발의 흔적이 있었던 듯 새까맣게 남아있는 잔해가 보입니다.
: 《관찰》 판정

한구석에 인형의 손가락이나 깨진 안구 같은 것이 굴러다니네요.
원형을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새까맣게 그을려 있습니다.
4층은 잠겨있는 방과 서재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서재에는 책상, 그리고 벽을 가득 채운 책장들이 보입니다.
모든 책장에는 빈틈없이 낡고 오래된 책들과 변색된 종이뭉치들이 메꿔져 있습니다.
문을 열자마자 책 곰팡내와 먼지, 꿉꿉한 냄새가 콧속으로 들이쳐 옵니다.

책상에는 찢어진 종이가 한 장 놓여져 있습니다.
글자가 군데군데 번져 있어서 조금 알아보기가 어렵네요.
: 《모국어》 판정

흐릿한 글씨 사이로 천천히 글을 읽어 내려갑니다.
나는 울었다. 엉엉 울었다.
그건 진짜가 아니다. 진짜 그 사람이 아니다.
나는 세상에 홀로 남겨졌다. 가짜와 함께.
싫어. 널 원망해. 네가 죽지만 않았어도......
글자가 더 이어지는 것 같지만, 그 밑은 사라져 있습니다.
그 때,
전날의 그 일기장이 꿈틀거리며 미노에게 다가옵니다.
일기장은 어느덧 한 페이지가 더 쓰여져 있습니다.
[스스로 쓰여지는 일기 3]
: 《정신력》 판정

세상은 아주 위대하고 끔찍한 것에 의해 멸망했습니다.
멸망 이후에도 불사의 마법사는 살아남았습니다.
살아남은 마법사는 유일하게 그것이 침범하지 않는 작은 땅에 탑을 세우고 탑 밖의 일을 잊으려 하며 지냈습니다.
자신을 제대로 사랑하는 것인지도 알 수 없는 가짜 인형과 인형놀이를 하며 지냈습니다.
하지만 마법사의 정신은 불사가 아니었습니다.
이 미쳐버린 세상에 마법사의 정신도 점점 미쳐가고 있었습니다.
마법사는 인형을 부수고, 만들었습니다.
부수고, 부수고, 만들었습니다.
자신의 소중한 사람이었을 인형을 그렇게 또 부수고, 부수고, 부수고......
몇 번째인가에 만들어진 인형이 마법사에게 말했습니다.
(마지막 문장은 알아볼 수가 없다.)

책이 가득 꽂힌 책장입니다.
: 《관찰》 판정

종이뭉치 사이에 아무렇게나 끼워져 자고 있는 ‘열쇠’를 발견합니다.
드르렁, 코를 골며 자고 있는 모습이 귀엽게 보이기도 합니다.
열심히 잠에 빠져있던 열쇠는 꿈지럭거리며 일어나 콩 콩 뛰더니,
미노의 주머니로 쏙 들어옵니다.

: 《자료조사》 판정

서재에서 나오기 직전, 미노는 눈에 띄는 책 하나를 발견합니다.
책의 이름은 ‘불사의 마법사 이야기’
인쇄나 판본이 아닌 손수 필기하여 기록된 책입니다.
…
정말 읽어볼 건가요?

...
[ 불사의 마법사 이야기 ]
이것은 나의 이야기이다. 그리고 모든 이야기의 진실이다.
불사의 마법사는 죽은 사람을 인형으로 되살릴 방법을 알려준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계의 모독적인 신과 계약했다.
그 대가는 불사였다.
무슨 일이 있어도 죽을 수 없는 몸이 되었다.
언젠가 별의 수명이 다하고 이 우주의 수명이 다해도,
불사의 마법사만은 죽지 못하고 남겨진다는 계약이었다.
하지만 그런 것보다 그 사람이 필요했다.
그래서 되살렸다. 너를 되살렸다.
…
그러나 만들어진 인형은 진짜가 아니었다.
내가 사랑했던 너는, 저런 표정으로 나를 사랑한다고 속삭이지 않는다.
뭔가 잘못되었다.
저건 아무리 봐도 진짜가 아니다.
정말로, 그저 나를 위로할 뿐인 인형에 지나지 않는다.
...
세월이 지나고 세상이 멸망했다. 하지만 나는 살아남았다.
인형은 망가졌지만 살아남은 나는 새 인형을 만들 수 있었다.
그리고 안식의 땅을 찾아 다시 인형과 살기 시작했다.
하지만 괴로웠다. 외로웠다.
세상에 나만 남았다는 고독감이 나를 한층 더 미치게 만들었다.
원망한다, 너무나도 원망스럽다.
...
나만을 사랑해 주는 인형은 좋은 화풀이 대상이었다.
인형을 부수고 또 부수었다. 망가뜨리고 또 망가뜨렸다.
너무나도 미웠어. 네 잘못이야.
나에게 미안하다고 해.
다 너 때문이니까.
…
아니야, 아니야.
너의 잘못이 아닌데, 나 아무래도 미쳐가나 봐.
그렇게 말하니, 인형이 나에게 제안했다.
기억을 지워버리자고.
더 미쳐버리기 전에 모든 것을 잊고 행복해지자고.
…
남은 방은 이제 하나.
가지고 있는 열쇠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
…
옆 방의 문에 열쇠를 넣어 달각, 돌리면 보이는 것은, 거기에 쌓여있는 것은......
산더미같은 인형의 잔해입니다.
팔, 다리, 몸통, 산산조각, 눈알, 귀......
하지만 당신이 충격을 받게 될 것은 그것이 산산조각나 있기 때문이 아닙니다.
그것들은 전부 현의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 《이성》 체크

: 이성치 감소 1
이제 떠올렸나요, 송미노?
가엾은 불사의 마법사님?
그렇습니다. 불사의 마법사는 현이 아닌, 분명 당신이었습니다.
인형의 제안에 따라 자신의 기억을 지우고,
인형을 마법사인 척 행동하게 만들었습니다.
이것은 미쳐버린 당신의 광기를 달래기 위한 일순의 유희였을 뿐이었습니다.
잠시라도 그렇게 행복하고 싶었습니다.
잠시라도 편안하고 싶었습니다.
잠시라도 모든 것을 잊고 싶었습니다.
...뒤에서 누군가가 당신을 껴안습니다.
당신만을 사랑하는 인형입니다.



미안해, 미안해, 미노야.
현은 목걸이를 벗어 당신의 손에 쥐여줍니다.
절그럭거리는 소리와 함께 쥐여진 이것이 무엇인지, 당신은 기억할 수 있었습니다.
당신이 현에게 넘겨주었던 당신의 힘입니다.

하지만... 다시 한 번 모든 기억을 지우고 싶다면,
또다시 괴로움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그 목걸이를 다시 나에게 돌려줘.
이번에야말로 너를 위한 최고의 마법사가 되어보일게.


그게 뭐든 네 뜻에 따를게.

그동안..힘들진 않았어?
혼자만 사실을 알고 있는 것도..



힘들다는게 뭘까... 그런게 중요해?
사랑해, 미노야. 나는.. 네가 선택하는거라면 뭐든지 괜찮아.

....


사랑해, 현아..정말...


…
…
…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 가물가물했던 정신이 겨우 또렷해집니다.
발밑에는 또다시 인형의 잔해가 굴러다니고 있습니다.
귀찮게, 또 부숴버린 모양입니다.
이번 달 들어서 벌써 몇 번째지?
괜찮아요. 새로 얼마든지 만들 수 있으니까요.
당신이 아무리 저것을 부숴도,
저것은 아무런 원망도 없이 다시 만들어지는 대로 당신에게 사랑을 속삭일 테니까요.
저것은 그래야 해요.
저것은 당신의 모든 것을 앗아갔으니까.
......아니, 아니야.
내가 원한 건 이런 게 아니었어.
이런 게 아니었어.
정신이 점점 또렷해져 오자 당신이 지금 무슨 짓을 저지르고 있던 것인지 깨닫기 시작합니다.
이게 아닌데, 이런 걸 원한게 아닌데.
다시 인형을 만들지 말아야지.
그것조차 전에 시도하지 않았던가?
왜 여기에 또 인형이 있는 거지?
시간은 해악입니다. 불사는 저주입니다.
하지만 당신만을 사랑해야 한다는 것은 어떨까요.
그것 또한 저주가 아닐까요?
한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당신과 현, 모두는 저주받았습니다.
구제할 수 없습니다. 돌이킬 수 없습니다.
죽음으로 도피할 수조차 없습니다.
비명소리만이 들려오는 탑을 바라보며 누군가가 음흉하게 웃습니다.
네 스스로 선택한 해피엔딩에 만족하냐는 듯이.
HAPPY END. 불사의 저주와 사랑해야 하는 저주.
…
두 사람은 영원히 함께했답니다.
20190523
.
[불사의 마법사와 사랑하는 인형]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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